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3-01-09 |
2013년 ‘그런지룩’이 돌아오나?
셀린느, 리처드 채, 드리스 반 노튼 등 그런지룩으로 무장
1990년대 중반 얼터너티브 룩을 대변했던 ‘그런지룩’이 돌아온다.
셀린르와 리처드 채, 드리스 반 노튼 등 럭셔리 브랜드가 그런지룩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일제히 선보였다. 체크무늬 셔츠와 꽃무늬 원피스, 레깅스와 슬라우치 팬츠, 허리에 묶은 셔츠와 헐렁한 스웨터 등 그런지룩의 기본 아이템을 차용하면서도 시폰처럼 부드러운 소재와 은은한 색상을 적용해 온, 오프 타임에서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선보였다.
‘셀린르’는 그런지룩에서 즐겨 이용된 버겐스탁 신발 안에 인조모피를 대서 고급스러움을 가미했다. 미래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슬라우치 팬츠와 헐렁한 아웃웨어가 주를 이루는 ‘프로엔자슐러’의 2012년 가을 컬렉션부터 줄무늬 치마와 넉넉한 검정색 티셔츠 위에 꽃무늬 모터사이클 재킷을 걸친 ‘3.1 필립 림’의 2013년 봄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각 브랜드는 서로 다르게 재해석한 그런지룩을 선보이고 있다.
리처드 채와 데스킨스 띠어리 등도 2013년 S/S 리조트 컬렉션에서 그런지룩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지룩을 싫어하는 소비자나 판매업체들이 달라진 모습의 럭셔리 그런지룩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그런지룩이 헝클어진 모습과 생활방식을 대변한다는 인식으로 남아있다면 마케팅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패션 트렌드 회사인 WGSN은 2013년 봄 컬렉션에서 럭셔리 그런지룩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처럼 지저분한 느낌이 아니라 진화된 버전이기에 그런지룩을 좋아하지 않았던 소비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럭셔리 그런지룩이 참신한 패션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넘어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백화점 니만마커스의 켄 다우닝 패션부서장은 “니만마커스는 드리스 반 노튼 봄 컬렉션에 포함된 체크무늬 치마와 바지, 블라우스와 블레이저를 판매할 예정”이라며 “기존 그런지룩에서 자주 활용된 플라넬 소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시폰이나 오르간자에 비해 플라넬은 봄 옷 소재로는 너무 무겁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니만마커스는 ‘3.1 필립 림’ 봄 컬렉션의 90년대풍 오버롤즈를 주문했다.
다우닝 부서장은 그런지룩 트렌드가 2013년 가을까지 이어진다면 길거리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기존의 그런지룩과 차별시키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걸리 그런지’라는 이름으로 그런지룩을 홍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1990년대에 시애틀에서 등장한 그런지룩은 반패션적인 정서를 의도적으로 표방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비평가들은 그런지룩의 등장이 패션계의 쇠락을 의미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1992년 그런지 컬렉션을 내놓았다가 악평을 받고 패션 브랜드 「페리엘리스」에서 해고당했던 유명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최근 그런지룩을 표방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지룩은 크롭탑과 미니멀리즘, 베르사체풍 바로크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이다. 젊고 정제된 스타일로 알려진 디자이너 필립 림은 2013년 봄 컬렉션에서 아무렇게나 걸쳐입은 것 같은 그런지룩의 느낌을 추구했다며 그런지룩은 완성된 것과 대조적인, 진행 중의 미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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