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3-14 |
[제화] 더 이상 독점 마켓은 없다
컨셉, 타켓 세분화, 아이덴터티 정립 필요
그 동안 제화 시장에 클래식 바람이 불고 있다.
제화 시장은 기성화에서부터 살롱화까지 고객들의 테이스트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와 타겟이 공존해 왔다.
제화 브랜드가 생겨난 초창기에는 대형 기계화 생산 라인을 구축한 제화 3사가 시장을 독점했다. 이로 인해 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았던 반면 살롱화가 등장하고 디자이너 슈즈 등 제화 시장에 디자인력이 강화된 수제화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일고 있다.이 브랜드들은 디자이너의 감성과 심미성이 강조됨은 물론, 각 고객에 맞는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최고의 착화감을 주는 컴포트화와 트렌디한 수입 슈즈, 해외 명품 브랜드의 고가 슈즈까지 더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TPO에 맞는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이 같은 다양성에 슈즈가 의류의 보조 수단이 아닌 독립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면서 제화 시장의 확대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제화 3사 독점 체제가 깨진 이유는?
금강, 에스콰이아 재도약 시도
1954년 금강제화가 ‘금강제화산업사’로 시작하면서 수공업이 아닌 대형 생산 시스템화로 제화 마켓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3년 뒤 1957년에 엘칸토 전신인 ‘미진 양화’가, 1961년에는 에스콰이아 제화가 설립되면서 금강, 엘칸토, 에스콰이아 등 3사가 1970년대까지 제화 시장을 주도했다.
또한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제화 기술 및 생산 시설이 이전되고 일본과의 기술 제휴, 제화 물량이 대폭 증가되면서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1979년 핸드백으로 먼저 시작한 「탠디」와 1980년대 「소다」 「미소페」 등 살롱화 브랜드들이 잇따라 런칭하면서 디자인보다는 생산 부분에 초점을 뒀던 3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살롱화는 기존 기성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디자인들이 이목을 끌었으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디자인과 굽 높이 조절 등 소비자 위주의 영업으로 고객이 기성화에서 살롱화로 대거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그 뒤로 외환 위기까지 겹쳐지면서 결국 3사 중에 엘칸토는 부도가 나고, 에스콰이아는 브랜드 통폐합을 하는 등 결정적인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최근 1-2년 전부터는 금강제화와 에스콰이아가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금강제화는 랜드로바에 수입 브랜드를 유치해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시즌성 제품을 보강하고 소수의 아이템에 주문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스콰이아 또한 올해 50주년을 맞아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20~30대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라인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젊은 에스콰이아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살롱화, 제화 시장에 새로운 물꼬텄다
1970년대말부터 시작된 살롱화는 현재까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기존 기성화 브랜드들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기성화 시장은 대폭 축소되고 살롱화 브랜드는 급성장하면서 호황기를 맞이하게 됐다.
「탠디」「소다」「미소페」를 시작으로 「트렌드북」 「고세」 「엘레강스」 「세라」등이 뒤를 이으면서 살롱화 조닝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제화 전문가들이 창업한 살롱화 브랜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신발의 본래 기능인 편안한 착화감에 중점을 둬 라스트를 개발하는 등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신발을 생산, 선풍적인 인기를 가져왔다.
또한 각 매장마다 사이즈별, 디자인별로 재고량이 충분해 고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체 공장 보유로 A/S까지 브랜드에서 책임져주는 시스템으로 신뢰감이 쌓이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컴포트화, 디자이너 슈즈 … 제화 시장 발전에 지렛대 역할
1994년에 국내에 런칭한 컴포트화 「사스」는 시니어층의 ‘국민 신발’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심플한 디자인에 가장 편안한 착화감을 특징으로 내세운 「사스」는 국내 시장 컴포트화의 효시로 꼽히고 있다.
「사스」에 이어 「제옥스」 「락포트」등이 런칭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소다에서 「네오리즘」를 선보이면서 기능성과 트렌디한 디자인력을 갖추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동안 컴포트화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고객층이 한정됐다는 것에 착안 한 「네오리즘」은 디자인을 덧입혀 젊은 고객까지 유입해 연령층을 확대시킬 계획이다.
또한 컴포트화는 건강한 발을 위한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워킹화로 발전시켰으며 2006년「마사이」가 전개되는 등 다양한 워킹화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디자이너 감성으로 좀 더 패셔너블하게 접근한 디자이너 슈즈도 2000년대 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정인 슈즈」와 「슈콤마보니」를 필두로 「지니킴」 「더 슈」 「나무하나」등 디자이너 슈즈는 살롱화에 비해 과감한 디자인과 컬러로 젋은 여성고객들에게 특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격 또한 살롱화에 비해 높지만 디자이너 이름을 내 건 신발에 가치를 둠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수입 중가 슈즈, 붐 업 & 다운
2000년대 후반 제화 시장에서 또 하나의 특징으로 나타난 현상은 수입 중가 슈즈의 도입이다. 해외 여행과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던 「나인웨스트」와 「스티브매든」 등 수입 중가 브랜드를 국내에서 직접 신어보고 살 수 있다는 메리트로 런칭과 동시에 화제를 모으며 높은 매출을 이어갔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가격은 기존가 보다 높고 환율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가격 저항력을 받았다. 또한 매시즌 상품 바잉으로 충분한 물량 공급이 안된다는 점, A/S가 어렵다는 이유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보다 공격적인 상품 공급과 마케팅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쟁력 제고 위한 키워드는?
다양한 컨셉의 브랜드로 제화 마켓이 형성되어 있지만 아직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만한 수준은 미흡하다.
각 브랜드마다의 컨셉은 존재하나 트렌드를 주도할 차별화된 디자인과 컨셉이 부족한 실정이며 온라인 유통을 위한 세컨 브랜드나 이월 상품 판매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한 가죽과 부자재 인상으로 매년 신발 가격이 상승하는 탓에 가격과 퀄리티면에서 괜찮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기존 브랜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무작정 쫓기보다는 확고한 브랜드 오리진을 가지고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나타낼 수 있는 자체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수용할 수 있는 브랜드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박경아>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