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2-03-26 |
[1] 국내 편집숍, 일본에서 길을 찾다
글로벌 SPA와 힘겨운 경쟁 …셀렉트숍 나홀로 독주 이유는?
대형유통과 가두상권, 고가에서 저가, 전복종에 걸친 멀티 편집숍 비즈니스가 제2라운드 경쟁을 거치며 대중유통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브랜드 시대가 한계에 도달하고 자기 편집능력을 지닌 주체적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편집숍들은 바야흐로 한국 패션시장의 핫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개방과 융합의 시대를 거치며 또다른 대안유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편집숍은 메이저 브랜드와 마이너 브랜드 경계를 없애며 제도권 유통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거대세력으로 패션선진화에 대한 가속도에 불을 붙였다.
편집숍 및 셀렉트숍이 발달한 일본과 유럽시장의 유통구조와 운영 시스템을 분석하고 빔스, 애로우, 십스 등 해외 편집숍 성공사례를 살펴봄으로써 국내 편집숍 비즈니스를 통한 패션 선진화의 길과 성장해법 등을 제안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개방과 융합의 시대를 거치며 대안유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편집숍은 메이저 브랜드와 마이너 브랜드 경계를 없애며 제도권의 변화를 이끄는 거대세력으로 등장, 국내 패션 유통구조 패러다임 변화를 촉구하는 패션시장의 핫키워드로 부상했다,
전통적인 개념의 브랜드 시대가 한계에 도달하고 자기 편집능력을 지닌 주체적 소비자들이 증가하가면서 국내 패션시장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호흡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선도형 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해지고 있다.
브랜드의 개성으로 나를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한공간에서 직접 스타일링하여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삶의 방식으로 패션 선진화에 불을 붙인 편집숍 비즈니스가 이제 막 성장단계에 진입 패션숍 비즈니스에 대한 성장해법 찾기가 한창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파리의 ‘콜레트 파리’나 이탈리아의 ‘10꼬르소꼬모’ LA의 ‘킷슨’ 여자만을 위한 로맨틱한 편집숍 ‘앤스로폴리지’ 가장 미국적이고 트렌디한 ‘어번 아웃피터스’ 등 가치소비에 맞는 편집숍들이 핫 플레이스로 꼽히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 침체를 걷고 있는 일본 패션시장의 경우 백화점은 15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셀렉트샵은 나홀로 독주하며 편집숍 개념을 넘어서 ‘셀렉트형 SPA’업태 규모로 진화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패션시장과 유사한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편집숍 비즈니스에 대한 모법 답안을 찾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시장 셀렉트숍 지속 성장세
일본의 2010년 기준 주요 6개사 의류 셀렉트숍 매출액은 3천억엔(약 4조3천억)규모로 전년대비 6% 성장했다. 패션?의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본의 대표적인 소매기업 1천개중 매출액 기준 약 30%가 전문점 및 편집숍 형태를 띄고 있으며 이들 전문점 및 편집숍 20%가 의류 셀렉트숍이다.
1975년 십스를 시작으로 그뒤를 잇고 있는 빔스, 유나이티 애로즈 3대 기업은 소매점에서 발달한 기업이고 이들 3개 기업의 연매출이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일본 셀렉트숍의 대표주자로 불리고 있다.
그 뒤를 잇고 있는 투모로랜드, 베이크루즈는 어패럴 메이커로부터 발전한 기업으로 이들 5개사가 대표적인 셀렉트숍으로 불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저널 스탠다드, 에디피스, 나노 유니버스, 투마로우 랜드, 아메리칸 렉시 등이 대규모 셀렉트숍 기업으로 지속 성장세를 타고 있다.
셀렉트숍의 선구자인 일본의 이들 대표 브랜드들은 단순 해외 직구매 방식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자체적인 유통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개발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이를 커스터마이즈(Customize)화시킨 새로운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 일본 패션시장과 닮았다(?)
일본에서 셀렉트숍이 성장한 이유는 글로벌 SPA 브랜드 진출로 인한 리테일 브랜드 침체와 소매 대리점의 몰락 그리고 백화점 유통의 침체를 비롯한 소비구조 변화와 도시 중심상권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특히 그동안 일본의 문화를 관통했던 획일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면서 글로벌 트렌드와 감성, 차별화된 소비가치를 제안하는 셀렉트숍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일본시장의 셀렉트숍 발전구조는 현재 우리나라 패션유통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띄고 있어 일본 시장을 통한 발전된 형태의 모형을 찾아내는 것이 국내 편집숍 유통 선진화를 위한 빠른길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도 현재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진출증가로 인한 유통환경의 변화와 소비시장의 다양화, 획일화된 내셔널 브랜드 침체, 차별화된 컨텐츠와 카테고리 다양화로 성장단계를 밟고 있는 편집숍의 증가 등이 일본의 셀렉트숍 성장추이와 형태를 닮아가고 있는 것.
글로벌 SPA 브랜드와 힘겨운 경쟁 등
일본 패션시장은 다양화의 1970년대, 1980년대의 버블 소비경제, 1990년대 버블 붕괴이후 혼란기를 거치며 1998년부터 SPA 모델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불황기를 거치며 합리적인 구매패턴이 정착, 디자이너 캐릭터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는 급격히 침체하고「유니클로」「무인양품」「빔스」등 일본내 SPA 브랜드들이 1998년 이후 본격적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한국 패션시장은 90년대 일본 시장만큼 판매가 인하압박과 유통비용 증가, 생산원가 인상 등 난제를 안고 있다. 소싱 판매에 이르까지 자체 컨트롤이 가능한 기반을 갖춘 SPA모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기 시작, 제일모직이 「8세컨즈」를 글로벌 SPA 대항마로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SPA 비즈니스가 시작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일본 패션시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일본 주요 도시에 점포를 오픈 마켓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일본 유통업체와 패션기업들의 위기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일본, 획일적 라이프스타일의 몰락
일본 패션시장은 1991년 13조엔 규모로 정점을 찍고 2000년대들어 경제 불황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10조엔, 2010년 8조9천억 엔 규모로 축소되었고 패션 및 의류 소비 지출감소로 패션관련 소매업의 사업자수와 판매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의 매출액이 30년 이전수준을 밑돌고 있다. 또 대규모 소매업자의 판매액도 현저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패션시장을 대변하는 도쿄 긴자거리는 SPA 브랜드와 셀렉트 숍 브랜드가 점령해버렸으며 세계 SPA 브랜드 각축장으로 변했다. 유명 브랜드와 럭셔리 상품을 취급하던 백화점은 쇠퇴하고 대신 글로벌 SPA 및 다양한 감성의 셀렉트숍 브랜드를 취급하는 패션 전문점은 팽창하고 있다.
1980~90년대 럭셔리 브랜드를 숭상해왔던 일본 소비자들은 장기 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소비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획일적인 패션보다는 실험과 조화를 중시하는 젊은층의 패션스타일 변화가 가세하면서 글로벌 SPA와 함께 셀렉트 숍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주어진 스타일에 길들여진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여전히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지만 역동적인 파워로 일본 어패럴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층들은 디자이너가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럭셔리 브랜드에 종속되기 보다 다양한 머천다이징으로 발빠른 신제품을 유통하는 패스트패션과 셀렉트숍을 통해 스스로 스타일을 조합해내는 2차적 창조자의 모습을 띄고 있다.
일본백화점 쇠퇴, 셀렉트숍은 팽창
일본 백화점들이 위탁 매입제의 낡은 제도를 고수하고 소비자의 빠르게 변화하는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대처하지 못하는 동안 2000년 이후부터 편집샵, 카테고리 킬러, 패스트패션, 인터넷 쇼핑몰 등이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완성된 유통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어떤 패션도시의 고객들보다 자유로운 믹스앤매치를 즐기는 일본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셀렉트숍 구매행위를 의식있는 소비자, 혹은 진보적인 소비행위로 인식하고 있어 일본 셀렉트숍의 성장은 장기화될 전망이다.<류숙희>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