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0-06-10

일본 쇼핑센터, CSC에 해답있나?

컨셉트 못살리고 전문점에 의존 … MD 경쟁화 확보 절실


세계 소비 유통시장에 CSC(복합 쇼핑센터, Complex Shopping Center) 바람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CSC(복합 쇼핑센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소비 유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에서는 백화점을 대신할 강력한 유통채널로 자리잡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오픈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 소비 유통시장에는 백화점 시대가 가고, CSC(복합 쇼핑센터)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에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초대형 규모의 CSC(복합 쇼핑센터)가 백화점과 할인점, 패션 전문점 등 각각의 유통 채널을 뛰어넘은 동시에 이들을 믹스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만족을 제안하는 동시에 백화점 유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소비 유통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CSC(복합 쇼핑센터)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일본, 유럽, 미국 등지의 CSC(복합 쇼핑센터) 사례를 중심으로 국내 패션 유통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599호에서 이어짐 ] 

일본 SC, 상업 시설에서 도시 개발 형태로 전환

2004년부터 SC는 도시 재개발 정책을 계기로, 도심부와 도쿄 교외에 집중적으로 SC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도심부의 SC는 ‘업무, 주택, 숙박, 상업, 문화 시설’ 등의 복합 스타일로, 교외의 SC는 여유 공간 & 오락 시설 & 상업 시설 등의 복합 시설로 개발된 그야말로 CSC(복합 쇼핑센터, Complex Shopping Center) 형태가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심에서도, 교외에서도 CSC가 나타난 것이다.

이 시기의 특징은 오락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한 시간 소비형, 몰링형 CSC라는 것이다. 쇼핑센터라기 보다는 시간을 소비하는 테마 파크형 쇼핑센터라는 말이 더 적당한 복합형 쇼핑센터가 이 시기에 등장했다.

이들 복합 쇼핑센터는 주변의 자연 환경과 에너지 재생 등에 역점을 두는 등 CSC의 사회적 목적에도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적극적인 CSC였다. 대표적인 CSC가 바로 도쿄 미드타운이다. 이 같은 CSC의 탄생은 개발과 운영에 대기업 부동산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SC 개발이 상업 시설 개발로부터 도시 개발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판매용 시설의 증가와 개발, 운영 코스트의 증가, 또 CSC를 개발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부담은 단점으로 남아 있다. 

CSC, 매장 구성에서 길을 잃다 
본래 컨셉트 못살리고 전문점에 의존


2000년대 중반 오픈한 일본의 신규 CSC는 대부분 교외에 오픈했다. 쟈스코는 ‘이온 몰’, 이토요카도는 ‘아리오’라는 이름으로 오픈하면서 SC(쇼핑센터)라는 명칭보다는 쇼핑몰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그 동안 대기업에서 전개했던 양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걷어냈다.

또한 직영점의 매장 면적을 줄이고, 전문점을 확대해 집객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경쟁 SC(쇼핑센터)와 차별화하기 위해 전문점의 활성화를 통해 전문점뿐만 아니라 쇼핑센터 전체의 흡인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쇼핑센터의 전체 파워가 아닌 전문점을 비롯한 서브 테넌트에 의존해 판촉 활동을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서브 테넌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대부분의 유통 관계자들은 CSC가 CSC(쇼핑센터)의 테마이자, 집객의 핵인 메인 점포 개발을 등한시하고 서브 테넌트 입점에 의존해 CSC(쇼핑센터)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점포의 컨셉트와 고객 집객의 핵심 역할을 하는 쇼핑센터의 테마는 쇼핑의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하는 바로 미터이다. 서브 테넌트의 구성이 아무리 변하고, 테넌트가 아무리 바뀌어도 쇼핑센터 전체의 성격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점은 CSC의 집객력을 보고 CSC에 출점한다. 전문점 스스로 집객력은 없다. 하지만, 일본의 CSC는 자신의 경쟁력 확보는 등한시한 채 전문점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 스스로 디벨로퍼가 되어 개발한 CSC의 투자 비용을 서브 테넌트에게 부담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의 양판점이 소비자로부터 버림을 받고 있지만, 교외의 CSC 개발과 오픈은 실질적으로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계속적인 유통 헤게모니는 여전히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모습을 띠고 있다.  

디스카운트 스토어, 아웃렛과 경쟁하다


저가격에 좀 더 폭넓은 상품으로 구성된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등장하면서 SC(쇼핑센터)는 전환기를 맞게 된다. 특히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모아놓은 파워센터나 아웃렛몰 등 새로운 저가격 소구형의 CSC가 등장하면서 CSC는 기존의 SC(쇼핑센터)를 대신해 버렸다. 

기존에 SC의 무기였던 최적의 입지 조건이나 매장 면적의 넓이, 대형 주차장은 더 이상 SC만의 경쟁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득과 소비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소비자를 감동시킬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SC를 대체해 가고 있는 CSC의 매력은 소매업에 머무르지 않고 음식, 서비스, 문화, 예술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 집적돼 있다는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즐거운 소비와 천천히 보낼 수 있다는 시간 소비라고 하는 2개의 니즈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CSC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기간에 SC가 재개발, 리뉴얼 오픈되기 시작했고, 한 가지 컨셉트를 기본으로 매장을 구성하지 못한 채 오픈하기에 급급했다. 마켓 리서치, 토지 확보, 고객 전략 등 CSC 초기부터 고려되어야 할 전략들이 무시된 채 오픈됐다는 것이다. 소매업과 마케팅에 대한 무지한 부동산 관련 회사들의 진입으로 인해 CSC의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회사의 진입으로 인해 사무실, 서비스업 등 중시되는 개성이 없고 획일화된 CSC가 잇따라 건설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SC는 기본적으로 세입자의 믹스를 통해 ‘컨셉트 = 소비자가 본 SC의 존재 가치 = 소비자의 내점 목적 실현’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교외형 신규 CSC는 소비자들에게 구매 행동의 대상이 되는 내점 목적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CSC의 존재가치에는 의문 부호를 던지고 있다. 

일본 CSC 전환기에 놓여 있다


지금 일본의 SC와 CSC는 전환기에 놓여있다. 기존의 SC들이 여유 공간과 오락 시설, 상업 시설 등으로 무장한 CSC(복합 쇼핑센터, Complex Shopping Center)로 다시 태어나거나 일부 SC들은 아예 외면을 받고 있다.

기존의 SC와 CSC들이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는 점포를 개발, 운영, 보수, 유지하고 있는 개발 주체와 그 개발에 대한 마인드에서 비롯되고 있다. 충분한 시장 조사 아래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매장 구성과 상품 구성을 토대로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나, 점포 운영 업체들의 경영 노하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관리 노하우와 함께 인프라나 시스템을 상권 특성의 변화나 소비 동향을 민감하게 캐치해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노하우가 없는 것이 문제점이다.

또한 투자 금액이 큰 CSC개발은 투자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조기에 자본을 회수하려고 노력한다. 이에 따라 투자 회사와 개발 회사, 운영 회사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투자 대비 수익을 확대하려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 CSC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따라서 CSC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CSC의 목적은 고객에게 쇼핑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즐거운 쇼핑공간, 기분 좋은 시간 등을 제공해야 한다. 지역의 커뮤니티의 핵이 되어 도시 기능을 전체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과 상품, 정보가 모이는 CSC는 주위의 소매업이나 서비스 산업 등의 활성화에 공헌하면서 결과적으로 지역의 개발 촉진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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