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3-03-27

[4] 패션기업, 중국·아시아 공략 사활 걸었다

현지화, 파트너십 전략으로 성공 가능성 높여


중국 시장이 글로벌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공략 플랜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올해 경영화두를 ‘글로벌’로 정하고 해외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해외사업 진출을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이 가운데 연간 15% 이상의 성장률로 팽창하고 있는 중국 패션시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의류 생산과 명품 소비가 각각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현재 협상중인 한·중 FTA 체결은 국내 패션기업들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이랜드가 중국 진출의 서막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국내 패션기업들은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마련에 주력해왔다. 이랜드, 보끄레머천다이징, 더베이직하우스 등이 국내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중국 비즈니스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고, 후발주자들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중국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초창기 중국 진출이 기존의 국내 브랜드를 그대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진출 방식도 진화해 중국 유통과 시장 상황에 밝은 현지 기업과 인수, 합병, 합작 등 파트너십을 구축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부진을 틈타 중국 자본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브랜드의 중국 진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로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진 지금, 중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랜드, 보끄레, 더베이직하우스…
중국 진출 1세대 중국에서 성공 신화 쓰다

1994년 국내 패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랜드는 「이랜드」 「티니위니」 「로엠」 「스코필드」 「에블린」 등 총 30여개 브랜드를 런칭, 지난해 6천400여개 매장에서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이랜드」와 「티니위니」는 연 매출 3천억원을 넘어섰으며, 「로엠」 「스코필드」 등도 1천억원대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이랜드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M&A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패션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외식, 레저, 문화산업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의식주휴미락(衣食住休美樂)’을 통해 2016년까지 중국에서만 연 매출 10조, 영업이익 2조, 10만명의 인재를 육성하는 선두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각오다.

주력 사업인 패션사업의 매출은 7조원을 목표로 현재 30개 브랜드를 2016년까지 70개로 늘리고, 매장은 1만2천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브랜드 중 절반가량을 천억원대 매출 브랜드로 육성해 「스코필드」 「로엠」을 5000억원, 「이랜드」 「티니위니」는 1조원 브랜드 반열에 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데코네티션이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가속화해 중국 내 고가 여성복 시장을 선점하고,「스파오」 「미쏘」 「폴더」 등 SPA 브랜드의 중국 및 일본 진출을 본격화한다.

글로벌 브랜드의 라인업도 강화한다. 이미 「뉴발란스」 「케이트스페이드」 「나이키골프」 「게스」 「랭글러」 등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신발 제조업체 케이스위스를 인수해 슈즈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1999년 「온앤온」으로 중국 사업을 시작한 보끄레머천다이징은 현재 「온앤온」이 99개 매장에서 3억 4천만위안, 「더블유닷」이 113개 매장 3억5천만위안, 「라빠레뜨」가 9개 매장 2천600만위안, 「코인코즈」가 19개 매장 3천10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내를 넘어서는 외형을 확보했다. 이중 「라빠레뜨」는 싱가포르, 일본, 러시아 등에 진출했으며, 「온앤온」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은 앞으로 중국 사업을 비롯, 일본, 대만, 홍콩을 아우르는 아시안 5개국 서클과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3개국을 연결하는 2단계 아시아 서클을 공략해 러시아, 미국까지 뻗어나갈 글로벌 비즈니스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더베이직하우스는 2004년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를 고가 여성복으로 포지셔닝해 중국에 진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으며 2007년에는 베이직하우스 남성 라인 「핸드릭스」(2008년 「아임데이빗」으로 리뉴얼), 「마인드브릿지」 남성 라인을 런칭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디자이너 슈즈브랜드 「겸비」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스페인 「우먼시크릿」의 중국 판권을 획득하는 등 잡화 및 이너웨어 컨텐츠를 확대해 중국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제일모직, LG패션, SK네트웍스, 코오롱 등
대기업 중국 사업 공격적 확대

제일모직은 상하이 법인을 통해 「갤럭시」 「빈폴」 「라피도」 「엠비오」 「알쎄」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05년 중국에 첫 선을 보인 「빈폴」은 현재 100여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현지 맞춤형 브랜드로 런칭한 「알쎄」는 현지 기획과 생산라인으로 중국 고가 여성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는 「빈폴 아웃도어」가 중국 진출을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에잇세컨즈」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SPA를 겨냥한 「에잇세컨즈」는 내년 S/S 중국 런칭을 목표로 생산처 확보와 시장조사 등을 벌이고 있으며, 주요 백화점 바이어와의 영업을 진행중이다. 

LG패션은 2007년 라이선스로 진출한 「헤지스」의 시장 안착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랑스 라푸마 그룹과 함께 합작법인 라푸마차이나를 설립해 중국 아웃도어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태세에 들어갔다. 현재 2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라푸마」는 2015년까지 연 매출 2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헤지스」는 지난해 대만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주변국 공략에 나선다. 「마에스트로」 「TNGT」, 여성복 「모그」, 「모그」의 중국 전용 세컨 브랜드인 「모그 핑크」도 중국시장 시장을 공략을 강화하며, 중국 판권을 획득한 「바네사부르노」의 세컨 라인 「아떼 바이 바네사부르노」도 올해부터 중국 시장을 두드린다. 이를 통해 「라푸마」를 제외한 LG패션 상해법인은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SK네트웍스는 「오즈세컨」과 「하니와이」를 비롯 중국 전개권을 획득한 한섬 브랜드의 중국 사업에 집중해 2015년까지 패션사업부문에서만 1조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중국 여성복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오즈세컨」은 지난해 40개점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60개점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이 브랜드는 중국 외에도 미국, 영국, 일본, 터키, 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글로벌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섬 6개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본격화해 지난해 「시스템」 「SJSJ」 「시스템옴므」를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마켓의 반응을 살피고 있으며, 최근 런칭한 잡화 브랜드 「루즈앤라운지」도 내년도 중국과 미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 중이다.

코오롱 FnC의 「코오롱스포츠」는 직진출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대형 백화점 중심의 유통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90여개인 중국 매장 수를 올해 200개로 늘려 현지 매출액을 작년의 두 배 수준인 6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며 2015년까지 5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할 방침이다.

서양네트웍스, 연승어패럴, 아비스타
중국 자본과 만나 글로벌화 앞당긴다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국내 패션기업과 중국기업간의 인수, 합병, 합작 등은 국내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승어패럴은 산동루이모직섬유유한회사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클라이드앤」 「GGPX」 「탑걸」의 중국 전개권을 넘겨줬다. 경영권은 연승어패럴이 확보했으며 한국측이 디자인 R&D 센터 역할을 맡아 브랜드를 육성하면 중국측이 볼륨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BNX」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아비스타는 지난해 중국 내 생산 및 판매기반을 보유한 디샹그룹에 지분 36.9%를 양도했다. 디샹그룹은 아비스타의 최대 주주로 변경됐으나 국내 아비스타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됐다. 역시 상품개발은 아비스타가 맡고 생산 및 유통은 디샹그룹이 맡는다.

아비스타는 2020년 중국 내 3천개 매장에서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올해 「카이아크만」을 진출시키고 내년에는 「BNX」 아동복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가 라인을 세컨 브랜드로 런칭,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서양네트웍스도 비슷한 조건으로 리앤풍에 인수됐다. 대주주는 중국 기업이지만 국내 기업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형태다.

이와 같이 디자인과 상품기획 등 패션 브랜딩 노하우를 지닌 국내 기업과 막강한 자본과 소싱력, 유통력 등을 지닌 중국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가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향후 국내 패션기업들의 중국 M&A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패션전문기업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 활발

패션전문기업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 활발
「우먼시크릿」 「아뗴바이바네사부르노」… 중국 전개권 획득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이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신원은 지난해 12월 「지이크」와 「지이크 파렌하이트」 등 남성복 2개 브랜드를 중국 카누딜로사와 20년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1월 정영복장유한공사와 여성복 「비키」의 15년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남성복 「이지오」는 최근 중국 패션업체인 둔누그룹과 25년간 장기 라이선스를 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 중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바바패션은 「더아이잗」에 이어 지난해 「지고트」를 중국 랑시그룹과 중국 판권 계약을 체결해 명품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판권 획득을 통한 중국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프엔에프는 이탈리아 베네통 그룹의 중국 판권을 부여 받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2010년 이탈리아 베네통 본사로부터 중국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의 수출 권한을 획득, 수출 사업을 진행해온 에프엔에프는 최근 이탈리아 베네통 본사와 합작법인 베네통차이나를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 로드맵을 다시 짜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수출과 라이선스 전개차원을 넘어 에프엔에프가 직접 기획, 생산, 영업, 유통을 주도하는 체제로 전환된다.

신원은 지난해에 「씨위」의 중국 독점 판매권과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중국 프리미엄 데님 마켓을 공략태세를 마련했으며, 더베이직하우스는 지난해 스페인 패션기업 그루포 코르테피엘과 「우먼시크릿」의 중국 내 라이선스권 계약을 체결, 올해 중국사업을 시작한다.

프랑스 여성복 「바네사부르노」의 세컨 라인인 「아떼 바이 바네사부르노」의 중국 판권을 확보한 LG패션 역시 올 상반기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다.

「알쎄」 「제이어퓨」…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 확률 높인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브랜드라면 「이랜드」 「베이직하우스」 「온앤온」 등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랑시」 「코리아노」 「에니드」 「TB2」 「더블유닷」 「라푸마」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도 많다.

이들 브랜드들은 처음부터 중국시장을 공략해 단독 런칭했거나 국내 영업 전개를 중단한 후 중국 시장에 새롭게 런칭된 케이스로,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대표 패션 브랜드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 같은 성과는 후발주자들의 현지화 전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F/W 중국의 30~40대 직장여성을 겨냥한 커리어 브랜드 「알쎄」를 런칭했다. 상하이법인 신규 사업팀에서 전담하는 현지 맞춤형 브랜드로,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승부수를 내걸었다.

잠뱅이는 올 춘하 시즌 여성 캐주얼 「제이어퓨」를 런칭한다. 중국 현지에서 기획·생산되는 브랜드로 중국 유통업계의 전형적인 수주시스템을 도입해 현지화를 시도한다. 중국 유통 전문가를 영입해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며, 3년 내 300개 이상의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할 계획이다.  

월비통상은 지난해 여성복 「코티니」를 중국 시장에 런칭했다. 국내에서 별도법인을 통해 주얼리 브랜드로 운영되어온 「코티니」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법인을 통해 여성복 「코티니」를 선보이게 됐다. 이 브랜드는 여성복과 주얼리를 복합 구성하는 차별화된 컨셉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기업과의 M&A를 기점으로 중국사업을 본격화하는 아비스타 역시 내년에 「BNX」 아동복 및 중가 라인 런칭을 목표로 신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선점 경쟁도 치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일찌감치 동남아 시장 선점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잡화 브랜드 「라빠레뜨」는 싱가포르와 일본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 브랜드는 그 동안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마켓 테스트를 거쳤으며 올해 사세확대를 본격화한다.

오는 4월 일본 신주쿠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5월에는 싱가포르 쇼핑몰과 백화점에 2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향후 동남아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장기적인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의 SPA 브랜드 「H커넥트」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타이완 등 아시아 4개국 동시 런칭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본사인 행텐홀딩스가 홍콩의 세계적인 소비재 유통업체인 리앤펑으로 인수됨에 따라 향후 아시아 진출 프로젝트에도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의 업체 쌍방울은 지난해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미국 등에 「트라이」 매장을 오픈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현재 32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캐나다, 호주 등 진출 국가를 확대해 내년에 해외매장 1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토종 SPA 브랜드「스파이시칼라」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LG패션의 「라푸마」는 지난해 대만 1호점을 오픈해 중국에 이어 대만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편집숍 ‘에이랜드’는 홍콩 최대 쇼핑몰 하버시티에 매장을 오픈해 국내 내셔널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으며, 홀하우스의 남성 편집숍 ‘존화이트’은 일본 진출을 모색 중이다. <김은영>

[참조 : 한국패션기업의 중국진출 현황은 'Fashion DB'에서 파일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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