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2-09-25

[1] 2015년 4조원 메이저 패션마켓 급성장 예고

국내 SPA 마켓 진단과 패션시장의 과제


영국, 일본, 미국, 스페인, 스웨덴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에 집합함에 따라 국내 패션 시장은 SPA를 주축으로 하는 치열한 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초반 「쏘베이직」「후아유」「아이겐포스트」「베이직하우스」「톰스토리」등 내셔널 SPA 컨셉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작된 국내 SPA시장은 대부분 이해와 경험부족으로 실패로 돌아가고 2000년 중반이후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진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SPA 시장은 타겟, 컨셉, 스타일, 성별, 가격별로 점점 세분화되고 국내 브랜드까지 가세하여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했으며 전체 패션시장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져 전복종을 위협하는 거대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몇 년전부터 「유니클로」  「자라」  「H&M」 등의 1차 공세에 점차적으로 패션 시장의 주도권을 상실한 국내 패션기업들은 올해들어 「아베크롬비」  「홀리스터」  「톱샵」 등 2차 공습까지 예고되고 있어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그 동안 국내 기업과 합작 진출 등 한국 시장 진출설이 무성했던 영국 SPA 브랜드 '프라이마크', '톱숍' 역시 최근 직진출로 가닥을 잡고 국내 시장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  「유니클로」  「H&M」 등 1세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며 날로 팽창하며 국내시장을 파고드는 것을 지켜 본 「홀리스터」  「아베크롬비」 등 다른 SPA 브랜드들도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 「아베크롬비」는 청담동에 매장(2층 70평 규모) 임대차 계약을 완료하고 오픈 준비에 들어갔다. 「홀리스터」는 지난 8월 여의도 IFC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가 확대되면서 최근 몇 년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세계 패션시장은 이미 글로벌 SPA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이루어졌다.

「유니클로」는 현재 전세계 11개 국가에 진출해 1천2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규모가 대략 11조8천억으로 알려지고 있다. 「갭」은 현재 38개국에 1천597개점을 운영, 지난해 6조4천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H&M」은 43개국에 2천472개점을 운영, 지난해 14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자라」는 77개국에 진출해있으며 매장은 1천723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5년 4조원 규모 폭발적 성장 예고
올해부터 글로벌 SPA 2차공습 본격화

일본의 패션시장을 대변하는 도쿄 긴자거리는 세계 SPA 브랜드 각축장으로 변한지 오래며 명동과 가로수길, 강남역 등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상권도 이미「유니클로」「자라」  「망고」  「포에버21」  「H&M」등 글로벌 SPA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인 「스파오」  「미쏘」  「에잇세컨즈」등이 합세한 글로벌 패션 스트리트로 정착했다.

바야흐로 SPA 브랜드가 캐주얼,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등 전 복종을 위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메이져 패션시장으로 군림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유니클로」  「자라」  「H&M」등 글로벌 SPA 공룡들은 그동안 명동과 강남역 등 서울 수도권 주요 상권을 이미 접수한 데 이어 올해들어서는 새로 오픈하는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과 함께 지방 주요 상권까지 전 방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SPA 브랜드 도입 초창기만 하더라도 국내 실정상 높은 부동산 가격과 유통마진 등이 매장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유통, 물류 등 운영체계 확보를 위한 막대한 투자금액이 소요돼 손익분기점에 도달는데 오랜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글로벌 SPA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각 유통업체의 모시기 경쟁이 잇따르자 이들은 세계에 유례없는 백화점 매장을 다수 확보하면서 손쉽게 국내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SPA 시장은 2008년 5천억원, 2009년 8천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0년 1조2천억, 2011년 1조9천억, 올해 2조4천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향후 2015년에는 4조 규모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유니클로」2014년 1조원 목표

이 중 「유니클로」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라」 2천700억원, H&M 750억원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체 발표 매출과 금감원 매출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2010년 52개 점포에서 2천700억원, 65개 점포에서 4천200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5년 한국에 상륙한 이후 2006년 300억원(회계연도 8월 기준)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12배에 가까운 매출 신장을 이뤄내는 등 연평균 60% 이상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경기도 용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외형 점포도 선보였으며 올해 매장을 100개점으로 확대해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14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09년 799억, 2010년 27개 점포에서 1천338억원, 2011년 34개 점포에서 2천2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마시모듀티」「버쉬카」등을 포함하면 마켓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롯데와 체결한 독점 입점 계약이 끝난 자라는 롯데 외에도 경방 타임스퀘어, 엔터식스, 롯데광주점, 춘천 조양점 등지로 타사 유통망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으며 10월중 포항 그랜드에비뉴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있는 등 지방점포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H&M」은 지난 2010년 2개 매장에서 370억원, 2011년 7개 점포에서 약 7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M」은 올해 하반기에만 4개 매장을 추가해 국내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했던 「H&M」은 지난 7월 27일 8번째 매장인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오픈에 이어 지난 8월 여의도 IFC몰을 오픈했으며 올 가을시즌 인천 스퀘어원과 부산 서면점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제조회사가 의류기획, 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 등 전과정에 관여해 소비자에게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SPA 브랜드들은 최근 5년간 77.4%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국내 패션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정도로 럭셔리 소비층까지 흡수하고 있는 SPA브랜드들은 유명 디자이너 콜레보레이션 제품이 몇시간만에 품절될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등 국내 브랜드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SPA 브랜드 마켓이 더욱 팽창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패션산업의 평균 매출성장률?3.9%와 비교, 향후 국내 패션기업들을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패션관계자들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유통업체 SPA 브랜드 구애…도를 넘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 깊숙이 침투해 온 반면 해외 브랜드 도입에만 열을 올리던 한국 업체들은 가격 거품 논란에까지 휩싸이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옷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인식에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마저 얼어붙으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으며 이미 상당수의 브랜드가 극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유통업체의 글로벌 SPA 브랜드 입점 특혜 부여도 내셔널 브랜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형 로드숍 중심의 영업전략을 고수하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전례를 깨고 국내 백화점 유통업계의 적극적인 구애에 화답하며 내셔널 브랜드가 차지했던 자리를 점령, 내셔널 브랜드 설자리를 좁게 만들고 있다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들은 내셔널 브랜드 평균 수수료가 35~36%인데 글로벌 SPA 브랜드는 7~9%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2천㎡ 안팎의 초대형 매장만 고집하는 SPA 특유의 정책 때문에 SPA 브랜드 매장 하나가 문을 열기 위해서는 10개 이상의 다른 브랜드들이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SPA 브랜드의 여파로 국내 중저가 유니섹스캐주얼과 영캐주얼 등 국내 패션기업들이 매장을 강제 철수당한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패션업체 관계자들은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들은 파격적인 수수료를 제시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에 1개 층 이상을 내어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며 그만큼 국내 패션 브랜드를 위기 국면으로 몰아넣은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기업도 SPA 브랜드로 맞불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공세로 수세에 몰린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가격 거품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높아지고 SPA 마켓이 팽창하면서 패션대기업은 한국적 특수성을 살린 SPA 브랜드 런칭을 통해 맞불을 놓고 중견기업들은 기존 운영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SPA형 셀렉트숍을 통해 대응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 최대 패션기업인 제일모직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출시한 데 이어 이랜드도 내수시장의 SPA 브랜드 확장을 꾀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캐주얼 SPA「스파오」와 여성 SPA「미쏘」, 이너웨어 SPA「미쏘 시크릿」에 이어 최근「후아유」를 SPA브랜드로 전환했다.

2000년 런칭 당시부터 고수해온 ‘캘리포니아 캐주얼’ 컨셉을 유지하면서 지난 10일 명동에 992㎡(300평) 규모로 대형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SPA 브랜드 대열에 참여했다. 이랜드는 각 BU별로 글로벌 SPA브랜드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스파오」 「미쏘」등 SPA 사업에 역량과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쉐인」과 「콕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신성통상은 지난 상반기 SPA 브랜드 「탑텐」을 출시, 10대에서 40대 고객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급성장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6월 1호점으로 오픈한 대학로점에 이어 7월에 명동점, 8월에 의정부점을 오픈했으며 하반기에 코엑스, 롯데울산점,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인천 스퀘어원, 홍대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한 명동에 2호점 오픈을 위한 임대계약을 완료했다. 

「에잇세컨즈」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글로벌 SPA브랜드를 목표로, 출시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다.

「에잇세컨즈」는 「자라」보다 가격을 30% 낮게 책정하고「유니클로」보다는 훨씬 트렌디한 상품으로 구성하고 빠른 성장속도를 보임에 따라 올 연말까지 12개점 이상으로  오픈전략을 수정했다.

현재 가로수길, 명동, 신도림 디큐브백화점, 현대신촌점,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강남역점, 현대백화점 충청점, 울산점, 인천 연수동의 스퀘어원 쇼핑몰 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2014년부터 중국의 주요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등에 5개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후 미주나 유럽 등지로 점진적 글로벌화를 실현해나갈 방침이다.「에잇세컨즈」는 올해 800억원, 내년 2000억원 돌파로 런칭 2년 차에 글로벌 SPA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랩」「스파이시칼라」「코인코즈」등 SPA와 편집숍의 장점을 모아놓은 SPA형 멀티 셀렉트숍 등장도 늘어나고 있다. 에이다임의 ‘스파이시칼라’는 팝 컬처를 콘셉트로 지난해 2월 론칭한 SPA형 셀렉트숍 브랜드로 공격적인 유통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주롱포인트몰에 입점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말레이시아 고급 백화점, 하반기에는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시킬 예정이다.

국내 캐주얼 브랜드 부활 노린다

소비자들은 백화점과 로드숍, 메이저와 마이너 브랜드 경계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브랜드의 의미는 극도로 축소되었으며 패션소비에 대한 가치기준까지 바뀌었다.

이미 1~2년전부터 백화점 유통의 영캐주얼 브랜드들은 급격한 매출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들어서도 평균 30~40%의 역신장을 보일 정도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SPA 브랜드에 고유 영토를 내주고 극한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가격과 디자인 등 상품가치와 퀄리티를 확보하거나 브랜드 리뉴얼로 생존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빈폴」을 '바이크 리페어 숍'으로 리뉴얼하면서 저가 상품군을 확대했다. 품질과 디자인은 빈폴진 수준을 유지하되 20~30% 정도 가격을 낮춰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지난해 캐주얼 브랜드 「메이폴」을 인수한 세아상역은 올여름 「메이폴」을 리뉴얼해 재탄생시켰다. 「메이폴」은 가격대를 「유니클로」와 맞먹는 수준으로 20~30% 하향 조정했으며 2주마다 신상품을 공급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SPA 브랜드로 육성해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행텐코리아의 「H&T」는 올 가을 대형 편집매장을 오픈하는 등 연말까지 100평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2개 이상 열기로 했다. 연간 상품 스타일 수를 60% 이상 확대해 1천500 스타일의 모델을 출시하며 SPA 브랜드 못지 않은 상품군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류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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