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1-11-17

캐주얼 아웃터 승자는 누가될 것인가?

야상과 다운으로 공략… 고급화 & 패션화 전략으로 승부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특수를 누린 다운 시장은 복종을 불문하고 올 겨울 패션마켓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다운’이 올 겨울 단일 아이템으로 3천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다운점퍼를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운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들은 다운 아이템의 물량을 전체 물량의 70~80%까지 늘리고 일찌감치 선 기획, 선 판매에 돌입,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또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기획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한 고객저변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경우 젊은 층을 겨냥한 「노스페이스 영」을 백화점 캐주얼 조닝에 구성, 캐주얼 브랜드와 전면승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캐주얼 브랜드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획물로 푼 중저가 경량 패딩점퍼로 겨울장사를 했다는 말은 다 옛말이 됐다. 캐주얼 브랜드들은 더욱 춥고 길어진 겨울 날씨에 대비해 중량감 있는 다운 아웃터의 물량을 늘리고 차별화된 상품기획으로 아웃터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전문성과 고 기능성을 강조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점퍼와 달리 캐주얼 브랜드의 다운점퍼는 보온성과 실용성은 물론 패션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트렌디한 감성과 합리적인 가격대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캐주얼 브랜드만의 최대 경쟁력이다.

야상점퍼 인기는 쭉…. 다운↑, 패딩↓


몇 시즌째 인기를 얻고 있는 야상점퍼는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을 조짐이다.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은 11월, 본격적인 겨울장사가 시작됐다고 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초두물량을 예상보다 일찍 소진하며 추가생산에 들어갔다.

주력 아이템의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2.5배 늘린 「카이아크만」은 남녀 각각 2스타일, 총 5만장을 출시한 가운데 1만5천장이 리오더에 들어갔으며, 전년 야상점퍼로 큰 재미를 본 「앤듀」와 「TBJ」 「엠폴햄」 「도크」 등도 10월 중순부터 야상점퍼의 판매율이 빠르게 신장하고 있다.

반면 캐주얼 군의 추동 저가 기획물로 호황을 누렸던 패딩과 웰론점퍼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대신 올 겨울엔 보온성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한 다운점퍼가 주력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슬림다운이 대세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혹한에 대비해 중량다운의 비중이 늘었으며, 소재와 내장재 등 기능면에서도 예년에 비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스타일은 기존의 광택감이 강조된 스포티한 느낌이 아닌 어번 스트리트 스타일이 대세다.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 등 화섬 섬유보다는 면, 방모 등이 외피로 사용되면서 보다 모던하고 스타일리시한 면이 강조됐으며 패치워크, 아플리케, 컬러배색 등 디테일이 가미돼 캐주얼 특유의 트렌디함이 부각됐다. 또 아웃도어 스트리트 무드를 반영한 아웃도어 디테일과 포인트 컬러의 사용도 크게 늘었다.

캐주얼 아웃터… 고급화 & 패션화 전략으로 공략


올 겨울 많은 캐주얼 브랜드들이 아웃터 물량을 확대한 가운데, 야상점퍼와 다운점퍼가 추동 전략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몇 시즌 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야상점퍼는 이번 시즌 스타일과 기능성 면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탈 부착이 가능한 내피를 적용해 가을에서 겨울까지 착용이 가능하도록 한 제품을 비롯 카키, 브라운 등 기존의 밀리터리 컬러에서 탈피해 블루, 오렌지 등 다양한 컬러가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카이아크만」은 9월 추동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전 백화점에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트렌디한 야상점퍼의 절대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 겨울 레플리카 시리즈는 M-65 피시테일 파카, 공군 방한재킷 스타일의 N3B, B-3 무스탕 등 기존의 스타일에 양면 모두 착용이 가능한 미 공군점퍼 MA-1 스타일의 점퍼와 라쿤 퍼와 가죽을 사용한 스페셜 에디션 라인 등이 추가됐다. 컬러 역시 스카이 블루, 오렌지, 레몬 옐로우, 네이비 등을 추가해 한층 컬러풀한 색감을 제안하고 있다.

아웃터 물량을 170% 이상 확대한 「앤듀」는 지난해 야상점퍼를 7만장 생산해 80% 이상의 소진율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올 겨울 디테일을 강화한 다양한 컬러의 밀리터리 야상점퍼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PPL과 연예인 협찬, 스트리트 패션사진 노출 등 홍보의 집중도를 높여 판매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다운제품의 물량도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캐주얼 브랜드들이 경량다운에 집중했던 것에 반해 올해는 중량 다운과 헤비한 다운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전체 아웃터 물량을 30% 늘린 「지프」는 총 21가지 스타일의 다운점퍼를 출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화섬 소재보다는 면 소재를 사용해 퀄리티를 높였으며, 고급 다운을 내장재로 사용해 보온성을 강화했다. 또 니트 패치와 아트웍을 활용해 스타일면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폴햄」 역시 전년에 비해 다운점퍼를 확대 구성하고 물량의 80%를 선 진행해 다운수요 급증에 대비했다. 컬러배색과 와펜 디테일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으며,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협찬 및 PPL, 프로모션 등을 강화해 매출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초겨울 캐주얼 스타일링을 강조할 수 있는 다운 베스트는 일찌감치 베스트 아이템 반열에 올랐다. 특히 후드티셔츠, 포멀 재킷 등과 코디해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할 수 있는 모직, 면 등 무 광택 소재, 가죽패치와 패턴 등의 디테일이 가미된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이 인기다.

올 초 런칭과 동시에 다운 베스트를 출시, 큰 인기를 모았던 「홀하우스」는 이번 시즌 베스트 아이템인 컬러 블럭 다운 베스트를 비롯, 다운점퍼의 물량을 늘렸다. 「홀하우스」는 브랜드 고유의 컬러와 아트웍 패치를 강화해 인기 아이템의 차별화 우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팬콧」은 리버시블 베스트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양면을 색다르게 디자인해 한 가지 아이템으로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팬콧」은 스트리트 캐주얼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터티에 맞춰 스포티하면서도 기존의 유니크한 컬러감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을 제안, 아웃도어 브랜드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경량다운 제품으로는 「유니클로」의 울트라 라이트 다운점퍼와 같이 간편하면서도 높은 복원력을 지닌 아이템들이 초겨울 아웃터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슬림다운 점퍼를 출시, 정상으로만 100만장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한 「유니클로」는 올해 경량다운의 장점을 극대화한 울트라 라이트 다운점퍼를 출시하고 TV CF와 옥외광고 등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아웃도어의 침략이다? 아니다!
브랜드 파워 구축 중요


올 겨울 아웃터의 고급화를 지향한 캐주얼 브랜드들은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으로 이탈하고 있는 수요가 아웃터 장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캐주얼 브랜드의 주 고객층인 10대 소비자들이 「노스페이스」 「뉴발란스」 「컨버스」 등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로 옮겨가면서 캐주얼 마켓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위기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캐주얼 브랜드들은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마켓셰어를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 라인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올 초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코데즈컴바인 하이커」가 런칭한 데 이어, 「폴햄」 「행텐」 등도 기능성과 활동성을 고려한 별도의 스포츠 아웃도어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MLB」 「팬콧」 「NBA」 등은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기획과 스포츠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트렌드에 편승하고 있다.

그러나 캐주얼 시장의 침체를 아웃도어 트렌드의 확산으로만 단정지을 순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백화점 내 캐주얼 조닝의 위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을 아웃도어 시장의 활성화로 단정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노스페이스」와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에 몰리는 수요는 10대에 집중되고 있어, 20~30대 소비자들이 폭넓게 배치된 캐주얼 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스페이스」가 ‘10대들의 겨울 교복’으로 불리 울만큼 중·고등학생들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에 반해, 똑같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는 「코오롱스포츠」와 「K2」 「네파」 등 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젊은 층에게 뚜렷이 선호되는 편은 아니다.

따라서 10대들의 ‘「노스페이스」 현상’은 트렌드나 취향이라기보다는 또래간 동조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단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이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캐주얼 브랜드가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보다 더욱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메리트로 꼽는다. 10~30만원대의 다운점퍼를 출시하고 있는 캐주얼 브랜드에 반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필요 이상의 고 사양 제품을 고가에 출시하고 있어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는 “아웃도어 마켓의 활성과 무관하게 다운점퍼는 캐주얼 브랜드의 영원한 겨울 주력 아이템”이라며, “소비자들이 캐주얼 브랜드에 바라는 것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합리적인 상품이다. 최근 들어 보온성과 기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다 빠르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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