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2-07-23 |
벼랑 끝 캐주얼 시장 대책있나?
대대적인 리뉴얼… 체질개선으로 불황 이후 대비
최근 캐주얼 시장에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열풍이 불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으로 캐주얼 시장이 축소되고 신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저하되면서 불확실한 신규 런칭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재정비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된 결과다.
실제로 한국패션시장트렌드(KFI Trend)의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고 날씨변동까지 심화되면서 1999년 IMF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11조2천687억원 규모였던 캐주얼 시장은 올해 10조6천495억원으로 -5.5% 마이너스 신장이 예상된다. 점유율도 점차 떨어져 2009년 39.4%에 육박했던 캐주얼 마켓은 올해 35.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위축이 심화됨에 따라 저가시장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급속한 성장을 보여온 「유니클로」마저도 최근 매출 목표 달성률이 75~8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캐주얼 브랜드들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시즌별 주력 아이템을 대물량으로 저가 판매해 매출 호조를 기대하던 기존의 전략은 이제 약발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한 브랜드 관계자는 “패션시장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로 인해 캐주얼뿐만 아니라 전 복종을 통틀어 잘되는 브랜드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브랜드의 비전을 다시 설정해 불황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지속성장을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팀스폴햄」은 올 S/S 야구를 모티브로 한 중저가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로 리포지셔닝을 단행했다.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캐릭터 캐주얼과 스포츠와 캐주얼을 아우르는 새로운 스포츠 컬처 캐주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 상품구성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줘 스포츠 브랜드 수준의 전문화된 라인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하반기 유통에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백화점 진·스포츠·컬처 캐주얼 조닝을 중심으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에 10개 이상의 매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그 동안 소극적으로 전개해왔던 대리점 유통도 강화해 올 하반기 10개 정도의 신규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야구장 숍 등 신 유통을 개척해 볼륨화를 꾀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세아상역에 새롭게 둥지를 튼 「메이폴」은 올 여름 상품부터 SPA형 브랜드로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세아상역의 소싱력을 기반으로 스마트 프라이스 정책을 가동, 기존보다 30~50%까지 가격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 이를 토대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올 F/W에는 「빈폴진」이 「바이크리페어숍」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브랜드의 컨셉과 아이덴터티, 상품, VMD는 물론 브랜드 네이밍까지 교체하는 획기적인 리노베이션이다.
이 브랜드는 SPA 브랜드와 편집숍의 성장, 유스(youth) 세대의 변화된 니즈 등에 따른 변화의지를 바탕으로 기존의 한정된 진 브랜드에서 벗어나 셔츠, 데님, 치노 등 아이템을 다양화하는 한편, 액세서리 비중을 늘리고 신규 디자이너 브랜드를 바잉하는 등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SPA 브랜드와 편집 유통 프로세스를 도입,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리얼컴퍼니의 「애스크」와 「도크」도 하반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애스크」는 TD 캐주얼로, 「도크」는 아웃도어 무드를 가미한 스포티 캐주얼로 확실한 차별화를 줄 계획. 특히 「도크」의 체감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빈티지 감성과 디테일을 제거하는 대신 아웃도어 무드를 가미해 클린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웃도어 풍의 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로 탈바꿈할 예정. 대부분의 아이템이 기존의 가격대가 유지되지만, 고급스러운 아웃터가 늘어남에 따라 평균가가 6%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제이폴락」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언더우드」가 남성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신규 브랜드 수준의 리뉴얼은 고객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 브랜드 고유의 오리진이나 아이덴터티 없이 트렌드에 따라 갈팡질팡하다 보니 브랜드간 교집합이 커지고 있다. 오히려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아이템 개발에 주력,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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