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10-07 |
공정위-백화점, 수수료 싸움 2라운드 접어들다
비용부담 조사 등 전방위적 압박 … 백화점 두 손 들까?
공정거래위원회와 대형유통업체간의 판매수수료 싸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지난 10월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3사에게 가급적 주말까지 자율적인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마련할 것을 재촉구했다.
정채찬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롯데백화점 이철우, 신세계백화점 박건현, 현대백화점 하병호 대표이사와 만나 백화점 `빅3' 업체의 중소납품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위원장은 지난 9월 6일 11개 대형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및 공생발전 정신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3~7%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업계가 구체적인 실행안 발표를 미루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당초 합의에 따라 백화점 업체들이 중소납품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앞서 백화점 업체들은 9월 30일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마련, 공정위에 의견을 타진했으나 공정위는 합의정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공정위는 조만간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을 상대로 비용부담 전반에 대해 심층조사를 벌인다고 밝혀 전방위적으로 대형유통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날 3대 백화점 CEO를 다시 불러 모은 것은 판매수수료 인하 문제에 대한 공정위의 확고한 입장을 전달하고 구체적인 실행안 마련을 재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의 중소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문제와 관련, 우선 백화점 3사와 이 문제를 매듭지은 뒤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으로 단계적으로 접근, 해결을 모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를 3~7% 인하하겠다는 막연한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며 백화점들은 중소납품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서 공정위는 `빅3 백화점'에 대해 전체 납품업체 수와 이 가운데 대기업 및 중소납품업체 수를 토대로 품목별 및 납품업체 규모별 세부적으로 적용할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또 백화점 업계들이 판매수수료 인하 대상에서 제외한 `벤더업체(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납품을 대행하는 유통회사)'도 원칙적으로 인하 대상에 포함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백화점 CEO들은 "유통업계의 동반성장 및 공생발전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영업이익의 10%, 판매수수료 3~7%를 인하하라는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정위의 요구에 거듭 난감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백화점측에 영업이익의 10%에 해당하는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영업이익의 10%냐, 8%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중소납품업체에 도움이 되는 수준의 판매수수료 인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30일 백화점 업체들이 내놓았던 판매수수료 인하안은 백화점 영업이익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이 판매수수료 외에 부담하는 판촉비용과 백화점이 주요 명품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특혜 등이 공개되면 백화점이 중소납품업체를 희생시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음이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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