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8-11 |
구찌, 아르마니, 베르사체 품을 수 있을까?
남유럽 재정 위기, 국내 대기업 명품 브랜드 M&A 노린다
국내 대기업이 「구찌」「조르지오 아르마니」「베네통」「베르사체」「페레가모」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최근 국내 대기업이 해외 명품 브랜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남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글로벌 유명 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자 이들 명품 브랜드를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일부 국내 기업들이 마켓 리서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국내 기업들은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국내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이랜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만다리나 덕(Mandarina Duck)」을 인수했고, 휠라코리아는 지난 5월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Titleist)」와 「풋조이(Foot Joy)」를 소유한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국내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국내 직진출과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국내 패션시장의 환경, 그리고 중국, 인도,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다목적 카드로 해외 패션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국내 패션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패션기업 및 패션 브랜드 인수, 그리고 글로벌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국내 경제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휠라코리아와 연합 전선 형성한 ‘미래에셋’의 행보에 관심 집중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 M&A에 대한 소문의 진원지는 ‘미래에셋’이다.
지난 5월 휠라코리아와 함께 세계 1위 골프용품회사인 ‘아큐시네트’를 인수한 미래에셋은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이탈리아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이탈리아가 최근 유럽 남부를 강타한 재정 위기에 휘말려 글로벌 유명 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자 이들 명품을 헐값에 사들일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인수전에 뛰어들라고 실무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는 「구찌(Gucci)」와 「아르마니(Armani)」 「베네통(Benetton)」 「에스카다(escada)」 「베르사체(versace)」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등이다. 그러나 어떤 명품이 매물로 나왔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은 명품 인수 계획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보안 유지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미래에셋이 이탈리아 명품 인수에 나선 것은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류와 신발, 화장품, 주방가구 등 명품은 중국에서 골프 제품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남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매물로 나온 글로벌 유명 회사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M&A를 여부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 포문 이랜드가 열다
이탈리아 「만다리나덕」인수
이랜드는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만다리나 덕(Mandarina Duck)」을 인수했다.
이랜드는 지난 7월 19일 「만다리나 덕」을 소유한 이탈리아 부라니(Burani) 그룹과 「만다리나 덕」의 지분 인수 본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금융부채를 포함해 약 700억원 정도로, 2008년 부라니 그룹이 전 대주주인 핀덕(Finduck) 그룹으로부터 「만다리나 덕」을 인수하면서 지불했던 5천600만 유로(약 84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싼 금액이다.
부라니 그룹이 이처럼 매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만다리나 덕」 매각을 감행한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그룹의 경영난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다리나 덕」의 직접 대주주인 안티치 펠레티에리는 현재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며, 매출 성장률이 2008년 -10%, 2009년 -42%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최근 주요 국가의 재정위기 등으로 많은 유럽기업들이 싼 가격에 브랜드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며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만다리나 덕」을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비록 「만다리나 덕」의 재무적 가치가 훼손돼 있지만 현재 4천200여개에 달하는 중국 내 판매망을 이용할 경우 「만다리나 덕」의 정상화는 무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한 이랜드는 이에 앞서 스코틀랜드의 니트웨어 전문 ‘록캐런 오브 스코틀랜드’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휠라 ‘아큐시네트’인수로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지난 5월 20일 미래에셋과 함께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Titleist)」와 「풋조이(Foot Joy)」를 소유한 아큐시네트를 인수한 휠라코리아는 ‘미국 시장’에 이어, 신규 시장 개척과 대형 유통망 확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휠라코리아는 지난 6월 23일 유럽을 비롯한 ‘EMEA(Europe·Middle East·Africa: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의 신규 라이선스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이 지역의 조직 개편과 유통 재정비를 끝내고 유럽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골프볼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 및 골프장갑 브랜드인 「풋조이」는 세계 골프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타이틀리스트」는 1949년 이후 62년 동안 세계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미국시장 점유율은 약 60.9%로, 시장 점유율 9% 수준인 2위 업체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큐시네트는 미국 상장회사인 포춘 브랜즈(Fortune Brands)의 자회사로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그리고 퍼터로 유명한 「스코티 카메론(Scotty Cameron)」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연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휠라의 축적된 노하우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큐시네트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휠라코리아도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A 통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 노린다
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인수 추진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글로벌 유명 회사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또 국내 패션시장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국내 직진출로 위기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인도,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다목적 카드로 글로벌 유명 회사와 브랜드 인수는 매력적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패션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패션기업 및 패션 브랜드 인수, 그리고 글로벌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국내 경제 환경도 M&A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다.
또한 휠라코리아의 ‘휠라’ 본사 인수와 성주D&D의 「MCM」, 태진인터내셔날의 「루이까또즈」의 성공적인 인수 등이 국내 패션기업들이 해외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해외 브랜드 M&A 사례로는 2009년 이랜드의 「벨페」를 비롯, 2009년 코오롱의 「헤드」한국 상표권 인수와 LG패션의 「라푸마」한국 상표권 인수, 에델바이스의 「아이더」한국 상표권 인수, K2의 「아이더」한국 상표권 인수, 그리고 2010년 남영비비안의 「바바라」인수 등을 들 수 있다. <허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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