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3-29 |
[특집] 백화점 MD 패러다임 진화한다
직매입, 편집 매장, 셀렉트숍 등 특화 MD로 차별화
백화점이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 중심의 MD에서 점차 소비자 트렌드와 감성을 접목시킨 MD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직매입 백화점이 생겨나는가 하면 기존 백화점에서는 타 백화점에서 만나 볼 수 없는 단독 브랜드를 유치하거나 멀티 셀렉트숍과 같은 매장 구성으로 차별화된 MD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속화되고 있는데 경제 위기가 반복되면서 패션 기업의 도산과 신규 브랜드의 부재, 글로벌 SPA 마켓의 급부상 등 국내 패션 유통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점점 진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감성과 테이스트, 가치 소비로의 전환 등 소비 트렌드의 변화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형 쇼핑몰과 아웃렛, 온라인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의 등장으로 백화점도 변하기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변화의 과도기 상황에 놓인 백화점 유통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향 전환으로 감성적 가치를 담은 브랜드와 공간 구성을 확대해 나가며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IMF와 경제 위기가 백화점 유통 성숙시켰다
1990년대 중반 할인점의 등장으로 백화점과 재래시장, 슈퍼마켓으로 삼분되던 국내 소비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활성화, 생활 환경의 디지털화 등이 홈쇼핑과 전자상거래의 등장을 야기시키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큰 자극제는 IMF 외환 위기였다. IMF 외환 위기는 전 경제적인 구조 조정으로 이어졌으며 이것은 백화점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즉, 지방과 중?소형 백화점의 몰락은 메이저 백화점과의 M&A로 빅 3 유통수를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넓어진 공간에 비해 부족한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면서 백화점 유통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다.
백화점 변해야 살아남는다 … 하이 컨셉트로 다변화된 컨텐츠 요구
이 같은 사회적 현상이 이어져오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대량 생산화, 획일화에 반기를 든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감성이 접목된 하이 컨셉트가 주목 받고 있다.
고감성의 테이스트에 다양한 컨텐츠를 지향하는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더 이상 획일적으로 만들어놓은 인위적인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스토리와 감성이 담긴 제품으로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이 형성됐다. 또한 글로벌화, 스마트 기기의 도입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나타나면서 국내 패션 유통 시장은 또 한번의 전환기에 놓이게 됐다.
그 동안 백화점에서는 조닝 내 리딩 브랜드에 유사한 컨셉이나 포지셔닝을 통해 끼워 맞추기식 MD로 인해 획일적이고 나열식 MD를 유지시켜왔다. 이 같은 백화점 MD와 유통 시스템은 하이 컨셉트 시대의 선진화되고 변화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와는 상반된 행보로 외면을 받게 되고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유통도 하이 컨셉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툴로 스마트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국내 빅 3 백화점을 중심으로 메이저 백화점은 우선 자사 이미지를 재확립하고 상권에 맞는 세분화된 타겟층과 브랜드 그루핑 작업에 착수했다.
예전의 경우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집중했다면 최근의 모습은 소비자의 다양한 테이스트를 적극 수렴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소비자들을 위한 고급화 전략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젊은층과 남성층이 감성가치에 신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는 것에 착안, ‘젊은 백화점, 트렌디한 백화점’으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반(反) 백화점 유통이었던 글로벌 SPA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외 브랜드로 구성된 멀티 셀렉트숍이나 직매입 브랜드, 단독 브랜드 등을 확대 구성하면서 차별화되고 특화된 백화점 MD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백화점은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는 공간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컨텐츠가 녹아든 공간으로의 발전을 꾀하면서 젊은 고객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백화점은 진화된 멀티 셀렉트숍 구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멀티 셀렉트숍은 명품 브랜드 위주의 ‘럭셔리’ 코드가 주가 됐던 반면 최근에는 타겟 연령층을 낮추고 ‘대중화’ 코드와 ‘펀(Fun)’한 요소를 더한 멀티 셀렉트숍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또한 세컨 소비 주체로 여겨왔던 남성들이 새롭게 메인 소비 주체로 급부상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전문 공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멀티 셀렉트숍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와 동대문, 가로수길 디자이너 등과의 코웍을 통해 기회를 열어주면서 유니크하고 다양한 니즈와 감성을 가진 소비자까지 만족시켜주는 등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이랜드가 직매입 백화점으로 신 사업 동력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랜드는 기존 유통업체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 직매입 시스템을 과감히 전면에 내세우고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입점의 난항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개점 1주년도 되지 않은 NC 백화점 송파점을 리뉴얼 하는 등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물론 유통 환경에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 오고 기존 백화점의 직매입과 PB 브랜드에 대한 의식 전환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나 아직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시도가 아니었나 하는 반응도 조심스레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 유통, 자주 MD 확대와 소비 가치 공간 지향
후퇴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는 백화점은 앞으로 빅 3 백화점을 중심으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상권 공략을 위해 유통 수를 더욱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기존 브랜드나 신규 브랜드에 의지하는 대신 멀티 셀렉트숍, PB 등 자주 MD를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업그레이드된 구성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변화와 니즈를 넘어선 감성적 가치의 ‘원츠(Wants)’ 에 초점을 맞춘 전개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브랜드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담아내는 그릇인 유통도 독창적인 컨셉과 고유한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소비 가치가 가능한 공간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성과 독창성, 예술성을 고루 갖춘 고객 맞춤 제품과 서비스로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시도와 더불어 백화점은 브랜드와 상생할 수 있는 건전한 유통 환경을 제공해 선진화된 시스템으로의 구축을 꾀해야 할 것이다.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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