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9-26 |
[특집7] 브랜드 시대 가고, 스타일링 시대로
재미과 가치를 더한 스타일링으로 접근하라
하드 파워 시대는 가라!
문화의 시대인 21세기는 IT 업계만 ‘소프트 파워’가 중요시되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감성이 만나 진정한 창조적 산물로 불리우는 패션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소프트 파워’ 시대를 맞고 있다.
이제 스마트한 소비자는 브랜드 네이밍이나 셋업 세팅 등 ‘무엇을 입느냐’에 연연해 하기보다는 클래식과 트렌디 감성의 믹스 앤 매치와 같은 스타일링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입느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브랜드 전개와 함께 문화가 담긴 감성 브랜드로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 브랜드들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문화와 감성을 공유함과 동시에 소비를 할 수 있는 풍조로 진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뼛 속부터 소프트 파워 브랜드’로의 접근을 위해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거나 감성 코드가 맞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 브랜드 아이덴터티와 문화가 담긴 매장 비주얼에 집중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공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소프트 파워’의 새로운 피를 불어넣고 있다. 이에 국내 패션 소비 트렌드도 소프트 파워에 따른 소비 패턴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소프트 파워 시대, 문화에 열광하다
소프트 파워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정보 과학이나 문화?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의미하는 말로 풀이된다.
문화 예술이 모태인 ‘패션’ 이라는 장르는 소프트 파워 시대를 맞아 무(無)에서 유(有)로의 창조가 아닌 유(有)에서 또 하나의 유(有)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컨디션을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패턴 중 하나가 바로 문화가 담긴 브랜드에 지갑을 열고 있는 현상이다. LG패션의 「헤지스」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로잉문화 클럽을 베이스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상품에 접목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컬처 클럽을 통해 직접 로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의 조정 경기편에 협찬하는 등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문화와 가치를 전해주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오즈세컨」은 패션의 영역만이 아닌 ‘아트 컬처 패션’을 브랜드 키 컨셉으로 접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시즌 「오즈세컨」은 팝아티스트 이동기와 콜라보레이션한 ‘아토마우스 컬렉션’ 라인을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동기 작가가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해 만들어낸 캐릭터 아토마우스는 「오즈세컨」의 컨셉인 컬러, 테이스트, 유머를 재해석해 의상부터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브랜드에 문화를 접목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같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브랜드의 만남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콜라보레이션’은 소프트 파워 시대를 맞아 문화를 접목한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로 복종에 상관없이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의 협업에서부터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콜라보레이션까지 문화를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증가할수록 이 같은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간에 문화를 더한 개념의 활용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시리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유명 사진 작가들과 소비자와의 소통 공간으로 포토클래스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
「커스텀멜로우」는 최근에 오픈한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 ‘H store’를 홍대의 지역적, 문화적 코드를 반영한 전시와 공연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꾸며갈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프트 파워 시대=스타일링 시대
소프트 파워 시대의 소비자는 무조건 유행을 쫓거나 브랜드 네이밍에 혹해 구매욕을 자극 받기보다는 나만의 멋과 개성, 재미가 더해진 스타일링이 가능한 브랜드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셋업 착장이 보편화됐던 예전과는 달리 실용적이고 믹스 앤 매치가 가능한 스타일링의 묘미가 있는 브랜드가 각광 받고 있는 것. 특히 글로벌 SPA 브랜드의 급성장, 멀티 셀렉트숍의 대중화 등과 같은 요소가 촉매제 역할을 함으로써 가속화시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내 패션 시장에 깊숙히 침투한 「자라」 「유니클로」 「H&M」등과 같은 글로벌 SPA 브랜드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단숨에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은 후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플래그십스토어에 이어 대형 복합쇼핑몰 입점, 최근에는 백화점에 속속 들어오면서 유통 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명품 브랜드를 카피한 디자인에 품질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브랜드력을 높이고 라인의 세분화, 차별화된 디자인의 확대 등으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글로벌 SPA 브랜드의 승승장구 비결에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답게 소비자 심리와 트렌드를 재빨리 분석해 나만의 개성을 보다 쉽고 펀(Fun)한 믹스 앤 매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제시해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빠른 상품 회전율과 같은 상권에 있는 매장이라도 조금씩 상품을 달리해 매장 잠식 현상을 차단하는 등 효율적인 브랜드 전개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이 소프트 파워 시대에 스타일링의 브랜드 대표격인 SPA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기존 브랜드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해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한 스타일링을 제안하거나 감성이 맞는 수입 라인을 전개하는 등 획일화된 구성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스타일링을 지향하고 있는 추세이다.
남성 정장도 예외가 아니다. 가장 보수적인 스타일을 지켜왔던 남성 정장도 컬러감과 디테일이 돋보이는 스타일링과 무겁지 않으면서도 클래식한 아이템과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등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젊은 층에서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과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이들 브랜드가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가격 경쟁력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와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 감소로 매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SPA가 급성장하면서 더욱 불안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패션 업체는 생존을 위한 방법을 적극 모색 중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은 가장 큰 무기이지만 이미 글로벌 패션 트렌드와 하이 퀄리티, 하이 프라이스를 경험한 소프트 파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한층 높아지고 넓어진 눈높이에 맞는 소프트 파워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가치’ 소비에 대한 니즈를 만족시켜줘야 하는 것.
이제는 브랜드와 소비자 쌍방의 소비 가치 공감대 형성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소비 가치와 구매 가치를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소비자 쌍방의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패션 업체들은 ‘착한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모직의 「구호」는 'HEART FOR EYE’ 프로젝트를 매년 시행, 도네이션 티셔츠 판매 수익금을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개안 수술 비용으로 기부하고 있다.
EXR 그룹의 「EXR」은 ‘55 러브 캠페인’을 통해 캄보디아 및 베트남에 Progressive School을 설립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소아암 어린이 돕기와 낙도 학교에 도서관 지어주기 등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지오투」는 지난해 11월 신포점을 도네이션 매장 1호점으로 무교동 조이코오롱 내 매장을 2호점으로 선정하고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이에 「지오투」는 추후 메가숍으로 오픈하는 매장을 도네이션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기부와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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