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7-14 |
여성 영캐주얼 시장 노후화, 무엇이 문제인가?
착장 스타일링 변화…글로벌SPA와 멀티 셀렉트숍으로 소비이탈
여성 영캐주얼 시장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몇 년전부터 20대 초중반 메인타겟 이탈현상이 확산, 노후화의 길을 걸었던 영캐주얼 시장은 올해들어 대다수 브랜드들이 매출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착장방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변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셋업 비중이 높은 정형화된 영캐주얼 브랜드의 침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등 몇 년동안 여성복 시장을 독점해왔던 이들의 독점적 지휘가 흔들리고 있다. 컨셉과 아이덴터티가 불명확한 브랜드와 영베이직군 브랜드의 매출 침체 현상은 더욱 커졌다.
「자라」「H&M」「포에버21」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영토확장과 「에이랜드」「랩」「라빠레뜨」등 멀티 셀렉트숍 브랜드의 인기와 맞물려 영캐주얼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고, 착장 스타일링과 매장운영 방식 등 각종 문제점들이 노출되며 젊은 소비층의 유입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또 최근들어 홍콩 세일기간 또는 해외시장 시즌오프에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로 검색해 국내 백화점 매장 브랜드가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정착되어 가격 저항감이 커지고 동시에 국내 브랜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진부한 착장 방식은 가라!
여성 영캐주얼 매출하락 심각
브랜드 가치와 소재 퀄리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0~40대 여성 소비자와 달리 젊은 소비층은 백화점의 가격 부담이 큰 영캐주얼, 영캐릭터 브랜드보다「자라」「H&M」매장에서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거나 재미요소가 있는 대중적인 멀티 셀렉트숍으로 일제히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20대 초반 젊은 소비자들은 스타일링, 트렌드에 관심이 높고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패션 관련 사이트 보는 것을 즐기며,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의 소셜 네트워크로 실시간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만의 다양한 스타일링을 통해 개성을 표출하고 싶어한다.
그동안 소비시장을 이끌었던 백화점에 입점된 기존 영캐주얼보다 대중적인 멀티 셀렉트숍을 통해 다양화된 라이프스타일 감성과 만족감을 충족받기 때문이다.
단일 브랜드 매장에서 제안하는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진부한 착장 방식으로는 더 이상 똑똑해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워졌다.
특히 물가상승과 실질 소득 감소로 상품과 서비스 지출비용이 줄어든 젊은 소비층들에게 이들 멀티 셀렉트숍은 보세부터 디자이너, 해외 브랜드, 빈티지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스타일과 트렌드가 반영된 상품을 부담없는 가격에 제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매장구성으로 소비층을 흡수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가 제안하는 믹스매치의 스타일링에 익숙해지고, 중심상권마다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멀티 셀렉트숍의 등장은 소비자들 착장 방식에도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어덜트 소비자와 달리 이들은 유명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고 동대문, 보세매장, 온라인을 넘나드는 구매행태를 보이며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개성있고 독특한 아이템 몇벌을 구매함으로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멀티 셀렉트숍, 소비자 착장방식 바꿔놓다
스타일링으로 경쟁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편 브랜드와 인지도, 상품 퀄리티의 경쟁을 넘어 바야흐로 스타일링으로 경쟁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나치게 과장된 스타일과 정형화된 연출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담스러움을 느끼게 만들고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이미지를 만드는 요소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크하면서 틀에 박혀있지 않고 때와 장소에 따라 조금씩 스타일을 달리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함과 동시에 브랜드와 라벨에 관계없이 믹스매치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스타일을 구현해내는 소비층의 확산이 영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무심한듯 시크하게 멋을 낸 그들의 패션은 철저히 계산된 스타일링의 결과물이며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영캐주얼 브랜드의 기획방식 변화를 요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꾸민듯 꾸미지 않는듯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스타일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점점 복잡 다변화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비용 구조의 브랜드 제조 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가격과 스타일링, 즐거움의 요소를 담아내야 할 것이다.
랩 등 멀티 셀렉트숍, 영시장을 위협한다
아이올리의 SPA형 다국적 멀티 셀렉트숍 「랩(LAP)」이 단숨에 스타텀에 오른 이유도 소비자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 요구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랩」은 획일적인 유통구조를 벗어나 역발상 멀티 셀렉트숍 브랜드로 출발, 런칭과 동시에 패션 유통가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기획, 소싱, 판매방식 등 모든 법칙을 바꾼 신개념 유통 브랜드로 지난 3월 신세계 강남점에 오프라인 1호점을 오픈했다. 오픈이후 월평균 5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난 6월에는 5억8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영캐주얼 시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폭넓은 연령대를 흡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랩」은 올 하반기 백화점 4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며 2012년부터 본격적인 볼륨화 전략에 나선다. 2012년 20여개, 2013년 30여개의 매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점포수 확장 보다는 개 매장당 매출 효율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201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1천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며 2013년부터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과 함께 온라인(www.hpkorea.com) 매출까지 중장기적으로 3천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랜드, 플로우 등의 중가 멀티 셀렉트숍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려한 매장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소수의 패션리더와 소득수준이 높은 상위계층에게 어필했던 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로 시작된 멀티 셀렉트숍은 가격 부담이 크고 부담스러운 분위기로 젊은 소비층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공간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가의 멀티 셀렉트숍은 재미와 친근감있는 대중적인 멀티 셀렉트숍으로 영캐주얼 마켓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에이랜드의 경우 명동 1호점부터 시작하여 압구정,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점에 이어 지난 7월1일 이대점을 추가 오픈하는 등 주요상권으로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중동점까지 입접하는 등 백화점 유통가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패션 관계자들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다양화로 본사 주도의 디자인 기획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급자 중심의 매장운영으로는 소비자의 요구를 담아내기도 힘들고 더 이상 디자이너 손에서 만들어진 상품에 의존해서는 새로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매장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구입해 소비자가 또다시 재창조하는 시대인만큼 오픈 소스 방식의 기획전략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류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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