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1-06-15

[특집4] 이제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시대다

방송법 개정으로 PPL마케팅 대변화, 스토리텔링으로 진화


PPL마케팅이 수월해졌다?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브랜드 로고가 그대로 노출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브랜드명이나 로고는 테이프 또는 모자이크 처리로 가려야 했으나 요즘에는 아예 대놓고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10년 1월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PPL(간접 광고)의 허용 범위가 넓어진 이유에서다.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 전체 시간의 5%에 화면크기 1/4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프로그램 제작 협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특히 아이돌이나 톱스타가 출연해 이슈가 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PPL 마케팅을 펼치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되고 있는 것.

또한 방송법 개정으로 국내에서도 이제는 단순한 PPL을 넘어서 광고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한 단계 진화된 마케팅 기법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까지 가세하면서 PPL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 PPL 시장 판도 뒤흔들었다 

PPL(Product Placement) 즉 간접 광고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영화, 드라마 등에 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등장시켜 홍보하는 광고기법이다.

과거에는 인물이나 배경을 위한 협찬된 소품의 기능이었던 반면 1980년대 헐리우드 영화 ‘ET’로 본격적인 PPL 시장이 형성되면서 국내에서도 1990년대부터는 브랜드 노출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PPL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방송법 개정 이전까지 제약되는 부분이 많아 브랜드명은 물론 로고까지 노출하는 것은 방송법에 위반되는 행위로 간주됐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로고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상품을 홍보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제작 협찬사였던 청정원은 브랜드명을 사람 이름으로 연결시켜 친근하게 접근했던 광고 프로모션과 동시에 이 드라마 주인공 딸 이름을 ‘정원’으로 짓고 간접 홍보를 하는 방법을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이 제약이 따른 PPL이었지만 점차 기업이 대중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일방형 커뮤니케이션에서 IT의 발달과 대중의 적극성과 사고의 전환으로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뀌어지면서 대중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점차 증가하게 되었으며 효과 또한 커지게 됐다.

이에 PPL 인기가 새로운 방송법 개정안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매체에 로고를 방출하기 시작했으며 PPL 효과는 ‘완판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공식적인 PPL, 폭발적인 매출 상승 이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PPL에 참여한 업체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 가운데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이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PPL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서 발간하는 KOCCA 포커스 4월호에서는 「몽벨」을 상품형과 인물형, 배경형에 맞는 적절한 PPL로 평가했다.

「몽벨」은 단순히 상품을 드라마에 노출시키는 활동과 스턴트우먼이라는 극 중 길라임의 직업에 맞는 의상으로 브랜드를 빈번하게 노출시켰으며, 오스카가 암벽 등반을 하는 장면이나 사인회 등을 통해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이 같은 형태의 PPL은 드라마의 스토리에 연관됨은 물론이고 파급 효과도 뛰어나 「몽벨」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예상 목표액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11번가(www.11st.co.kr)도 ‘시크릿 가든’ 속 주인공이 착용한 가방과 인형을 판매해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서는 「루이까또즈」가 수혜자로 첫 회에 등장한 스퀘어백은 ‘윤은혜 가방’으로 이름을 알리며 방송에 나온 지 1주일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남겼다.

이민호를 스타덤에 올린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빈폴」이 참여해 인기를 모았고, 이민호의 또 다른 출연작인 MBD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개취룩’으로 「트루젠」이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이어갔다. 이에 「트루젠」은 최근부터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시티헌터’에도 제작 지원에 나서면서 브랜드 전속모델인 이민호를 활용한 PPL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패밀리가 떴다’에 이효리에 신고 나왔던 「뉴발란스」 운동화도 매진 사례를 빚어냈고,  ‘1박2일’ 출연진들이 입고 나온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 재킷 등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PPL도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PPL이 한창이다. 「폴햄」은 ‘슈퍼스타K 2’의 협찬으로 매출 상승세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며, 오는 8월에 예정인 ‘슈퍼스타K’ 시즌 3은 빅뱅의 지드래곤을 스타일 멘토로 한 「빈폴」이 후원하면서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위대한 탄생’은 「헤지스」가 공식 협찬사로 나서면서 ‘위대한 스타일을 찾아라’, ‘위대한 Talk! Talk!’ 이벤트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공식적인 홍보성 PPL이 아닌 자연스럽게 노출을 유도하는 파트너십으로 PPL을 진행하는 경우도 주목할만하다.

에스제이듀코의 「에스.티.듀퐁」셔츠는 SBS 드라마 ‘스타일’에 류시원과 ‘시크릿 가든’에 현빈, MBC ‘로얄패밀리’에 지성 등에 셔츠와 타이를 제작 협찬해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 제품들은 판매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요청으로 똑같은 디자인으로 제작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같은 경우는 조건에 의한 제작협찬이 아니라 스타나 스타일리스트의 친분으로 진행해 기존 PPL과는 다른 ‘파트너십 PPL’로 차별화를 뒀다.

파트너십 PPL을 통해 스타는 홍보성 대가없이 셔츠와 타이를 제공 받을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노출 효과에 따른 매출 상승으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시대다


최근 방송법 개정에 탄력을 받은 기업들은 기본적인 PPL 마케팅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방법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제품 또는 브랜드를 광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이 투자해 만드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을 가리킨다.

이를 마케팅 기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으로 단순한 PPL로 제품을 노출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종 엔터테인먼트 장르에 접목시켜 스토리 속에 브랜드 이미지를 투영시켜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은 제품의 홍보와 목적만을 위해 행해지는 일부 무분별한 PPL이 영화나 드라마 흐름과 몰입에 방해를 준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잠재울 수 있는 PPL의 진화된 형태로 일반 광고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도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정보 전달형의 광고보다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를 담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을 담아내 대중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 기존 PPL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세정의 「올리비아로렌」과 「센터폴」은 KBS 드라마 ‘동안미녀’에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기법을 접목했다.

패션 회사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는 ‘동안미녀’에서 세정은 「올리비아로렌」과 「센터폴」 브랜드명과 로고를 노출시키고 있으며 세트장 대부분을 자사 제품으로 채워 구성했다.

이에 대해 브랜드 관계자는 “‘동안미녀’의 인기와 더불어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젊은 고객층에게도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될 것으로 보이며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웅진코웨이도 코스메틱 브랜드 「리엔케이(RE:NK)」를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에 접목시켜 선보이고 있다.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주인공이 런칭한 화장품 브랜드로 「리엔케이」가 소개되면서 브랜드명과 화장품 용기 등이 그대로 노출돼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PPL 마케팅은 성공한다


이 같이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은 간접광고와 프로모션을 연계한 새로운 형태로 패션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다.

이 마케팅 기법은 브랜드와 제품 홍보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대상에 ‘스토리’를 담아낸다는 점이다.

스토리가 있는 PPL은 받아들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제품에 친숙하게 접근 가능하고,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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