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1-03-23 |
[전체] 신성장 모델 ‘하이컨셉트’ 시대가 열린다
소싱력 등 프로세스 혁신 평준화, 하이 컨셉트 문화 접목해야
IMF와 또한번의 금융위기를 치뤄낸 국내 패션시장은 최근들어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한 새로운 컨셉트와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하이 컨셉트 비즈니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소싱을 통한 원가절감, 프로세스 혁신 등 효율과 수익관리를 생존전략으로 내세웠던 패션기업들은 앞으로 단기적 수익 극대화 전략에 치중하는 것보다 소비자의 다양한 감성과 개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하이 컨셉트 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미래 성장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 컨셉트 기업경영 및 브랜드 운영 방식, 성공사례 등을 집중 분석해보았다. <편집자주>
대량생산과 가격혁명이 주도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창의성, 감성 등의 새로운 능력으로 무장한 창조 근로자가 주도하는 ‘하이 컨셉트’시대가 열리고 있다.
‘얼마나 빨리 만들 것인가'에 무게중심을 뒀던 1980년대의 생산 중심 시대를 거쳐 판매중심시대인 1990년대는 '얼마나 잘 만들 것인가'에 역점을 두며 제조 마인드에 따른 프로세스가 변화했다. 2000년대는 생산 코스트 절감을 통한 대량생산 즉 ‘얼마나 싸게 만들것인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IMF를 거치고 또한번의 금융위기를 치뤄낸 국내 패션시장은 매스마켓 이후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한 새로운 컨셉트를 창출하고 이를 실제수익으로 연결시키는 하이 컨셉트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경험, 디자인, 스타일, 스토리 등 감성적, 무형적 가치를 중시여기게 되면서 창의적, 독창적, 전뇌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하이 컨셉트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하이 컨셉트’란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무관해 보이는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해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역량,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다.
하이컨셉트로 비즈니스 모델 창출하라
그동안 기업들은 기술혁신이나 비용절감 등 제품혁신을 통해 경쟁해왔으며 고성능, 다기능의 제품을 남보다 먼저 개발하거나 동일한 기능과 성능의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가치에 부응해왔다.
그러나 비용절감, 신기술 개발 등 전통적인 방식을 통한 제품혁신이나 고객가치 제고가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기술혁신에 의한 차별화 전략은 기술의 범용화, 기업간 기술 격차의 축소 등으로 인해 시장내 후발주자들에 의해 점점 쉽게 복제, 모방되면서 미래가치가 한계성을 내러내고 있다.
패션시장도 10여년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가격과 물량, 규모의 경쟁을 바탕으로 성장한 매스밸류와 SPA 브랜드들이 1천억~3천억 규모로 대형화되면서 한국 패션유통의 핵으로 부상, 기업들의 잇따른 시장참여와 세분시장의 다양화 등을 이끌어내며 치열한 경쟁국면을 맞이했다.
소싱 다변화 등 프로세스 경쟁력은 평준화됐다
글로벌 소싱 다변화와 프로세스 혁신, 가격 경쟁력과 선기획 시스템 정착을 통해 기업의 수익율을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강점들이 점점 보편화, 평준화 단계에 이르러 더 이상 소비자를 최상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패션기업들은 이제 글로벌 소싱과 해외생산 등을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단기적 수익 극대화 전략에 치중하는 것보다 각기 다른 소비자의 앞선 감성과 개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감성 지수가 충만한 조직과 하이컨셉트 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 정보화 시대로 대표되는 21세기는 지식(Knowledge) 못지않게 감성(Emotion)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지식 사회로 진화할수록, 시스템이나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소프트한 감성의 문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 관계의 근저에 깔려 있는 감정적 유대감, 애정, 믿음, 신뢰와 같은 감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독특한 아이디어, 창의성…비즈니스로 연결해야
새롭고 매혹적인 컨셉트의 상품을 만들어 기업의 차별적 지위를 구축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와 독특한 아이디어, 창의력에 기반한 상품가치를 통해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조직 역량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다국적 소싱을 통한 원가절감 등 효율과 수익관리를 생존전략으로 내세웠던 패션기업들은 이제 지나치게 이성적 효율성(Efficiency)만을 추구하기 보다 브랜드에 대한 차별적 감성과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하는 보다 진화된 형태의 비즈니스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진 것.
최첨단 물류와 과학이 결합된 시스템으로 전세계 저가 소비자를 만족시켜온 SPA 브랜드들도 유명 디자이너 콜레보레이션을 통한 하이 컨셉트 전략으로 상품력과 디자인력을 높이고 다양한 연령대, 저가에서 럭셔리 소비층까지 만족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국적, 다채널 멀티 셀렉트숍 늘었다
국내 패션시장도 최근들어 다국적 다채널 아웃소싱을 통한 멀티 셀력트숍, 동대문과 가로수길 디자이너 및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제휴를 통한 오픈-소스 방식의 멀티 편집숍 등은 매스 마켓 비즈니스에서 한단계 진일보된 하이 컨셉트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점점 패션 유통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고 점점 복잡 다변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감성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비용 구조의 브랜드 제조 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다양한 채널의 상품공급을 통한 신개념 유통 브랜드를 통해 리테일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 「라빠레뜨」「에이랜드」「랩」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로 앞으로 대현, 위비스 등에서도 기존 제조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개념의 다채널 멀티 셀렉트숍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 컨셉트 시대, 재미와 다양성을 담아라
매장규모는 점점 대형화되고, 상품구성은 더욱 재미있고 풍성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자사가 갖고 있는 능력과 디자인, 기획조직으로는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해외 선진패션기업들에 비해 디자인, 기획조직이 거대하고 판매유통까지 책임지는 한국시장의 특성상, 외부 아웃소싱에 대한 유연한 사고가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본사의 거대한 기획조직과 핵심역량이 꼭 비례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거대해진 디자인, 기획 조직을 운영?관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투자와 비용이 투입돼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으며 해외 선진 패션기업들처럼 본사의 기획조직은 점점 슬림하게 하면서 핵심기능만 본사에서 주도하는 패션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정립시켜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하이 컨셉트로 MD 밸류 높인다
90년대 후반에는 효율적 시스템 균형을 무시한 디자인 위주의 감각 비즈니스로 성장기를 구가했으나 IMF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수익구조에 대한 축적된 학습경험과 제반 시스템 역량을 바탕으로 진일보된 하이 컨셉트에 맞는 다채널 아웃소싱, 오픈 마인드의 기획전략으로 중장기 성장모델을 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컨셉트 시대가 본격화되면 품질과 가격을 넘어 디자인, 창의성, 서비스 부문에서 고객과의 감성적 교감과 새로운 컨셉트를 창조해가는 브랜드가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업태 간, 업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백화점 유통업계도 다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단독 브랜드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수입 브랜드와 신규 브랜드, 그리고 독특한 컨셉트의 편집매장을 늘리는 등 비교적 MD시스템의 밸류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의 국내 백화점은 타 점포와 차별화 없이 전근대적인 나열식 상품진열 방식의 대중적 MD로 경쟁력이 취약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입지, 상품구성, 목표고객 등을 고려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품질과 가치, 서비스를 강조하고 리포지셔닝으로 근본적인 변화와 중장기 성장모델을 찾겠다는 전략이다.<류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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