라이프 | 2010-04-21 |
[패션 키워드] ‘팝업 스토어’ 유통 공간 혁명 말하다
매스-하이엔드, On-Off 상관없이 인기만점
팝업 스토어가 새로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의 팝업 스토어의 인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홍대, 신사동 가로수길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핫 플레이스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이 모여드는 백화점까지 팝업 스토어를 선보임에 따라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팝업 스토어’ 란 어느 웹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이벤트나 공지사항 등을 알리는 동시에 이를 강조하기 위해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Pop-Up)’ 창처럼 짧은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거나 신규 브랜드 제품을 전시 또는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을 일컫는다.
팝업 스토어는 한정된 공간에 한정판 상품을 판매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특별한 소비가치’와 함께 ‘Fun’한 감성까지 제안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팝업 스토어의 인기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주로 뉴욕, 런던, 파리 등에서 운영됐던 팝업 스토어를 이제 국내 시장에서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백화점 팝업 스토어까지 가세해 그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매스밸류부터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인기만점
2000년대 초반에는 ‘타겟’과 같이 매스 마켓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가 시작된 후 「꼼데 가르송」의 게릴라 스토어, 「프라다」의 임프로버블 클래식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팝업 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패션 시장에 팝업 스토어 열풍을 몰고 온 「꼼데 가르송」은 지난 2004년 독일 베를린의 ‘Mitte’ 지역에 20평 미만의 서점 자리를 2천5백달러에 단기 임대한 후 특별한 광고 대신 시내 포스터 부착과 입소문으로 시작한 것이 큰 성공을 거두자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미국 등에 최장 1년을 기한을 두고 기습적인 게릴라 스토어를 열며 브랜드 특유의 실험성과 톡특한 미학을 표현했다.
「프라다」는 스위스 바젤에서 진행된 팝업 스토어에서 이 매장만을 위한 제품을 따로 판매하고, 창고와 같은 느낌의 공간 연출로 고가의 제품에 대중성을 부여해 많은 인기를 모았다. 또한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미국에 정식 플래그십숍을 오픈하기 전에 맨해튼 소호와 브룩클린 코비힐에서 선박 콘테이너로 만든 팝업 스토어에 상품만 보여주고 판매는 하지 않는전략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디다스」 또한 「유니클로」와 같이 특별한 전략을 구사했다. 「아디다스」는 ‘메가 바운스 슈즈’ 출시 기념으로 뉴욕 34번가 등에 전면이 유리로 된 스토어에 판매는 아닌 소비자들에게 상품 착용만 할 수 있게 하고, 판매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등 특별한 전략으로 성공적인 브랜드 프로모션이라는 평이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팝업 스토어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5월 수원역 AK플라자 앞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자사 브랜드인 「지오지아」 「올젠」과 「유니온베이」의 신규 트렌디 라인 ‘더B’를 팝업 매장으로 구성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과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한 몫 했다.
제일모직의 「구호」는 신사동 가로수길과 신세계 강남점, 현대 본점 등 4개의 백화점에 20~30대 젊은 층을 위한 트렌디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남성복 라인까지 더한 「구호플러스(9好+)」로 국내 팝업 스토어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구호플러스」는 오픈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제일모직은 한 달 동안의 팝업 프로젝트를 6주로 늘리고 매장도 8곳으로 확대시켰다. 전체 매출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배가 넘는 5억원을 기록하며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었던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팝업 프로젝트에 동참한 백화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활성화를 더욱 부추기며 팝업 스토어의 인기는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백화점이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다
이와 같이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백화점 등이 「구호플러스」를 통해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 중 현대 백화점은 최근까지 가장 활발하게 팝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 목동점 영시티몰에서는 지난 3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프로젝트 런웨어 코리아(이하 프런코)’ 참가자들의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남용섭의 「바슬」, 이승희의 「르이」, 정재웅의 「블링크」, 이명신의 「루우 클래식」, 김홍범의 「Cres.EDIM」 등 총 5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프런코’ 때 만들었던 의상을 판매했다.
이 상품들은 20~30대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현대 본점에서도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14일까지「바나나리퍼블릭」의 모노그램 클래식과 「테이트」 블랙 라인을 선보였다. 특히 「테이트」는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의 스토리텔링과 컨셉트를 더해 만들어진 블랙 라인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 백화점은 남성복 「솔리드옴므」를 팝업 스토어로 지난 4월 9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매장 구성은 기존 상품이 아닌 그 동안 16번의 컬렉션을 통해 보여줬던 다양한 작품들을 응용한 특별한 상품으로 팝업 스토어를 채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하나의 특화 매장으로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현대 본점의 경우 명품 백화점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는 반면 올드하다는 이미지도 같이 가져가고 있는데 팝업 스토어와 같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젊은 이미지로의 변화를 함께 꾀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팝업 스토어,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제시하다
팝업 스토어가 현재는 ‘스토어 마케팅’이라고 불리울만큼 하나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처음에는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에 불과했다. 최초의 팝업 스토어는 2002년 미국의 대형 할인점 ‘타겟’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겟’은 맨해튼에 오픈을 할 계획이었으나 적절한 장소를 찾지 못해 임시로 오픈한 스토어가 의외로 높은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뒀다. 그 후 ‘타겟’은 록펠러센터에 「아이작 미즈라히」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지속적으로 팝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오픈할 정식 스토어를 홍보하기 위해 2008년 9월에는 맨해튼 4개 지역에 ‘불스아이 보드거(Bullseye Bodega)’라는 이름으로 4일 동안만 스토어를 열었다가 바로 철수해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같이 ‘타겟’의 성공 이후 많은 기업이 미국,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매장이 없는 도시를 찾아 단기간 영업하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팝업 스토어가 트렌드가 됐다.
또한 팝업 스토어는 해외 사례의 경우 도시 외곽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 한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해왔기에 일반 매장과는 달리 큰 비용의 공사비, 인테리어비, 임대료가 필요하지 않아 많은 인기를 모았다. 이에 경제 불황까지 겹치면서 더욱 활성화를 불러일으켜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방법으로 브랜드들이 적극 이용 중이다.
또,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던 소비자들에게 샘물 역할과 동시에 젊고 실험성이 강하며 트렌디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좋은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팝업 스토어의 미래는?
불황기 유통업체에서 팝업 스토어가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큰 메리트를 가지고 마케팅 비용 절감의 일등 공신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신규 매장 오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지역 시장의 수용도를 미리 테스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팝업 스토어의 개념이 늦게 도입된 만큼 아직 그 인기는 유효하며 백화점 유통업체까지 나서서 팝업 스토어를 활성화시킴에 따라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패션뿐만 아니라 가로수길의 「소니」바이오 컨셉트 팝업 스토어와 같은 IT계열이나 식음료까지 유통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해외의 경우 올해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쇼핑센터나 로드숍 등의 공실률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매장의 임대료 상승을 가져와 오프라인보다 앞으로는 온라인에서의 팝업 스토어가 인기를 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의 ‘니만 마커스’, ‘삭스 피프스 에비뉴’와 같은 백화점 온라인 사이트에서 시간 한정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가입된 회원만을 대상으로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길트 그룹 등의 폐쇄형 온라인 사이트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의견에 타당한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
이와 같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팝업 스토어가 확대됨에 따라 양방향 모두 브랜드가 소비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직접 찾아오게 만든 역발상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이 열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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