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9-26 |
[특집4] 백화점, 소프트 파워 MD 구축하라
멀티 셀렉트숍, 자주 MD 확대로 가치 공간 마련
대형 백화점 유통 업체도 ‘소프트 파워’의 흐름을 타고 있다.
백화점 중심의 획일화되고 딱딱한 MD가 아닌 소비자의 니즈와 감성을 접목한 MD로 점차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트렌드 변화에 따른 동참에서 비롯됐지만 반복되고 있는 경제 위기, 패션 기업의 도산과 신규 브랜드의 부재, 글로벌 SPA 마켓의 급부상 등 국내 패션 유통 환경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비용구조의 백화점 유통에 의존했던 패션 브랜드들이 복합 쇼핑몰과 아웃렛, 온라인 등 신 유통 채널로 영역을 옮겨가면서 그 동안 독주 체제를 유지했던 백화점 유통도 위협을 느끼고 새로운 유통 환경을 받아 들이고 있다.
또한 시즌별 정기적인 MD 개편을 가졌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수시 MD가 이뤄지면서 보다 플렉시블하고 차별화된 구성이 쉬워졌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입점 문턱이 높았던 글로벌 SPA 브랜드에서부터 국내 또는 수입 브랜드를 한 곳에 만나볼 수 있는 멀티 셀렉트숍, 복합 매장, NPB 등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MD를 선보이고 있다.
소프트 파워 대두, 백화점 MD 변화 가속화
소프트 파워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은 고감성의 테이스트에 다양한 컨텐츠에 대한 니즈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백화점 유통의 인위적이고 획일화된 MD가 아닌 새롭고 창의적이며 차별화된 MD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패션 업체에 브랜드 오리지널리티와 스토리가 살아 있는 제품과 매장 비주얼을 요구하는 등 1차적인 해결 방법을 거쳐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수입 브랜드나 소프트 파워 소비자들을 위한 감성 브랜드의 신규 런칭 등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또한 백화점이 직접 나서 브랜드를 바잉해 멀티 셀렉트숍을 운영하거나 제품별 특화숍,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팝업 스토어, 자주 MD 등으로 각 백화점마다 유니크함을 표방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일등 공신인 명품 매장 유치에 열을 올리는 대신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 감성과 문화가 담긴 새로운 공간으로의 창출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유통 업체와 소비자, 유통 업체와 협력 업체 등이 갑과 을의 관계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서로의 요구를 다 맞출 순 없을지라도 최대한 소비자와 협력 업체와 상호 보완해 윈윈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멀티 셀렉트숍으로 남성층과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라
국내 빅 3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메이저 백화점은 상권에 맞는 타겟층을 집중 공략하고 기존 소비자들을 위한 고급화 전략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다른 유통 채널로 이탈됐던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차별화된 MD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는 공간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컨텐츠가 녹아있는 업그레이드된 공간으로 탈바꿈해 젊은 고객들을 대거 유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구매력있는 젊은 고객들과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남성 소비자들을 위해 ‘고급화’와 ‘대중화’ 라는 상반된 2가지 히든 카드를 꺼내들고 멀티 셀렉트숍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화점 멀티 셀렉트숍의 1호라 할 수 있는 ‘분더숍’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고객들을 위한 고급 멀티 셀렉트숍 운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수입 라인을 따로 묶은 ‘맨즈 컬렉션’에 이어 강남점에 명품남성 브랜드를 대거로 유치해 고급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진을 만나볼 수 있는 ‘데님바’와 남성 컨템포러리 멀티 셀렉트숍인 ‘어반 스탠다드’, 젊은 남성들을 위한 뉴욕 컨템포러리 멀티 셀렉트숍 ‘블리커’의 인기에 힘입어 본점에 연령대를 높이고 럭셔리 코드를 더한 남성 멀티 셀렉트숍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운영 중인 내셔널 잡화 브랜드와 수입 잡화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둔 ‘백인백’과 여성 멀티 셀렉트숍 ‘올리브핫스터프’외에 에프에이비와 손잡고 남성 일본 컨템포러리 편집숍 ‘디-코드’를 지난 시즌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20~30대 남성들을 위한 컨템포러리 편집숍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 오픈한 백화점 멀티 셀렉트숍은 패션 업체와 연계, 타겟 연령층을 낮추고 ‘대중화’와 ‘재미’를 더한 매장 구성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팝업 스토어를 멀티 셀렉트숍으로 꾸며 신진 디자이너나 동대문 디자이너 등과의 공동 작업으로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한 감성의 제품들을 소개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브랜드와 제품 구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멀티 셀렉트숍은
더욱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요구에 앞으로도 백화점 MD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얼마나 타 백화점 매장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지, 타겟층에 맞는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는지가 성공의 지름길이다.
자주 MD, 소프트 파워 시대의 해결책으로 가능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불황으로 국내 패션 기업들은 긴축 재정에 돌입, 신규 브랜드의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매출 부진에 따른 브랜드 철수가 심심찮게 생겨나면서 롱런 브랜드의 부재로 백화점 MD에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백화점 이미지 쇄신과 쾌적한 쇼핑 공간 제공 등으로 리뉴얼을 감행하고 있으나 이에 반해 넓어진 공간을 채워줄 브랜드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멀티 셀렉트숍이나 복합 매장 구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동시에 자주 MD에 대한 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자주 MD의 최대 장점은 소프트 파워 시대의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감성을 가진 브랜드 구성으로 각 백화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패션 업체 입장에서는 메인 백화점과의 코웍으로 공간 확보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일정 기간 동안 브랜드를 전개할 수 있는 계약으로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나타낸 자주 MD가 드물뿐더러 비용적인 문제 때문에 요구하는 입장과 요구당하는 입장 모두 반갑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은 남들과 다른 MD로 소비자들의 테이스트를 만족시키기 위해 NPB와 같은 자주 MD를 계속 요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직매입 백화점 안착 가능성은?
지난해 이랜드가 직매입 백화점으로 신 사업동력을 선포하면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이랜드가 제시한 직매입 백화점을 통해 유통 환경에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기존 백화점의 직매입과 PB 브랜드에 대한 의식 전환으로 긍정적인 면을 안겨줬다.
하지만 「구찌」 「프라다」 「루이비통」등 명품 브랜드의 직사입을 통해 다른 백화점 단독 매장보다 10~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해 매진 사례를 빚는 등 큰 이슈를 나타냈으나 NC 백화점에 입점한 이랜드 자사 브랜드와 타 브랜드는 큰 성과는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이랜드는 올해 NC백화점 1호점의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또 한번의 비상을 꿈꾼다. 지난해 4월에 인수한 그랜드백화점 강서점을 새단장해 오는 9월 말에 직매입 백화점인 NC백화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에 오픈하는 NC백화점 강서점은 명품 브랜드외에도 국내 브랜드를 최대화해 선보여 가격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백화점 유통, 브랜드와 상생 가능한 시스템으로
백화점은 빅 3 백화점을 중심으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개점이 예정되어 있는 지방 상권까지 유통 수를 계속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직매입 백화점도 수도권에 안착하게 되면 지방에도 추가로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규 브랜드보다는 멀티 셀렉트숍이나 자주 MD의 확대, 메가숍 등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 파워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업그레이드된 감성과 니즈를 적극 반영해 소비 가치가 가능한 공간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백화점은 건전한 유통 환경을 제공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해 브랜드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꾀해야 할 것이다.
<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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