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2-03-29

[7]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성장 위한 투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면, 마켓 4.0시대에 접어들며 이제 기업이라면 반드시 추구해야 할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데 드는 비용도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관점에서 이익창출이라는 1차원적인 단계를 넘어 기업과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착한기업, 존경받는 기업, 사랑받는 기업이 기업의 생존과 지속성장을 가늠하는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것.

기업의 사회적 책임, 선택 아닌 필수다

소비자의 의식 변화 및 권력 강화로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이라면 그 이상을 준비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동반성장, 상생과 나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경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의 경제적 목표를 위해 사회적 목표를 희생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업이 발전하려면 사회가 발전해야하고 사회의 발전은 다시 기업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사회전반에서 착한기업,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않는 기업은 지속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식품업체인 네슬레의 경영진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기업이윤뿐 아니라 그 결정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공공 가치를 함께 고민한다. 열대우림을 훼손하는 원재료를 활용한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월마트 등 경쟁 대형마트에 비해 공정무역 제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고 이것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좋은기업, 존경받는 기업이란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통해 다져온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친화적 활동을 전개해 기업의 이미지 상승과 함께 수익창출을 동시에 거두는 기업이다.

고객이 제품 구매 여부를 판단할 때 신뢰받는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는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으며 평소에 해당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구매 결정력이 높고, 나쁘거나 믿음을 주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은 구매를 꺼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마켓 4.0 시대’를 사는 소비자의 큰 특징은 착한기업의 제품은 사주는 대신 나에게 피해나 손해를 끼치지 않아도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나쁜기업 제품은 사주지 않는다.

엔론 사태가 대표적이다. 엔론은 한때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01년 회계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분노한 투자자들은 자금을 거둬들였다. 결국 엔론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렀다.

2008년 벌어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안전한 줄로만 믿고 있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금융상품이 실제로는 허술한 토대 위에 설계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쁜기업, 소비자가 외면 결국 몰락의 길로


농심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라면블랙’도 마켓 4.0 시대를 사는 소비자 기호에 제대로 맞추지 못해 실패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농심의 야심작 신라면블랙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로 ‘똑똑한 소비자를 무시’한 점이다.

라면은 건강에 좋지 않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잇점을 놓치고 설렁탕에 들어가는 영양성분을 넣고 건강에 좋은 라면이라며 가격을 기존 라면보다 2배가량 비싼 1천600원으로 정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최근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생활용품기업 피죤은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오랫동안 섬유유연제 시장 부동의 1위를 걸어온 피죤은 1978년 국내 최초로 섬유유연제를 선보인 뒤 약 50%에 가까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빨래엔 피죤’이란 국민 유행어를 만들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오너인 이윤재 피죤 회장의 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 사실이 알려지고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피죤은 일순간에 나쁜 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제품 품질과 무관하게 나쁜 기업 굴레를 얻으면 무조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제 필수요소다


패션시장에서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재단을 설립하는가 하면, 환경을 위해 생산 공정을 바꾸기도 하고, 소비자들의 참여와 함께 나눔을 완성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트렌드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창립자의 개척정신과 용기를 본받아 리바이 스트라우스 재단을 설립했다. 1952년부터 60년 간 40여 개국에서 진행된 리바이 스트라우스 재단 사업은 에이즈에 대한 인식 변화, 저소득층의 자산 구축, 노동자 권익 증진, 정의구현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 대회에 참여해 에이즈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으며, 패션 산업 종사자들이 보다 건강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패션 기업 문화에 변혁을 촉구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1981년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뉴발란스 재단을 창설했다. 장애가 있거나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발 건강과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첫 신발을 만들었듯 뉴발란스가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뉴발란스 재단은 소아비만 어린이들이 신체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육상 꿈나무들의 꿈과 재능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국내외 프로젝트를 통해 활동하고 있다.

제품 제작 과정에서부터 환경과 사회를 고려하겠다는 패션기업의 움직임도 눈의 띈다. H&M은 리바이스와 함께 작업 전 공정에서의 샌드블래스팅 금지를 선언했다. 샌드블래스팅은 청바지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가공법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데님의 스타일과 착용감을 살려주지만 작업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H&M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을 도입,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패션의 길을 열었다. 이를 통해 H&M은 그 동안 패스트 패션을 대표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눈총을 받았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소비자들의 참여와 함께 완성되는 기업 활동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공익 증진을 목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소비자들이 이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때는 기업의 보여주기식 캠페인으로 많이 노출되었으나, 최근에는 상업적인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행되되며, 탐스슈즈의 ‘일대일 기부’와 유니클로의 ‘유니클로 리사이클’이 대표적이다.

탐스슈즈는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다른 한 켤레의 신발이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되는 ‘일대일 기부 방식’으로 유명하다. 설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신발 한 켤레도 못신고 방치된 어린이들을 보고 그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탐스슈즈를 만들었다.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 아래 탐스슈즈는 허리우드 스타들을 비롯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2006년 브랜드 런칭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관심을 모으며 수많은 소비자들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소비자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공헌 캠페인 ‘유니클로 리사이클’로 소비자들이 참여한 나눔을 이끌고 있다. 입지 않는 유니클로 옷을 매장에 기증하면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세계 각지의 난민과 강제 이주민들에게 해당 제품이 전해진다.

옷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환경오염도 줄이고, 옷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의 프로젝트다. 유니클로 리사이클은 빠르게 생산되고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옷의 가치에 주목하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의 기부 활동과는 차별화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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