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6-17 |
[특집3] 대중문화, 패션산업으로 침투하다
컨텐츠 경쟁으로 진화··· 한시적 Pop-Up 소비 대비해야
스마트 시대 매스미디어의 파급력이 높아지면서 연예, 오락, 스포츠 등을 기반으로 한 대중문화가 경제산업의 한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와 소셜네트워크가 가져온 미디어의 다변화는 대중간의 소통을 극대화시킨 한편, 각자의 취향과 생활 패턴에 따라 개인이 미디어를 취사선택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시·공간을 초월한 대중문화의 전파에 따라 지구 저편에서 한국의 팝 문화에 열광하는 신한류 열풍이 일면서 대중문화는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MP3에 음악을 담아내듯 방송을 자유롭게 시청하고, TV 시청과 인터넷, SNS, 쇼핑이 동시에 가능한 스마트 TV가 보급화되면서 기업들의 매스미디어에 대한 접근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넘쳐나는 미디어 홍수 속에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아이디어와 컨텐츠 개발이 요구됨에 따라 기존의 스타마케팅과 PPL 마케팅으로 정의된 매스미디어 마케팅 역시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등으로 한층 더 진화되는 추세다.
대중문화,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
매스미디어 산업을 잠식하다
최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는 K-POP 콘서트의 연장 공연을 요구하는 이색적인 시위가 열렸다.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연이 예매 시작 15분만에 매진되면서 소동이 빚어진 것. 유럽 전역에 불고 있는 이 같은 열풍에 대해 영국 국영방송 BBC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삼성에서 ‘카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스마트 디바이스, 소셜네트워크가 일으킨 스마트 혁명은 기술적·국가적·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통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대중문화 역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매스 미디어 방식보다 훨씬 자유로운 소통 속에 다양한 문화가 받아들여지고 융합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이 시공간을 넘어선 문화적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POP이 신한류 컨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삼성과 LG의 가전제품과 휴대폰, 현대자동차로 대표됐던 한국의 브랜드 파워가 이제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 카라,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와 같은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POP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부의 '2010 콘텐츠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컨텐츠 수출에서 공연을 포함한 음악산업이 급성장세를 기록(전년 대비 158.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대중문화 컨텐츠가 세계인들에게 어필하면서 아이돌 그룹이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는 어지간한 중소기업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하나의 경제산업으로서 더욱 체계화, 조직화, 세계화되어 문화상품으로서 철저히 기획·유통되는 추세다.
비단 한류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중문화의 관심과 파급력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툴이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관심과 흥미를 빠르게 도모할 수 있는 매스미디어와 연예인에 대한 위상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그 동안 철저히 우상화됐던 연예인들은 솔직함과 리얼리티를 무기로 자신들의 사생활과 철학, 정치적 소신 등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제 연예인은 우상이 아닌 자신과 동일화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로서 대중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문화적 가치를 키우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디어를 향한 대중의 관심 역시 대중과 스타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 리얼리티를 강조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박난 ‘간 때문이야!’
PPL·스타마케팅 ‘컨텐츠’로 진화한다
다채널 미디어의 등장은 소통의 역할을 극대화시킨 한편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방식을 변화시켰다. 미디어 홍수 시대에 대중은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미디어를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사람들은 본 방송을 시청하는 대신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VOD와 인터넷 동영상 클릭 등을 통해 언제든지 엔터테인먼트를 즐긴다.
특히 스마트 기기를 통한 소비자의 고의적 광고회피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프로그램 전후에 삽입되는 전통적 광고방식 대신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로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이 새로운 마케팅 툴로 떠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미디어의 광고규제가 법적으로 완화되면서 제한적으로나마 프로그램 내 직접광고가 가능해진 것도 마케팅 방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단순한 PPL과 제작지원을 넘어선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라는 필터를 통해 대중의 거부감을 희석시킨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부상하면서 제작자와 협찬사, 시청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하고 자연스럽게 오락과 광고를 겸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매스미디어 마케팅의 성공관건이 되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은 지난 겨울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배경이 된 백화점으로 청량리점과 본점, 에비뉴엘점을 제공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청량리점의 경우 방영기간 동안 일 매출이 평균 1억원 이상 신장했으며, 특히 드라마의 주 시청 층인 20~30대 여성고객들이 늘면서 여성 영 캐주얼 의류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5.5%나 신장했다.
화장품 브랜드 「리앤케이」와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은 한층 더 진화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적용하고 있다.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와 ‘동안미녀’를 각각 제작지원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주요 배경이 되는 화장품 회사와 패션회사 신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브랜드명과 제품들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단순한 제작지원이 아닌 드라마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간접광고가 갖는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연예기획사 iHQ와 마케팅 제휴를 맺고 톱스타 한예슬, 송승헌을 기용한 광고와 공격적 PPL을 전개한 결과, 런칭 3년 만에 동종업계 내 매장 수 1위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죄다 카페베네만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간접광고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카페베네의 전략은 매스미디어가 산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이와 함께 광고 스스로 컨텐츠가 됨으로써 소비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유통수단으로 브랜드를 활용하는 브랜드 통합 마케팅 개발도 중요해졌다. 우루사의 광고는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개발에 가장 적중한 광고사례다.
우루사는 축구선수 차두리를 기용한 광고가 대히트를 치면서 상반기 매출이 60% 이상 신장해 올 1/4분기 157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광고에 등장하는 일명 ‘간 때문이야’ 송은 온라인을 통해 회자되고 패러디되면서 급기야 디지털 싱글로 발매되고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는 히트곡으로 떠올랐다. 대중들은 이 노래를 우루사의 CM송이 아닌 재미있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패션마케팅 매스미디어 선점 경쟁 치열
한시적 Pop-up 소비 대비해야
패션업계 역시 보다 진화된 형태의 스타마케팅과 PPL을 통해 매출탄력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스타일리시한 연예인이나 인기 드라마 등에 노출된 제품들이 완판과 리오더를 반복하며 브랜드의 전체 매출을 끌고 가는 양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미디어 노출에 따른 즉각적 매출반응은 요즘과 같은 불황의 시대 패션기업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따라서 스타와 매스미디어를 선점하려는 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패션 마케터들은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이야말로 투자 대비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자금과 지원 면에서 큰 역량이 요구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의 경우 전략 특성상 막대한 자금력과 마케팅 조직력을 지닌 대기업에게 편중될 수 밖에 없는 점은 매스미디어 마케팅 역시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폭발력만큼 한시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매스미디어의 유행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에 등장한 상품과 연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완판(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려 없는 상태) 기간은 3분의 1로 줄고, 매출 속도는 3배 가량 증가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제작지원으로 3억원을 협찬했다. 이 중 다운재킷 3종은 방송 후 초기물량 2000여점이 모두 팔렸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29만∼45만원에 재킷당 초기물량이 700여점인 것을 감안하면 120만원을 투입해 8억4000만원을 번 셈이다. 「몽벨」 측은 "통상 '잘 팔린다'고 소문난 상품이 완판에 이르기까지는 3개월이 걸린 반면 해당 제품은 완판 기간이 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판매속도가 3배 정도 빠른 수치”라고 밝혔다.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에 제품을 협찬한 주얼리 브랜드 「미니골드」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보통 인기제품의 초기물량이 소진되는데 한 달이 걸리는데 반해 드라마에 협찬한 ‘샤비쥬 트리샤’ 귀걸이와 ‘샤비쥬 텔라’ 귀걸이의 경우 방송 이후 10일 만에 완판됐다.
매스미디어 마케팅의 폭발적 매출반응은 대중문화가 지닌 속성과도 일치한다. 극히 소비적이고 찰나적인 대중문화는 그만큼 빨리 유통되고 소모품화된다. 즉각적 만족을 얻을 수는 있지만 새로운 대중문화 상품이 등장함과 동시에 그 생명력을 잃고 만다.
매스미디어 마케팅 역시 대중문화의 파급력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인 만큼 동일한 유통기한을 지닌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마케팅을 추진함에 있어 소비되고 교체되는 주기를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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