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5-12 |
아동복, 성인 트렌드를 입다
미니미 드레싱 열기 붐… 피케셔츠, 스키니진 인기
최근 아동복 시장에는 성인들의 패션 코드를 그대로 반영한 아이템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젊은 부모들이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축소해 자녀들에게 입히고자 하는 열망으로 아이들을 자신의 미니어처, 혹은 분신과 같이 꾸며주는 ‘미니미(mini-me) 드레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아동복 브랜드들은 성인복의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템들을 제안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아동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은 윈드브레이커, 피케 셔츠, 스노우진 팬츠, 레깅스, 스키니 진 팬츠 등으로 모두 성인복에서도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핫 아이템들이다.
이는 아동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아동이 아닌 성인인 만큼 젊은 부모들의 감각과 취향이 아동복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자녀와의 유대감과 동질감을 함께 공유하는 가족애적 요소뿐만 아니라, 어릴 적 바비 인형의 옷을 갈아 입히며 느꼈던 희열과 대리만족을 다시 느끼고자 하는 심리적 요인 등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올해 아메리칸 캐주얼 트렌드의 확산으로 트러디셔널 룩, 프레피 룩 등이 유행함에 따라 시즌 주력상품으로 떠오른 피케 셔츠의 인기는 유아동 브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빈폴 키즈」와 「닥스 키즈」 「폴로랄프로렌 칠드런」 등 트러디셔널 브랜드뿐만 아니라 「블루독」 「012베네통」 「블루테일」 등 많은 아동복 브랜드들이 기본 피케 셔츠에 브랜드 BI를 강조하거나 디테일을 변형하고 다양한 컬러를 전개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데님 트렌드의 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스키니 핏, 배기 핏 등 성인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실루엣의 데님 팬츠가 아동복 브랜드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메리칸 감성의 아동복 「블루독」은 신축성이 높은 스키니 팬츠와 밑위가 내려간 배기 핏데님 팬츠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 또한 스키니진을 표방한 저지 레깅스도 미니스커트와 함께 레이어링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이에 대해 「블루독」의 관계자는 “스타일리시한 신세대 엄마들은 자신이 입는 스타일을 아이와 함께 입고 싶어 한다. 자신을 꾸미고 주목 받는데 익숙한 신세대들이 부모가 되면서 자신의 아이가 누구보다 돋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트렌디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노우진(snow jean)과 디스트로이드진(destroyed jean)의 인기도 예사롭지 않다. 70~80년대의 복고 무드의 회귀와 함께 등장한 다양한 가공의 데님들은 아동 마켓에서도 단연 히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성인복과 같은 감도로 디자인을 풀어내되 사방스판 소재를 적용하고 거친 솔기를 부드럽게 마무리 하는 등 활동성과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MLB 키즈」의 스노우진 팬츠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찾는 고객들이 많다. 그 동안 메이저리그에 근간한 클래식 감성을 보여줬던 「MLB」 스타일에서 발전, 스트리트 감성을 첨부해 스타일리시한 키즈룩을 제안하고 있는 「MLB 키즈」는 스노우진 뿐만 아니라 성인 MLB에서도 인기가 높은 티셔츠와 야구점퍼, 모자 등으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특히 뉴욕 양키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박찬호와 추신수가 활약하고 있는 구단을 상징하는 아이템들이 인기가 높다. 「MLB 키즈」는 가족과 함께 야구를 즐기며 패밀리룩을 연출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체 상품의 20%를 성인 「MLB」와 동일한 라인으로 전개해 브랜드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이 안정화 궤도에 오른 파워브랜드들이 기존의 브랜드 컨셉트와 이미지를 반영한 키즈 브랜드로의 라인 확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는 것도 ‘미니미 드레싱’의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빈폴 키즈」 「갭 키즈」 「닥스 키즈」 「MLB 키즈」 「리바이스 키즈」 등의 성장은 과거 분리되었던 아동복과 성인복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빈폴 키즈」는 2003년 런칭한 이래 최고 매출을 경신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초기에는 「폴로」와 비교가 되기도 했으나, 패밀리 브랜드로서 「빈폴」의 브랜드력을 강화하고 국내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상품을 구성해 상품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폴로」를 제치고 최고의 아동 TD 브랜드로 떠올랐다. 올해는 프리미엄 전략을 바탕으로 컬렉션 라인과 여아전용 상품 개발에 주력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2007년 런칭한 「갭 키즈」 역시 지난해 매출이 목표액 170억원을 뛰어넘는 18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이번 시즌에는 유아동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베이비 데님 라인을 별도 구성해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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