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3-05-22 |
패션기업 재고부담에 등이 휜다
아웃도어•스포츠 “털고”, 타 복종 재고에 “울고”
패션기업들이 재고 부담에 등이 휘고 있다.
“재고는 돈의 다른 모습이지만 누구도 돈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일본의 유명한 컨설턴트 고바야시 마사히로의 말이다. 유통기한이 긴 다른 소비재에 비해 제품 순환주기가 짧은 패션상품을 다루는 패션기업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금언이다.
패션기업에게 재고는 고스라니 가격으로 전가되고, 이는 불황에 취약한 산업구조에서 저가 글로벌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의류 재고시장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국내 의류 재고는 전년대비 29.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2%, 2011년 15.3%의 증가율(전년대비)을 나타냈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르게 재고가 쌓였던 셈이다.
이와 같은 재고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업체 운영에 부담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도 했지만 다행히 27년 만에 찾아온 겨울 한파와 함께 살아난 매기 덕분에 중의류 재고를 상당 부분 현금화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특히 5조원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2011년 겨울 이상고온으로 고스란히 재고로 안은 경량다운 제품으로 인해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회사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재고처리 행사와 때마침 찾아온 혹한으로 인해 다운 제품 판매가 호황을 이루며 상당 부분 재고를 덜어냈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해 4/4분기 판매 호조로 인해 의류업체들 가운데 대부분이 총자산대비 재고자산 구성비가 전년과 동일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가운데 지난 겨울 헤비다운 재킷이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판매가 증가하면서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케이투코리아, 평안엘앤씨, LS네트웍스, 데상트코리아 등 아웃도어 및 스포츠 업체들은 많게는 50% 가까이 총자산 중 재고자산 비율을 낮췄다.
반면 휠라코리아는 재고자산(이하 본사 기준)이 2009년만 해도 545억원에 불과했으나, 3년만인 2012년 말에는 965억원에 육박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밖에 동일드방레, 바바패션, 세정, 아비스타, 인디에프, 패션그룹형지 등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등 아웃도어와 스포츠 업체를 제외한 타 기업은 재고자산 구성비가 전년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인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를 현금화하는 속도로 재고자산의 보유수준의 과부족을 판단하는데 가장 적합한 지표로 통용되고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에 일정한 표준비율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수익률이 높아지고, 매입채무가 감소되며, 상품의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고, 보험료 및 보관료를 절약할 수 있어 기업에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경우 평균 4회전(3개월)이면 브랜드 운영 실적이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에서도 복종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분모인 재고량을 줄이고, 분자인 매출을 늘린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들은 재고자산회전율 역시 전년에 비해 증가한 반면, 동일드방레, 바바패션, 세정, 아이올리, 인디에프, 패션그룹형지, 한섬, 홀하우스, F&F 등은 다소 감소하거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 의류업체의 재고자산회전율은 4호 안팎으로 제조업 평균인 10회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유통 업체 전문가는 “지난 4월 백화점 3사의 판매증가율이 2~3%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여 패션경기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재고부담이 커질수록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소비자 비용전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패션기업들이 재고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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