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9-27 |
스마트 사회 ‘모빌리티안’이 주도한다
‘사람’ 중심으로 재편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온다
모바일 환경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자신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으며 이들을 가리켜 디지털 제너레이션(Digital Generation), 밀레니얼 제너레이션(Millennial Generation), Y 세대(Generation Y) 등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국내·외 주요 정부와 기업들은 모바일 환경을 활용한 미래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모바일 환경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3D 등의 기술이 확산되면서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점은 변화의 주체가 ‘기술’이 아닌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즉 스마트 사회는 기술 자체의 혁신이 아닌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에 포커스를 맞춰 사회의 패러다임이 재편된다. 이러한 현상은 스마트 사회를 리드하고 있는 아이폰 혁명과 소셜 네트워크(SNS)의 확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각국과 기업은 이미 `스마트`로 명명된 새로운 레이스에 돌입했다. 미래학자들은 인터넷 혁명이 그랬듯 앞으로 10년이 스마트 사회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향후 10년간 국민생활, 경제, 정부 등 국가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을 의미한다.
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세계 최강의 IT 강국임을 자부해온 한국의 경쟁력은 스마트 사회를 맞으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시대, 디바이스가 아닌 상부구조의 컨텐츠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앞으로 10년, 스마트 사회가 몰고 올 새로운 질서는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 사회, 모빌리티안이 주도한다
모빌리티안(Mobilitian : Mobile + Ability + ~tian)은 모바일 환경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스마트 사회의 새로운 인간형이다. PC와 월드와이드웹을 쉽게 다루던 네티즌과 음성 대화와 텍스트 메시지(SMS)가 생활의 일부로 정착된 모바일족들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하면서 모빌리티안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과 디바이스에 극도로 적응하는 모빌리티안은 새로운 스마트 사회에서 가장 큰비중을 차지하는 인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모바일 기기 사용이 보편화되고 와이파이 망 확대와 보완 문제 등이 해결됨에 따라 이들의 세력은 더욱 팽창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빌리티안은 모바일 환경에 단순히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하고자 하는 것들을 최대한 확보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운다. 또한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탐색하고 이를 다른 모빌리티안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항상 켜져 있는 손 안의 PC는 언제라도 사람들과 연결되는 올웨이즈 커넥티드(Always Connected) 환경을 만들었다.
앞으로 스마트 사회는 이 모빌리티안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모바일 환경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사회, 경제, 문화 등 인간 전반의 행동 양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사회의 사회 계층 구분은 모바일 환경에 대한 반응도에 따라 나뉘어지게 될 것이다.
개인화된 소셜 네트워크
선 문화(Line culture)에서 점 문화(Spot Culture)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소셜 네트워킹이 활성화되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가 ‘소통’이다. 스마트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통(通)할 수 있으며, 그 소통의 주도권은 ‘집단’이 아닌 ‘개인’이 지니고 있다. 스마트 시대의 신 인류는 트위터(twitter)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을 통해 실시간으로 불특정 다수와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때 준거집단과 집단행동은 각 개인의 판단에 의해 모이는 양상을 갖는다.
최근에는 이 같은 개인화된 특성에 따라 소셜 마케팅이 등장하기도 했다. 유비벨록스는 다양한 컨텐츠 중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볼 수 있도록 개발된 개인화된 소셜 매거진 `MixnStand` 서비스를 오픈했다.
플래시 몹(flashmob), 팝업스토어(pop-up store) 등의 팝업 문화의 정착도 이러한 소통의 특성을 대변한다. 축적된 네트워킹이 아닌 경우에 따라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개인화된 네트워킹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소통 방식이 선 문화(Line culture)에서 점 문화(Spot Culture)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소통의 벽은 사라지고 있지만, 실생활에서의 개인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 집중되는 시간만큼 현실의 인간은 철저히 혼자다. ‘가까운 사람은 멀어지게, 먼 사람은 가까워지게’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술 의존적인 인간소외 현상에 대한 자각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사회세력으로 부상한 대중
윤리와 신뢰의 가치 부상
온라인의 파급 효과가 모바일 환경에 정착되면서 대중은 이전에 비해 몇 배 이상의 파워를 갖게 됐다.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소통의 양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스마트 사회의 권력이 거대 미디어 그룹에서 네티즌으로, 조직에서 개인으로,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사회에서 대중들은 윤리라는 도덕적 기준 앞에 무한한 공감대를 발휘한다. 지금까지 무마되고 감출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순식간에 이슈가 되고 큰 파문으로 이어진다. 불공정거래와 아동 노동력을 착취하는 부도덕 기업, 거짓으로 위장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강력해진 대중들은 이제 윤리, 지속가능성과 같은 당위적 명제들을 통해 새로운 사회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IT 전자상거래기업 자포스(zappos)는 블로그를 통해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외부에 보고하며 트위터를 적극 활용해 모든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얘기하고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투명성이 대중들에게 부각되면서 ‘물건이 아닌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기업의 정체성도 알려지게 됐다. 그 결과 자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1300%라는 막대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아마존에 최고가로 매각되기도 했다.
이 같은 대중의 영향력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루저’, ‘패륜녀’ 등의 파문처럼 개인의 행동 역시 그것이 비윤리적인 것이라면 사회적 질타를 받게 됐다. 스마트 사회, 대중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신뢰와 도덕성, 공정함 등의 윤리적 덕목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새로운 코드로 부상했다. ‘스마트’란 단지 편리해진 세상이 아닌, 살기 좋은 사회를 지향하는 코드인 것이다.
UX 경제, ‘공감’과 ‘경험’이 소비 이끈다
스마트 사회의 기술력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합한 새로운 소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기술(Augmented Reality, AR)을 활용한 가상 피팅룸 서비스, QR(Quick Response) 코드와 위치기반서비스, 모바일 쇼핑 등 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과 쇼핑 툴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와 쇼핑이 결합된 소셜 쇼핑(Social Shopping)이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 쇼핑은 트위터와 같은 SNS를 활용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로 모바일 환경과 SNS의 확산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했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이 상품평을 통한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네트워킹을 활용했다면 소셜 쇼핑은 개인이 신뢰하는 SNS를 통해 제품을 검증 받고 이를 공동구매 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공감과 경험에 의지한 새로운 비즈니스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셔츠 쇼핑몰 Threadless는 소비자들이 직접 디자인을 제안하고 선정하며, 생산수량도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결정되는 집단지성 비즈니스 모델을 지니고 있다. 공감의 표현과 획득이 하나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모바일 환경이 확대됨에 따라 이 같은 대중을 활용한 집단지성 비즈니스 모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규모와 기술의 경제가 아닌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의 경제의 시대다. UX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최종 사용자가 소비하는 상호작용과 그로 인해 형성된 경험을 의미한다.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스마트 사회에는 UX가 소비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스마트 워크로 진화한다
스마트 사회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Smart Work)' 시대가 될 것이다. 스마트워크는 영상회의 등 첨단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유연한 근무형태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면 중심의 조직문화와 관련제도 미비로 선진국에 비해 스마트워크 도입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이에 정부가 스마트 워크 활성화 전략을 수립해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30%까지 스마트 워크 근무율을 높여 나가기로 하는 등 사회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보다 앞서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국가들에서는 이미 산술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국 통신업체 BT는 전체 직원의 81%가 스마트 워크를 도입한 결과 생산성이 20%가 향상됐으며, 일하는 시간이 준 만큼 노동자들의 교육, 취미 등 여가활동 시간도 하루 평균 2시간 가량 늘었다. 네덜란드는 정부 주도하에 스마트 워킹 센터를 운영하면서 일자리가 20%나 늘어났으며, 프랑스의 경우 출산율이 껑충 뛰었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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