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2-11-02

[마켓 리포트] 백화점 지고, 복합쇼핑몰 뜨나?

복합쇼핑몰, 글로벌 SPA 1순위 MD로 유치경쟁 치열


복합쇼핑몰 선점을 위한 유통가의 영토전쟁이 치열하다.
국내 유통시장을 좌우하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유통사들이 앞다퉈 쇼핑타운 건설 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 등 중견 기업들도 복합쇼핑몰 붐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사들은 컨텐츠에 있어 저마다 차별화된 우위를 점하기 위해 MD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대형화가 아닌 유니크한 컨텐츠, 몰 디자인, 동선 등이 복합쇼핑몰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유통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패션업체들의 움직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 여가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장점으로 고객 집객 효과가 커 유통시장의 신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복합쇼핑몰의 경우 투자금액이 1조원에 달하지만 코엑스몰, 타임스퀘어, 아이파크몰, 부산 센텀시티 등 이른바 몰링(Malling)을 기반으로 한 복합쇼핑몰의 성공사례가 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는 추세다.

최근 1년 사이 서울 경기 지역에만 디큐브시티, 롯데몰 김포공항, 영등포 IFC몰, 인천 스퀘어원 등 대규모 쇼핑몰이 잇따라 개장했으며, 신세계, 롯데, 현대, 이랜드 등 대형 유통사들이 복합쇼핑몰 출점을 위해 확보한 부지만 해도 전국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중소도시에 생겨나고 있는 중소형 복합쇼핑몰까지 합하면 향후 새롭게 등장하는 복합쇼핑몰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체 영토전쟁 시작… 복합쇼핑몰 각축장으로

그 동안 국내 유통 성장을 주도해왔던 백화점의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것에 반해 복합쇼핑몰의 매출 증가세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영등포에 위치한 타임스퀘어는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인근 백화점과의 경쟁 속에서도 개장 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1조 5천원억대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8년 오픈한 부산 센텀시티 역시 쇼핑, 오락, 영화관, 스파랜드, 아이스링크까지 갖춘 대형 쇼핑타운으로 개점 3년 만에 매출 7천 700억원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복합쇼핑몰의 시대가 열렸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복합쇼핑몰 선점을 위한 대형 유통사들의 영토전쟁은 더욱 살벌해졌다. 국내 유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유통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초대형 쇼핑타운 건설 플랜을 내놓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업체 등 중견 업체들도 복합쇼핑몰 붐에 가세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복합쇼핑몰 시장에 뛰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기존의 백화점, 할인점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 한계가 왔고, 대신 변화된 소비자의 구매행태 및 문화소비행태에 따라 새로운 유통채널을 찾는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쇼핑몰은 국내 소비자들의 변화된 쇼핑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국내에 ‘몰링’ ‘몰고어족’ 등의 개념이 등장한 이래 한 곳에서 쇼핑과 여가, 외식을 모두 즐기는 쇼핑문화는 이제 자연스러운 소비형태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과거 패션 브랜드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쇼핑몰의 MD 전략은 영화관, 갤러리, 테마파크 등 취미, 여가 컨텐츠, 외식 분야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어떤 패션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지는 물론 어떤 외식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지, 어떤 오락 컨텐츠가 확보되어있는지가 쇼핑몰의 수준을 규정짓는 잣대가 된 것이다.

복합쇼핑몰 SPA와 함께 동반성장

복합쇼핑몰의 급증에 따라 컨텐츠 확보가 중요해진 것은 당연지사. 치밀하고 과학적인 MD 구성은 복합쇼핑몰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 이에 따라 각 유통사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MD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복합쇼핑몰에 MD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한 곳은 3년 전 문을 연 타임스퀘어다. 타임스퀘어는 분양형으로 운영됐던 이전 세대의 복합쇼핑몰과 달리 100% 임대형으로 운영, 소비자들이 원하는 과학적인 MD 구성을 통해 집객 효과를 누리며 복합쇼핑몰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 같은 2세대 복합쇼핑몰의 성장은 SPA 시장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유니클로」 「갭」 「자라」 「H&M」 「망고」 「포에버21」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복합쇼핑몰은 이들 브랜드의 사세확장에 발판이 됐다.

유통사들은 젊은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그들이 선호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코엑스몰, 타임스퀘어, 부산 센컴시티, 디큐브시티, 롯데몰, IFC, 스퀘어원까지 주요 복합쇼핑몰들은 모두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브랜드를 핫 스팟에 입점시키고 이들을 통해 고객 유입을 시도했다. 올 8월 오픈한 IFC몰은 미국의 「홀리스터」를 최초로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복합쇼핑몰이 SPA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한 탁월한 집객 효과 때문이다. 아이파크몰의 경우 2009년 8월 「자라」와 「갭」을 선보인 이래 두 매장 모두 연평균 10~15%대의 안정적인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SPA 브랜드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연령층이 높아짐에 따라 가족단위의 고객도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아이파크몰의 「유니클로」는 가족단위 고객이 밀집된 쇼핑몰 특성에 맞게 키즈 라인과 베이비 라인을 제안하는 전략으로 매월 5~10%대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트렌디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패스트 패션으로 원스톱 쇼핑을 제안하는 SPA 브랜드의 속성이 다양한 취향을 가진 고객을 한데 모아 소비를 유도하고자 하는 복합쇼핑몰의 속성과 맞아떨어져 결과적으로 시너지가 창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규 복합쇼핑몰의 등장에 따라 SPA 사세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톱숍」 「프라이마크」 등 새로운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유통의 메가화에 따라 브랜드의 메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SPA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파오」 「미쏘」 「에잇세컨즈」 「랩」 「스파이시칼라」 「탑텐」 등 국내 SPA 브랜드들이 생겨났고 일부 브랜드들은 빠르게 자생력을 갖추며 글로벌 SPA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내셔널 브랜드 역시 SPA 비즈니스를 도입, 시장과 유통이 원하는 형태로 매장 전환이 가능한 탄력적인 비즈니스를 전환하고 있다.

토털화, 메가화 필수… 편집숍 선호

최근에는 복합쇼핑몰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단순한 대형화가 아닌 유니크한 컨텐츠, 몰 디자인, 동선 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

이에 따라 복합쇼핑몰도 편집숍이 새로운 성장 컨텐츠로 선호되고 있다. 다양한 상품과 빠른 교체로 고객 집객 효과가 높아 1순위 MD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경우 올 하반기 동대문 기반의 편집숍 ‘원더플레이스’와 ‘밀스튜디오’를 입점시켰으며, 명동 눈스퀘어 역시 4층에 ‘아이콘서플라이’, ‘스투시’, ‘STL’ 등을, 5층에 레그 웨어 브랜드 ‘라플란드’, 액세서리 잡화 편집숍 ‘아이비쥬’, 여성의류 편집숍 ‘에이앤드’ 등을 입점시켜 차별화 MD를 강화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패션기업들도 편집숍 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추세다. 제일모직은 최근오픈한 IFC몰에 자체 PB와 바잉 브랜드가 접목된 남성 편집숍 ‘마인드앤카인드’를 오픈했으며, 엘지패션은 편집숍과 카페, 베이커리를 믹스한 ‘어라운드코너’를 런칭해 복합쇼핑몰의 확장에 대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의 브랜드를 모은 스트리트 캐주얼 편집숍 ‘30데이즈마켓’을 런칭해 다양한 유통채널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복합쇼핑몰이 떠오르면서 백화점에 중점을 뒀던 영업전략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복합쇼핑몰에 입점된다고 해도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채우기에는 기존의 브랜드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슈즈, 잡화, 리빙용품 등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 브랜드의 밸류와 볼륨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SPA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내셔널 브랜드들 역시 메가화 토털화에 편승하고 있다. 아동복 「트윈키즈」를 운영하는 참존어패럴은 의류와 용품, 식품 등 아동관련 컨텐츠를 한데 모은 아동 복합매장 「트윈키즈365」를 런칭했다. 이 브랜드는 최근 리뉴얼 오픈한 마리오아울렛에 입점했으며, 복합쇼핑몰과 가두점 등으로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얼리 브랜드로 시작해 지난해 핸드백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한 「제이에스티나」 역시, 2014년 코스메틱 라인을 런칭해 브랜드의 메가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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