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9-05 |
[캐주얼] 하반기 SPA 브랜드와 전면전
이상기온, 불확실성, 대기업 경쟁 등 악재 노출
하반기 캐주얼 시장은 세계 경제 불황과 불규칙한 날씨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일어난 일본 대지진과 유럽 재정 위기, 중동 사태 등의 여파가 하반기로 이어진데다 올 여름 장마와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가 계속되면서 기대 이하의 매출 부진이 지속됐다. 여기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확산으로 인해 하반기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소비 감소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부자재가 상승과 글로벌 SPA 브랜드의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한 패션시장의 성장 둔화 속에서도 스포
츠와 아웃도어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아웃도어가 전 연령에 걸친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확대됨에 따라 이 같은 트렌드가 캐주얼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캐주얼 시장은 대형 신규 브랜드들이 잇따라 런칭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지난 몇 시즌간 신규 브랜드의 출범이 뜸했던 캐주얼 마켓은 올 하반기 게스홀딩스코리아, 엠케이트렌드, 지오다노코리아 등 캐주얼 복종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문기업들이 대거 신규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여기에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세 확장과 국내 대기업들의 SPA 마켓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SPA 브랜드와 대기업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기온의 일상화… 날씨 대응력 요구
최근 패션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바로 ‘날씨’다.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 등 기후변화에 따른 전략 수정을 감행했던 패션 업계는 올 여름 지속된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기대 이하의 매출을 경험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패션업계는 기존의 사계절 시즌 기획을 전면 수정하고 새로운 사이클에 맞춘 기획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한 패션 관계자는 경기 침체보다도 날씨를 더 큰 변수로 들었다. “실제로 경기불황과 소비위축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기침체가 지속되어온 지난 10년 간의 패션시장을 돌이켜보면 불황 속에서도 패션소비는 꾸준히 이어졌다. 결국은 시장 파이 확보가 관건”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상기온이다. 올 여름 불규칙한 아열대성 기후가 지속되면서 티셔츠와 바캉스 용품 등 시즌 아이템으로 매출을 기대했던 많은 브랜드들이 사실상 여름 장사에 실패했다. 하반기에도 날씨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가을, 겨울 물량 운용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9월 초까지 늦더위가 지속되다 10월 서리가 얼면서 본격적인 동절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하반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겨울 물량 기획을 강화하고 선 출고를 통한 매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반면 가을이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간절기 물량은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특히 매출을 주도하는 몇몇 주력 아이템을 중심으로 대 물량을 기획하는 캐주얼 브랜드에게 날씨는 매출 등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앞으로는 유연한 날씨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기획 적중력을 높이는 핵심 경영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마켓의 성장도 캐주얼 마켓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시장 타겟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면서 보온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패딩과 다운점퍼의 수요가 아웃도어 마켓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캐주얼 브랜드들은 이들 아이템의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야상점퍼와 코트 등 경쟁력 있는 아웃터들을 중심으로 겨울 매출에 대비하고 있다.
SPA 영향력 확대… 대기업 경쟁 합류
「유니클로」 「자라」 「H&M」 「망고」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본격화된 SPA 브랜드의 영향력은 캐주얼 마켓에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로 올해 4천억원의 외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니클로」는 오는 11월 명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국내시장에 「자라」와 「마시모두띠」를 선보인 인디텍스 역시 지난 8월 26일 디큐브시티에 「버시카」와 「풀앤베어」 「스트라디바리우스」 등을 동시 런칭해 영 캐주얼 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여기에 국내 상륙 시점을 조율했던 아베크롬비&피치의 「홀리스터」가 내년 초에 오픈할 여의도 IFC몰에 첫 선을 보인다는 소식이다.
국내 대기업의 SPA 사업 진출도 본격화된다. LG패션이 계열사 LF 네트웍스를 통해 9월초까지 「제
덴」 매장을 15개 오픈하는데 이어 내년 S/S에는 제일모직이 계열사 개미플러스를 통해 「에잇세컨즈」를 런칭하는 등 SPA 브랜드를 앞세운 대기업 브랜드의 캐주얼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될 조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이마트 PB로 운영하던 「디자인유나이티드」를 내년 S/S 독립 브랜드로 선보이기 위해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사업전략
결정 속도가 빠른 자회사를 통해 SP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과 소싱력, 영업력 등을 바탕으로 캐주얼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전문 중소기업들이 리드하던 캐주얼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 하반기 성장 조닝으로
스트리트 캐주얼과 스포티브 캐주얼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 조닝이 하반기 캐주얼 시장의 새로운 성장 조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캐주얼 마켓의 호황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일리시 조닝의 상승무드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볼륨 캐주얼 시장과 진 캐주얼 시장은 기존의 빅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고착된 시장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규모가 대폭 축소됐던 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 조닝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올 F/W 스포츠 라이프스타일과 스트리트 컬처 등 독자적인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운 신규 브랜드가 대거 등장해 이 조닝의 외형 확대와 성장이 기대된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 새롭게 등장한 신규 브랜드를 살펴보면 S/S에 「홀하우스」 「코데즈컴바인 하이커」 「라코스테라이브」 「수퍼드라이」 「베이프」 「MF」가, F/W에는 「NBA」 「핀앤핏」 「버튼」 「퀵실버」 「록시」 등이 런칭해 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 조닝의 집중도가 높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유니섹스 캐주얼 시장의 성장률은 15%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유니섹스 캐주얼 조닝은 지난해만해도 상위 4개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장악했을 만큼 정체된 시장이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한 마켓 확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판도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니섹스 캐주얼 조닝의 부활은 대형 SPA 브랜드의 사세확장과 아웃도어 마켓의 성장 등에 밀려 점차 입지가 낮아지고 있는 캐주얼 기업들의 차별화된 대응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레저 스포츠와 캠핑, 아웃도어, 익스트림 스포츠 등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의 시장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명확한 문화와 스토리를 지닌 스포티브 모티브가 스트리트 문화와 연계해 브랜드로 풀어내기 용이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상반기 20~30%대의 신장률을 보인 스타일리시 캐주얼 시장은 하반기 「지바이게스」 「존H폴햄」과 「컨셉원」 등 기존 브랜드의 라인 확대와 글로벌한 컨템포러리 무드의 도입이 예상됨에 따라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성 중심의 영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들의 활약이 예상된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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