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2-03-12

[4] 명동, 부활의 날개 달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대거입점, 명동은 지금 별들의 전쟁


글로벌 패션 메카로 떠오른 명동상권이 치열한 전쟁터로 변했다. 글로벌 SPA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기업들의 플래그숍 및 대형 편집숍들이 속속 모여들며 자존심을 건 치열한 승부가 진행되고 있는 것.

구 아바타몰을 리뉴얼한 눈스퀘어를 비롯, 엠플라자, 롯데 영플라자 등 대형 쇼핑몰과 대형 점포의 최대 집결지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명동 상권은 국내 간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가세한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글로벌 전쟁터 명동상권, 누가승자인가?

명동은 지난해에만 중대형 패션 가두점이 10여개가 들어섰다. 


세계적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 「H&M」 「포에버21」이 이미 대규모의 매장을 명동에 냈고, 「유니클로」는 지난해 11월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세계 5번째 규모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랜드가 글로벌 SPA로 런칭한 「스파오」 1호 매장도 명동에 위치 해 있고, 이미 중국에서 성공적 진출을 한 「베이직하우스」도 글로벌 SPA브랜드로 매장을 리뉴얼 했다.

지난2월 토종 글로벌 SPA브랜드인 이랜드 「미쏘」가 명동 플래그숍을 오픈한데 이어 3월에는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도 명동에 매장을 오픈, 기존 글로벌 SPA브랜드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편집 유통 브랜드 에이랜드도 지난해 8월 명동에 2호점을 열었고, 현우인터내셔날이 3층 규모로 편집숍 「북마크」 1호점을, 보끄레 머천다이징이 잡화 컨셉스토어 「라빠레뜨」를 오픈했다.

이밖에 인터패션플래닝의 「스파이시칼라」도 1,2호점을 오픈 했으며 이외에도 중소중견기업 안테나숍들이 줄지어 오픈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글로벌 SPA를 포함 대형 편집숍 유통브랜드는 동일 상권 내 2개의 복수 매장을 개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자라」 「유니클로」 「H&M」 「스파이시칼라」등은 고객 분산 리스크보다 고객 흡입력이 큰 명동상권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개별 쇼핑몰마다 컨셉이 다르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명동내 복수매장 운영은 무리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일모직, SK네트웍스, 이랜드 등 국내 대기업들은 부동산 매입을 통해 매장 대형화 추세에 맞춰 규모의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명동에서 글로벌화를 실현하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명동 매장에 공을 들이는 것 일까? 패션브랜드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명동이 가진 패션 브랜드의 정체성과 위상을 대변해주는 상징성 때문이다. 명동은 분당 100명이 넘는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금융과 문화, 패션의 요충지이다.

이제 이곳은 한국인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소비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879만 명 보다 11.3% 늘어난 979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8년 698만명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특히 '한국방문의 해'마지막인 해인 올해는 1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다.

전국 최고의 땅값과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명동에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매장을 오픈하는 이유는 엄청난 유동인구와 글로벌 쇼핑객이 불러오는 구전홍보효과만으로도 당장의 손실을 채워 주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인 쇼핑관광지가 된 명동 상권에 글로벌 시장 진출 뜻을 지닌 브랜드들이 매장을 확보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의도이다. 이제 ‘명동’은 '잘나가는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선물해주는 상징적인 장소 그 이상의 세계화를 실현하는 창구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변화와 진화 끝에 ‘글로벌 스트리트 명동’

지금의 명동상권은 글로벌 패션 스트리트로 변모하기까지 수많은 변화의 바람을 겪었다. 불과 2~3년 전 까지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형 패션 가두점이나 로드샵 보다는 백화점과 면세점을 통해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매했다.

그러나 차츰 아시아 전역에 한국 드라마 열풍과 K-팝등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의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 명동상권은 패션 가두점과 로드샵을 포함해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 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상권으로 거듭났다.

지난 겨울 내수경기 악화와 소비위축 그리고 날씨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백화점 매출이 부진 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입율이 높은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롯데 본점 등의 매출은 오히려 신장했다. 

명동상권이 국제적인 패션명소로 거듭나면서 명동에 진출한 각 기업들의 운용전략도 글로벌표준규범에 맞춰지고 있다. 백화점 유통은 외국인 전용 콜센터를 설치하고 중국어 안내방송을 강화, 중국인 고객 특별 사은행사와 쇼핑 컨시어지(concierge)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쇼핑편의 지원 폭을 넓히고 있다.

컨시어지는 현지에서 대학을 나와 그들의 문화에 통달하고 교통, 관광, 음식점, 공연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정보와 예약 업무를 개인 비서처럼 대신 해준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런 서비스에 다시 한 번 한국을 찾는다고 한다. 

백화점과 함께 명동 로드숍 브랜드들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여념 없다. 이미 몇 년 전 부터 일본인들 사이에서 '코스메로드(코스메틱+로드)'로 불리며 관광명소로 급부상한 명동 로드숍은 최근들어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명동 로드숍은 최근들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 쇼핑객은 약 두배 가량 증가했을만큼 일본 관광객에 이어 중국 관광객의 숫자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에따라 명동 로드숍에는 일본어와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점원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호객 행위도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에서는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조선족 직원 비율이 40%가까이 된다.

패션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명동에서만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슈즈 브랜드 「바바라」는 각 매장에 일본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한류 열풍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스타들의 착화 사진을 POP로 배치,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청바지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에비수」는 중국의 명절 춘절에 여행사와 연계해 프로모션을 기획,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를 높였다. 이처럼 명동은 크게는 백화점, 대형쇼핑몰들부터 작게는 소규모 로드샵까지 글로벌표준 응대 시스템을 갖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 패션 세계로 가다

외국인들의 한국 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즈세컨」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중국시장에 접근,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현지에서 사로잡은데 이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의 폭발적 구매를 이끌어 내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오즈세컨」은 중국 내 명품 브랜드로 통하는 「DKNY」 「막스&코」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등 유수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통한다. 그 덕분에 중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의 한 「오즈세컨」 매장은 매출중 60%를 중국인이 차지 할 정도로 활발하다.

이밖에도 중국시장에 진출한 「온앤온」 「BNX」 「오브제」도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브랜드를 살 수 있다는 이 점 때문이며 ‘코리아 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명동상권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명동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패션기업들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이제 명동은 세계 어느 쇼핑의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국제적 위상을 갖춘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국내 패션기업은 우리나라 소비자뿐만 아니라 명동을 찾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욕구에 민첩하고 탄력적인 자세로 대처해야할 것이다.

더 이상 단순한 유행이나 남의 아이디어로는 세계 시장은 물론 명동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 명동이라는 글로벌 테스트 마켓을 발판삼아 더욱 더 차별화된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터티를 구축해 개성 있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취재부>

<fashionn@fash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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