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3-12-05 |
아웃도어 광풍, 브라운관 점령하다
TV만 켜면 아웃도어 광고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드라마에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은 곳이 없다. 겨울 성수기를 맞아 과열된 아웃도어 브랜드의 마케팅 전쟁. 그 실체를 알아본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가 구매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아웃도어 시장의 특성상 광고 마케팅의 중요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현실. 업체들은 스타 마케팅과 매스컴 광고, TV 프로그램 제작지원과 PPL, 체험 마케팅 등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마케팅 툴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겨울 성수기를 맞아 업체들의 마케팅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TV만 켜면 아웃도어 광고가 나오고,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노출된다. 내놓으라 하는 톱스타들은 어김없이 아웃도어 브랜드의 간판모델로 활동하는 상황. 때문에 아웃도어 광고에는 ‘브랜드는 없고 스타만 남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잘 나가는 스타, 아웃도어 브랜드로 총집결
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장 선호하는 마케팅은 단연 스타 마케팅이다. 모델료만해도 3억원에서 10억원에 육박하는 스타 마케팅은 비용 면에서는 다소 부담이 있지만,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가장 우선시되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렇다 보니 연예계에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 모델을 하는 것이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기준이 생겼을 정도다.
이번 시즌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의 스타 마케팅 현황을 살펴보면 「코오롱스포츠」 장동건, 탕웨이, 엑소, 「노스페이스」 공효진, 이연희, 「K2」 현빈, 「블랙야크」 조인성, 한효주, 「네파」 이서진, 전지현, 「라푸마」 유아인, 고준희, 「밀레」 하정우, 문채원, 「센터폴」 원빈, 「빈폴 아웃도어」 김수현, 수지, 「디스커버리」 공유, 「아이더」 이민호, 「레드페이스」 정우성, 「엠리미티드」 JYJ, 「오프로드」 김남길, 「머렐」 이상윤, 「마운티아」 주원, 「마모트」 박형식, 「이젠벅」 서인국, 씨스타 등 내놓으라 하는 스타들은 어김없이 아웃도어 브랜드의 간판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모델만 살펴봐도 많은 브랜드들이 아웃도어 시장의 전통적인 주 소비층인 중 장년층보다는 20~30대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범주가 기존의 등산 활동을 넘어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 저변이 넓어진데다, 백팩, 워킹화, 바람막이 점퍼, 다운점퍼 등 아웃도어 주요 아이템이 일상복으로 인식되면서 젊은 층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지 출처 -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K2, 오프로드>
스타 마케팅, 불가피한 선택인가?
브랜드명과 인지도가 매출을 좌우하는 아웃도어 업계에서 스타 모델의 기용은 불가피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이돌 그룹 빅뱅을 모델로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노스페이스」는 ‘등골 브레이커’, ‘중고생 일진이 입는 패션’ 등으로 브랜드가 희화화되자 지난해 스타 마케팅을 중단하고 ‘다시 인간의 힘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제품의 기능성을 어필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매출 하위 브랜드들의 맹추격에 따라 곧 송중기, 이연희, 공효진을 내세운 스타 마케팅을 재가동했다. 올 초 스타 마케팅을 잠시 접었던 「코오롱스포츠」 역시 F/W에 접어들어 대대적인 스타 마케팅을 재개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박찬욱, 김지운 감독 등과 함께 필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이 브랜드는 하반기 장동건과 탕웨이, 엑소 등을 모델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후발 브랜드의 경우 스타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최근 CJ오쇼핑이 런칭한 아웃도어 브랜드 「퍼스트룩」은 이승기를 모델로 내세워 매출효과를 톡톡히 봤다. 런칭 첫 방송에서 매출 21억2천만원으로 CJ오쇼핑 사상 최대 매출 수익을 기록한 「퍼스트룩」은 런칭 전 이승기가 ‘꽃보다 누나’에서 공항패션으로 착용한 다운점퍼를 사전예약으로만 1천400장 판매했다. ‘런닝맨’에 입고 나온 제품 역시 방송 10분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미지 출처 - 퍼스트룩, 코오롱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브라운관을 장악하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아웃도어 브랜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스컴 관여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런닝맨’, ‘1박2일’, ‘정글의 법칙’, ‘아빠 어디가’, ‘꽃보다 할배’ 등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들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작지원이 늘어남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로 설정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제작지원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인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고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PPL 지원금이 회당 2천만에서 4천만원 선, 20회짜리 드라마의 경우 PPL과 제작지원을 합해 3~4억원 대의 지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현물 등 각종 지원을 포함하면 브랜드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이미지 출처 - MBC '아빠 어디가', tvN '꽃보다 할배' 중>
브랜드는 없고 스타만 남았다… 고객 부담 가중 우려도
아웃도어 브랜드의 과도한 광고 마케팅 지출에 대해 일각에서는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 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상 매출의 3~5% 정도를 광고비로 지출하는 패션업계에서 최근과 같은 과다 출혈 경쟁은 곧 제 살 깍아먹기 경쟁이라는 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비슷한 아이디어로 접근하다 보니 차별성을 찾기도 쉽지 않다. 특히 연예인을 내세운 스타 마케팅과 제작지원의 경우 연예인의 화제성에 브랜드가 묻혀 버리는 사례가 허다해 투자대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제품의 기능성만을 강조하는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어 이슈몰이에 유리한 스타 마케팅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스타가 가진 화제성에 기댄 마케팅은 장기적으로는 독이될 수도 있다. 브랜드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 독자적이고도 고차원적인 마케팅 툴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keysview@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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