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2-03-09

[2] 메이저와 마이너 그 경계가 없어진다

브랜드 파워 시대 갔다… 신선함 공감 소통에 열광


메이저 vs 마이너 경계가 없어졌다.
무경계,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스토리와 컨텐츠로 무장한 브랜드가 소비자를 열광시키고 있다. 
마켓 4.0시대의 소비자들은 브랜드 파워보다는 감성적 가치와 문화적 공감, 소통능력을 중시 여기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요소를 갖췄다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백화점과 로드숍, 메이저 브랜드와 마이너 브랜드 경계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경계 쇼핑행태를 보이고 있다.

마켓 4.0 시대에 접어들며 브랜드의 의미는 극도로 축소되고 있으며 전통적 강자라 불리었던 브랜드의 아성이 흔들리는 등 기존 패션 시장 지배 구조에 금이 가고 있다.

브랜드가 갖는 충성도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고 브랜드 신화와 진리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폭풍속에 날아가기 시작했다. 또 스타일링과 착장방식 등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선두 브랜드들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했다.

기존 메이저 브랜드들이 급변하는 소비자 변화에 미처 대응할 준비도 없이 여러 방향에서 중대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독립 편집숍과 온라인을 기반으로한 스트리트 숍,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기존 브랜드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요소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을 단번에 사로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의 감성과 차별화된 컨텐츠로 구성된 이들 세력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복제 불가한 차별화된 감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카테고리와 경험, 차별화된 스토리로 소비자들의 공감을 형성해 제도권의 변화를 이끄는 거대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에이랜드는 기존 제도권 브랜드와 유통을 위협할 정도로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패션 대기업들은 신진 디자이너들과 경쟁적으로 제휴하며 뒤늦게 나마 새로운 컨텐츠와 변화를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패션기업들도 다양성과 새로움의 가치가 담긴 멀티 셀렉트숍 브랜드를 신 성장동력 비즈니스로 선정해 편집숍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마켓 4.0시대의 소비자들은 최고의 명품 브랜드가 아니라면 브랜드 인지도와 파워보다 독특하고 신선한 재미를 주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명확한 브랜드 컨셉,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춘 패션 브랜드들이 탄탄한 기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질적인 퀄러티와 브랜드 가치를 제공했다면 비제도권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한 마이너들은 이를 통해 신선한 스토리와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요소로 경쟁우위를 갖추게 됐다.

마이너, 그들이 공감 받는 이유는?


패션뿐만이 아닌 정치, 음악, 연예 등 사회 다방면으로 마이너와 비주류의 반란은 열풍을 주도하며 우리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와 고정관념 등을 흔들어 놓았다. 나가수와 나꼼수가 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이너 브랜드와 비주류 세력들이 메이저로 인정받는 이유에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다. 과거 동질성, 메가화 등으로 트렌드 지향적인 소비를 쫓던 소비자들이 4.0시대에 접어들면서 천편일률적인 상품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독창적이고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시간과 장소, 공간적인 한계 없는 스마트 세상에서 그 동안 정보 환경에 노출되지 못했던 마이너세력들은 새로운 연결고리를 생성해 대중과 소비자의 열띤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실력이 있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진정성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라면 출신과 인맥, 배경과 상관없이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가 바로 마켓 4.0시대다.

특히 비제도권 유통망의 대표주자인 편집숍은 기존 브랜드들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관심과 공감을 이끌며 동시대 소비자 잡기에 성공했다. 카테고리 구분 없는 다양한 상품과 쇼핑의 재미를 제공하는 매장 컨셉, 음악과 향기, 스토리 등 차별화로 무장한 편집숍은 소비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기존 유통 채널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따라 편집숍 유통도 비제도권에서 성장한 독립 편집숍들의 사세 확장과 후발 주자로 나선 백화점 등의 유통사와 패션 기업들로 더욱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감성편집숍에 소비자 열광하다

비제도권에서 성장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에이랜드의 경우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가로수길과 홍대, 이대, 강남점 등 주요 패션 상권과 현대 부천점, 코엑스점 등에 매장을 오픈하고 최근에는 자체 아웃렛과 명동 2호점을 오픈하며 볼륨을 확대해가고 있다.

또한 에이랜드는 점별 각기 다른 컨셉으로 매장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내점을 유도하고 있다. 명동 1호점에는 빈티지 매장을, 2호점에는 복종 별로 컨셉을 세분화해 특화 상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패션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편집숍도 이 같은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봄 컨템포러리 멀티 SPA형 셀렉트 숍으로 오픈한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랩」은 다국적 멀티 소싱라인과 신선한 상품 구성이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직영 1호점인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신세계 죽전점과 현대 중동점 , 신세계 광주점 등에 입점했으며 올해는 현대 신촌, 신세계 센텀과 충청, 의정부점과 왕십리 엔터식스점, 대구백화점, AK 수원 등 7개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현우인터내셔널(대표 이종열 )의 「북마크」는 숍인숍으로 전개되는 브랜드 존과 국내외 다양한 신진 디자이너 상품을 바잉해 새로운 유통 모델을 창출했다.

이와 함께 캐주얼 기업들도 메인 타겟으로 하는 1020세대 소비자들의 편집숍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체 편집숍을 오픈하며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에이션패션(대표 박재홍)은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에 ‘시에클(SIECLE)’을 오픈했고 엠케이트렌드(대표 김문환)는 오는 5월 편집숍 ‘KM PLAY(가칭)’를 명동과 가로수길에 동시 오픈할 예정이다.

패션기업 신진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활발


신진 디자이너의 참신함을 담아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패션 기업들은 이미 형성된 브랜드 컨셉과 아이덴터티, 기존 유통 채널로는 소비자들의 변화 속도를 따라 잡기에는 한계가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신진 디자이너와의 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패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탄탄한 시스템적 기반과 차별화된 소프트웨어를 창출 할 수 있는 신진 디자이너의 창조성을 결합해 공동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으로 활용하는 것. 이에 따라 일회성에 그쳤던 패션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의 협업이 패션 비즈니스의 또 다른 대안 모델로 인식, 손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데코」는 ‘그레이트 해리티지&뉴비전’을 주제로 신진 디자이너 윤춘호와 홍성희 디자이너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데코」는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서의 변화를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FnC부문의 「헤드」는 최범석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컨템포러리 스포츠 브랜드로의 변신에 들어갔다. 최범석 디자이너가「제너럴 아이디어」를 이끌면서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대중성과 상품력을 인정받은 만큼 현대 도시인들의 착장에 맞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변화를 이끌 협력자라고 판단한 것. 이를 통해 「헤드」는 향후 브랜드 전개 방향을 검증하고 해외 진출의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은 2010년 캐주얼 편집매장 ‘블루핏(Blue Fit)’의 팝업 스토어에 이어  ‘신진디자이너 릴레이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눈길을 모았다.

실력있는 신진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육성을 위해 기획된 ‘신진디자이너 릴레이 팝업스토어’에서는 「그레이스레이먼트」의 김소정 디자이너, 「더룸」의 정원경 디자이너, 「블랭크」 정재웅, 이지원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11월에는 겨울을 테마로 「투앤드의 조은애 디자이너, 「앤서」의 신혜진,고자영, 조영경 디자이너, 「분더캄머」 신혜영 디자이너의 상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도 케이블TV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 출연한 디자이너들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백화점,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에 러브콜
「라빠레트」「팬콧」오프라인 진출 속속


백화점 유통업체들도 편집숍과 신진디자이너 브랜드로 손을 뻗고 있다.

획일화된 매장 구성과 컨셉, 이미지 등으로 고정 고객층의 성향이 짙었던 백화점 영업에도 소비자들이 더 이상 이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 독립 편집숍과 스트리트 브랜드 등 재미와 스토리를 지닌 쇼핑 채널들이 10대와 20대 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MD에도 직매입 편집숍, 오프라인 브랜드 등을 수용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브릿지 11’에 이어 최근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들로 구성된 편집숍 ‘바이에토르’ 오픈하며 적극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바이 에 토르’는 기존 편집숍 운영 방식과는 달리 백화점 자체 내에서 직접 상품 바잉과 MD를 구성하는 직매입 편집숍이다.

여기에는 「클루」와 「마스코브」 등의 해외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의 세컨드 라인인 「McQ」와 「러브모스키노 」뿐 아니라「트웬티에이트트웰브」와 「스티브J&요니P」 등 국내외 디자이너와 협업한 자체상표로 구성된 상품을 선보인다.

‘바이에토르’는 2월 소공동 본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으며 3월에는 부산 서면점에 2호점을 오픈 할 예정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최근 국내 스트리트 잡화 브랜드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브라운브레스」등의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될 이번 팝업 스토어에는 '기초 공사'를 컨셉으로 다양한 제품과 신선한 인테리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브랜드들이 백화점과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확보해 진출하는 반면 「팬콧」은 온라인에서 역으로 가두점과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비비드 컬러의 자체 캐릭터 라인 제품들과 스테디움 재킷 등이 고객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9월 대구 동성로점이 1억8천만원을 기록한데 이어 구미점과 청주점도 각각 1억5천만원, 1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 백화점 충청점, 갤러리아 타임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의 백화점에서도 1억원의 매출 달성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팬콧」은 안정적인 본사의 시스템과 물량 운용력과 상품 기획력 등이 점주들에게 신뢰를 얻으면서 대리점 오픈 문의가 지속적으로 쇄도하고 있어 유통망 확대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2009년 빈티지 팝컬러의 브리시티 컨셉으로 마켓에 첫 발을 내 딘 보끄레머천다이징의「라빠레트」는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으면서 명동과 홍대, 대구 동성로 등 주요 쇼핑 상권에 가두점과 플래그십 숍을 오픈하며 브랜드 파워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여세에 이어 지난해 12월 싱가폴 진출을 시작으로 올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수연>

[참조 : 창간 특집 1호 '마켓 4.0 시대 패션비즈니스 전략'은 653호에서 더 많은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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