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2-03-19 |
[4] 일본 셀렉트숍 “내가 제일 잘나가!”
6개 셀렉트숍 기업 연매출 4조 3천억원
일본의 셀렉트숍이 잘 나가는 이유는?
일본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해 일본 백화점은 15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일본의 셀렉트숍은 변화된 일본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시키며 나 홀로 독주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일본 백화점협회가 발표한 2011년 일본 전국 백화점 매출액 6조1천525억엔(기존 점포 기준)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이는 15년째 감소이며, 1981년(6조551억엔) 이후 30년이래 최저 수준이다. 작년의 백화점 매출 부진은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사고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일본의 의류 셀렉트숍 주요 6개사를 합한 전체 매출액은 3000억엔(약 4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셀렉트숍은 패션?의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소매기업 1000개사 중 매출액 기준 약 30%가 이와 같은 전문점 및 편집숍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 전문점 및 편집숍 가운데 20%가 의류 셀렉트숍이다.
일본에서 셀렉트숍이 성장한 이유는 일본의 패션 유통 환경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일본 진출로 인한 리테일 브랜드의 침체와 소매 대리점의 몰락, 그리고 백화점 유통의 침체 등을 비롯한 소비 구조 변화와 도시 중심 상권의 변화가 셀렉트숍 활성화의 이유이다.
일본 소매 기업 30% 세렉트숍
6개 셀렉트숍 기업 연매출 4조 3천억원
일본에서 편집숍은 셀렉트숍(Select Shop)이라 불린다.
미국과 유럽의 편집숍이 소규모 양품점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데 반해 일본의 셀렉트숍은 건물 외관이나 인테리어에 많은 자본을 투입한다. 또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춰 독자적인 형태를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셀렉트숍은 패션의류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전·가구·생활잡화·인테리어·자동차용품 등 분야별 전문점 또한 넓은 의미에서 편집숍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소매기업 1000개사 중 매출액 기준 약 30%가 이와 같은 전문점 업태에 해당한다.
전문점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기준 가전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전양판점이 약 40%를 차지한다. 의류 셀렉트숍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의류 셀렉트숍은 부인·아동복 10%, 캐주얼의류 6%, 남성복 2.8%, 스포츠전문용품점 3%, 신발전문점 2%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기타 「유니클로」와 같은 의류전문기업이나 100엔숍 등이 전문점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의류 셀렉트숍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0년 일본의 의류 셀렉트숍 주요 6개사를 합한 전체 매출액은 3000억엔(약 4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최근 일본 의류업계는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마켓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진 가운데 마진율이 높은 고유 브랜드(PB상품) 강화를 통해 상품력을 높여나가는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의류 셀렉트숍 또한 고유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확충한 것이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다수 거래선으로부터 바이어가 상품을 사들이는 것에서 점차 자사 기획상품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익률을 높이고 있다.
신발 편집숍인 「ABC마트」의 경우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소매점포를 전개하고 있으며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이른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PB상품인 「호킨스」 「반스」 등의 라인업을 확충해가고 있는 식이다. 최근 「ABC마트」의 자사 상품 비율은 45%에 달한다.
셀렉트형 SPA 브랜드로 진화
PB상품으로 높은 이익률 자랑
이런 일본의 셀렉트숍은 단순히 편집숍이 아니라 ‘셀렉트형 SPA’ 업태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조사, 디자이너와 연계한 고유 상품을 중심으로 수입상품을 곁들여 상품 라인업 조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셀렉트숍의 SPA화이다. 자사상품을 보유하지 않는 셀렉트숍이 현장의 히트상품 연구를 통해 자사가 기획해서 자사 브랜드로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이다.
일본 셀렉트숍의 3대 기업으로 불리는 유나이티드아로즈, 빔스, 십스에 투모로랜드, 베이크루즈를 추가한 5개사가 대표적인 셀렉트숍(select shop)이다. 앞의 3대 기업은 소매점에서 발전한 기업이고, 나머지의 2개사는 어패럴 메이커로부터 발전한 기업이다.
또한 최근에는 저널 스탠다드(Journal Standard), 에디피스(Edifice) 등도 셀렉트숍 후발 주자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
셀렉트숍은 양복 외에 가방이나 구두, 모자, 액세서리, 인테리어, 가구,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아이템을 패션감도가 높은 사람에게 어필하지만, 타겟과 기호를 명확하게 압축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전문점과 구별된다.
유나이티드아로즈와 빔스, 십스 등의 공통된 특징은 자사 브랜드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셀렉트숍은 여러 곳에서 생겨나 수입품만 취급하거나, 자사 브랜드와 수입품을 혼합해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셀렉트숍은 차별화 전략으로서 오리지널 상품의 개발이나 신 브랜드의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인디 브랜드 ‘셀렉트숍’을 이끌다
일본이 셀렉트숍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는 ‘인디 브랜드’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디 브랜드의 유통망 창구로 셀렉트숍이 각광받고 있어 ‘인디 브랜드’와 ‘셀렉트숍’은 공존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75년 오픈한 십스(Ships)를 시작으로 그 뒤를 이은 빔스(Beams), 유나이티드애로우(United Arrows) 등이 3개 기업의 합계 연매출이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일본 세렉트숍의 대표주자로 불리고 있다.
일본의 셀렉트숍 성장 배경에는 일본의 패션 유통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일본 진출로 인한 리테일 브랜드의 침체와 소매 대리점의 몰락, 그리고 백화점 유통의 침체 등을 비롯해 소비 구조의 변화와 도시 중심 상권의 변화가 셀렉트숍 활성화의 이유이다.
특히 그 동안 일본의 문화를 관통했던 획일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되면서 다양한 소비 가치를 제안하는 셀렉트숍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또한 중심 시가지 활성화법, 도시형 백화점의 세분화 및 전문화, 패션 전문 빌딩의 증가, 교외형 점포의 증가, 쇼핑센터 증가 등도 셀렉트숍이 성장한 이유이다.
이 같은 패션 유통 환경이 일본의 셀렉트숍의 성장 배경이다. 이 같은 유통 환경은 현재의 우리나라 패션 유통 환경과 닮아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인해 유통 환경 변화와 국내 소비자의 소비 가치의 다양화 등을 비롯, 현재 우리나라에서 편집숍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일본과의 성장 추이를 쫓고 있는 형태다.
인터넷 쇼핑에서도 셀렉트숍 선전
또한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셀렉트숍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인터넷 판매 또한 활성화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ZOZOTOWN’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의류 셀렉트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빔스」 등이 입점해 있다.
이로 인해 일본 패션 유통시장은 편집숍, 전문점 등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가 점차 소매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일본은 한때 종합슈퍼 등 한곳에서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이 소매시장을 주름잡았다. 그러나 모든 상품을 취급하다 보니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이 틈을 빠른 상품 회전력과 전문성을 앞세운 카테고리 킬러들이 파고들었다.
일본에서는 보다 한정된 분야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초전문점(super speciality store)’도 등장하고 있다. 각 전문점별로 ‘전문’의 폭을 더욱 좁고 깊게 하고 있는 것. 애호가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는 상품 전문화를 실현해 경쟁력을 도모하려는 취지다. <허유형>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