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5-20 |
[마켓 리포트] 여성 뉴 어덜트, 황금시장으로 뜬다
신원, 제일모직, LG패션 등 참여 러시
최근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중·장년층 여성고객들의 소비 파워가 커지면서 여성 어덜트 마켓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나우(New Older Women)족, 루비(RUBY : refresh + uncommon + beauty + young)족 등 신조어를 낳으며 주목할만한 신흥 소비층으로 부상한 뉴 어덜트 소비자들은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를 앞세워 기존의 어덜트 마켓을 보다 젊고 활기차게 바꿔놓고 있다.
‘젊음’과 ‘자아실현’이라는 변화된 코드로 무장한 뉴 어덜트족은 기존의 패션기업과 유통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고령의 시니어 스타일이 아닌, 실제 나이보다 젊고 모던한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새로운 어덜트 스타일을 리드하고 있다.
여성복 시장의 지속되는 성장 둔화와는 반대로 뉴 어덜트 소비자들을 겨냥한 여성 어덜트 마켓은 고신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동안 영 캐주얼을 근간으로 한 SPA형 브랜드 개발에 관심을 쏟았던 패션 기업들도 뉴 어덜트 마켓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런칭을 앞두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신규 여성복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신원(대표 박성철)이 「이사베이 드 파리(ISABEY de PARIS)」로 어덜트 밸류 마켓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LG패션(대표 구본걸)이 「타운젠트W(가칭)」. 제일모직(대표 황백)이 「르베이지(Le Beige)」에 이은 시니어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 등 중·장년층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의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브랜드들은 전개형태와 유통전략 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모두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하는 뉴 어덜트 여성복 브랜드라는 점과 그 동안 여성복 사업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패션 대기업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 시니어, 소비시장의 핵으로 부상
뉴 어덜트 시장을 리드하는 뉴 시니어세대는 은퇴를 앞둔 4050세대로 이미 은퇴한 기존의 실버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 새로운 세대다. 뉴 시니어 세대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검소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이전의 실버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소비경험을 바탕으로 여유있는 자산과 건강, 적극적인 소비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은퇴를 맞아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특성을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 중 뉴 시니어 세대의 비중은 14.4%를 넘어섰고, 가구주가 뉴 시니어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국내 전체 소비의 22.5%에 이른다.
실버 세대와는 달리 고등교육을 받은 비중이 높은 뉴 시니어 세대는 해외문화가 유입되고 한국영화와 대중음악이 전성기를 누렸던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1980년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이후 '3저 호황' 아래 고도 경제성장을 경험했으며, 1980년대 후반 가정 형성기에는 부동산 붐을, 2000년 이후 중년의 자산 축적기에는 자산시장 팽창을 고스란히 누렸다. 2010년부터 은퇴 시기를 맞으며 삶의 여유를 되찾은 뉴 시니어들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깊은 향수를 느끼고 있다.
이들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일군 세대로 소비에 익숙하며 다양한 문화 컨텐츠 활용에 능숙하고 해외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도 높다. 또한 건강, 미용, 패션, 뷰티, 문화생활 등 자신을 위해 적극 투자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가운데 50대 고객 대상의 매출은 22%가 늘었다. 올 1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전국 28개점 2967만여 건의 소비자 구매 행태를 분석한 결과도 50대 소비자는 1인당 구매액이 87만7000원으로 29세 이하보다 2.25배나 많았다.
또한 지난해 롯데백화점 영 캐주얼 부문의 매출을 주도한 것은 20~30대가 아닌 50대였으며, 롯데카드와 롯데멤버스카드를 분석한 결과도 40~60대 대상 영캐주얼 의류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됐다. 이는 뉴 시니어층이 소비의 핵으로 부상한 동시에 젊음을 추구하는 중·장년층의 변화를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르베이지」 등 뉴 어덜트 브랜드 뜬다
디자이너부띠끄, 세컨 브랜드 런칭 붐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여성을 타겟으로 조닝을 구성해온 백화점 3층에는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디자이너부띠끄존이 대폭 축소된 대신 그 자리를 수입 브랜드로 채운 것. 백화점 내 중·장년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닝의 브랜드들이 매출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마인드 에이지가 낮아진 40~50대 중년 여성들의 니즈를 간파하지 못하고 기존의 알록달록하고 정형화된 실버룩을 제안하는 노후화된 MD에서 벗어나지 못한데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2009년 S/S 등장한 「르베이지」는 4050세대 루비족을 겨냥한 젊은 감성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중·장년층 여성 고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머추얼(Mature) 캐릭터 여성복 「르베이지」는 조기에 중·장년층 여성복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뉴 어덜트 조닝이라는 새로운 조닝을 탄생시켰다.
「르베이지」는 ‘감성은 30대, 사이즈는 50대’라는 브랜드 모토에 맞춰 가볍고 고급스러운 소재, 체형을 보완한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으로 중·장년층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런칭 첫해인 2009년 120억원, 2010년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상품 변화를 통해 기존의 40대~50대 뉴 시니어 세대뿐만 아니라 30대까지 고객층을 확대해 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르베이지」의 성공은 기존의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수입이나 캐릭터 커리어 조닝 등으로 옮겨간 브랜드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다. 상품의 감도와 퀄리티, 가격대, 사이즈를 적절하게 맞춰 여러 조닝으로 흩어졌던 소비자들을 다시 집결시킨 것이다.
제일모직은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의 성공적 안착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런칭을 목표로 새로운 시니어 층을 위한 여성복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브랜드와 같이 베이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 뉴 어덜트 마켓의 성공 관건이 되면서 기존의 부띠끄 브랜드들도 세컨 브랜드를 런칭, 젊은 감각의 뉴 시니어 층을 겨냥한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백화점들이 뉴 어덜트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존을 신설한 것도 이들 브랜드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마담포라(대표 이병권)는 지난해 4050세대를 겨냥한 「엠포라(M.POLLA)」를 런칭했다. 기존의 60대 이상을 메인 타겟의 정장을 위주로 하는 「마담포라」를 보다 젊고 트렌디한 스타일링으로 재해석한 「엠포라」는 젊은 감성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젊은 마인드를 지닌 시니어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F/W 패션쇼를 통해 공격적인 브랜딩을 선포한 「엠포라」는 기존의 「마담포라」 내 숍인숍으로 전개해온 유통 전략을 강화해 수도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단독 매장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김영주」는 지난해 8월 세컨라인인 「셀레브 by 김영주」를 런칭해 고감도의 비주얼 캐주얼을 제안하고 있다. 그 동안 숍인숍 형태로 마켓 테스트를 마친 이 브랜드는 지난 2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독립 매장을 런칭하고 본격적인 브랜딩에 나섰다.
백화점 3층, 뉴 어덜트존으로 교체
특화된 조닝으로 뉴 시니어 지갑 연다
마인드 에이지가 낮아진 40~50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백화점들의 변화도 분주하다. 백화점들은 뉴 어덜트를 겨냥한 새로운 MD를 개발하고 별도의 존을 구성해 차별화된 쇼핑환경 제안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청량리점에 ‘뉴 디자이너 캐릭터존’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영등포점에 존을 추가했으며, 하반기 잠실점 등으로 해당 존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9일에는 본점 8층에 85평방미터 규모의 시니어 전용 편집매장을 오픈했다. 이미2007년 실버 매장을 8개월 정도 운영한 바 있는 롯데백화점은 종전의 의료기기와 건강관련 제품으로 구성됐던 실버 매장이 아닌 모자, 화장품, 가발, 워킹화 등 패션 상품을 60%로 확대해 뉴 시니어의 변화된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은 디자이너를 직접 발굴해 시니어 패션 브랜드의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도이 파리스」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이도이와 매출 1등 브랜드 「리본」의 콜라보레이션을 주선해 오는 6월 ‘리본 바이 이도이’ 라인을 선보이는 것. ‘리본 바이 이도이’는 알록달록한 색깔에 어지러운 문양이 들어간 전형적인 할머니 옷을 탈피한 젊고 세련된 감각의 의류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시니어 패션 브랜드로 거두는 연간 매출은 700억원대로, 이는 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을 합친 시장 규모의 7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시니어 마켓 점유율이 높은 이점을 적극 활용해 앞으로도 「리베도」 「벨라시앙」 등 인기 시니어 브랜드와 실력파 디자이너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여성 뉴 어덜트 마켓을 리드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09년 「르베이지」 「손정완」 「쁘렝땅」 「보티첼리」 등으로 구성한 뉴 어덜트존의 매출이 상승함에 따라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영등포점, 인천점 외에 하반기 마산점, 광주점 등에 추가로 존을 구성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하반기 뉴 어덜트를 위한 새로운 존을 신설해 기존의 디자이너 브랜드의 감성에서 벗어나 높아진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들을 엄선해 새로운 어덜트 컨템포러리 조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덜트 밸류 마켓 경쟁 심화된다
「이사베이」 「타운젠트W」 등 출사표
어덜트 밸류 조닝 역시 보다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앞세워 뉴 어덜트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크로커다일」을 주축으로 구성된 여성 어덜트 밸류 마켓은 여성복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15% 이상 신장해 현재 2조원 대 규모로 성장했다.
1990년대 중반 「여성크로커다일」과 「올포유」 「엘레강스스포츠」 등 골프웨어를 근간으로 한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어덜트 밸류 마켓은 이후 등장한 「지센」 「올리비아로렌」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 후발 주자들이 1000억원대 안팎의 매출로 볼륨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마켓 성숙기에 진입했다.
앞으로 여성 어덜트 밸류 마켓은 시장 파이가 더욱 커지기 보다는 브랜드 간의 매출 확보 경쟁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마코스포츠」 「CMT」 「빅토비비」 등 신규 브랜드가 등장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신원의 「이사베이」와 내년 상반기 LG패션의 「타운젠트W」가 런칭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 기존의 어덜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젊은 감성을 내세운 뉴 어덜트 브랜드로 시장 내 조기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여성 어덜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지만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전국 단위의 유통망 확보는 물론 대규모 물량을 위한 탄탄한 소싱력과 막대한 마케팅 전략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기업만이 도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신규 브랜드를 예고하고 있는 신원과 LG패션 등은 수 십년 간 일궈온 패션 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 어덜트 밸류 마켓의 틈새를 공략해 이른 시간 내에 안착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올 하반기 런칭을 앞두고 있는 「이사베이」는 30~50대를 타겟으로 한 중저가 여성 볼륨 캐주얼로 여성스러움과 편안한 착용감을 앞세운 ‘비즈포티 캐주얼(Urban Bizporty Casual)’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사베이」는 신원의 생산 강점과 자금력, 유통망 등을 바탕으로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고 런칭 3년 내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LG패션이 내년 춘하시즌 여성 어덜트 캐주얼로 선보일 「타운젠트W」는 35세에서 45세의 고객들을 겨냥한 젊은 감각의 캐주얼 브랜드로 초기 「타운젠트」의 숍입숍으로 유통을 시작해 해외시장까지 공략, 오는 2015년까지 3천억원 대의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신규 사업에 돌입했다.
이와 같이 신규 브랜드의 러시가 이어짐에 따라 기존의 브랜드들의 전략도 보다 젊고 새로운 이미지로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3천3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조닝 내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여성크로커다일」은 갈수록 젊고 캐주얼화되는 트렌드에 맞춰 라인확장 및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오픈 등을 통해 신규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이를 위해 올 봄에는 젊은 감각과 최신 유행을 반영한 'Y CROCO(와이크로커)' 라인을 내놓는 한편, 배우 하지원을 간판 모델로 기용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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