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3-15 |
한국 백화점 전성기 지속되나?
2010년 백화점 유토구조 변화 분기점 될 듯
지난해 말 도쿄 긴자에 있는 세이부백화점이 폐점하기로 결정하면서 1970~80년대 일본백화점의 상품구색과 서비스, 영업전략 등 앞선기술을 벤치마킹해 성장을 도모해 온 국내 백화점이 향후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지 패션유통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백화점 유통구조 변화에 따라 국내 패션기업의 향후 사업 전략 및 방향성이 달라지고 백화점 유통 의존도가 높은 패션사업의 특성상 깊은 상관관계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업계는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소비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비 10.5% 신장한 사상최대의 21조5천4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백화점들이 디플레이션과 초고령사회라는 악재 속에서 투자 여력을 갖지 못해 쇠락하고 있는 반면 한국백화점들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고객관리시스템(CRM)에 재투자하고 세계적 수준의 CRM을 통해 고객 구매성향을 분석, 과학적 타깃 마케팅을 통해 세계 유통업계가 한국백화점의 성장을 주목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일본 백화점이 저출산 고령화를 대비한 시장 개척과 상품 구색이 미흡했던 반면 한국 백화점은 일본 유명백화점을 통해 한국형백화점의 특을 구축, 고객감성과 트렌드 변화를 적극 반영하고 고객 서비스 수준 등을 높여 일본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아직까지는 팽배한 편이다.
2009년 한국백화점업계 21조5천억 사상최대 실적
심지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2009년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한국 백화점에 대해 일본 백화점업계에서는 한국 백화점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을 정도.
또 쇼핑ㆍ문화ㆍ오락 등의 다양한 요소가 혼합된 복합쇼핑몰의 위상이 확고해지고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업태를 함께 운영하는 종합 유통시설로 변모하고 있어 한국 백화점의 미래는 밝다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한국 백화점의 미래는 밝기만 할까? 전문가들은 온라인몰과 모바일쇼핑 등 향후 신유통의 거센 공략을 향후 위기변수로 지목하고 H&M을 위시로 한 글로벌 SPA 브랜드가 국내 마켓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2010년을 기점으로 백화점 산업이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0년 백화점 유통 영토확장은 무리수?
자국 브랜드의 개발이 미흡한 상태에서 그 부족분을 해외 수입 브랜드로만 충당할 수 없는 한계와 또 한국 백화점의 끊임없는 외형확장이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최고의 백화점 매출실적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등 복합요소를 갖춘 대형백화점의 다점포 출점으로 인한 외형성장이고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롯데쇼핑이 GS백화점 인수를 성사켜 롯데백화점은 구리, 부천, 안산점까지 총 29개의 초공룡 백화점의 입지를 구축하고 시장 지배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했다. 대체적으로로 과도한 현금 차입과 무리한 점포 확장, 그리고 급박한 의사 결정을 통한 롯데백화점의 GS백화점 인수가 시간이 지난면서 승자의 저주가 될지는 오랜기간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바잉파워가 거세진 롯데백화점의 권세가 패션기업의 수익성 저하에 한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견해다.
가뜩이나 지방백화점의 경우 효율이 떨어져 패션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 지방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무리한 입점강요는 불보듯 빤하며 바잉파워가 더욱 커진 롯데백화점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 백화점 쇠락의 길로… 왜?
일본은 세이브백화점까지 최근 몇 년간 41개점이 간판을 내렸다. 일본은 백화점수가 1999년을 정점으로 311개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 말 271개로 줄었으며 전체인구의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자산소득 감소, 디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싼것만 찾고 고품질과 고가격을 추구하는 백화점을 외면해 결국 수익성 악화로 폐점에 이르는 백화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지방 백화점 폐점은 속출하고 있지만 수도 도쿄의 도심백화점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일본의 전국 백화점 매출은 20여년 수준으로 후퇴한 상태며 일본 백화점의 90% 정도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4년 도쿄 도심부에 오픈해 대표적인 유통업체로 명성을 이어왔던 세이브백화점 유라크점이 매출액 감소로 인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된 본질적인 배경은 결국은 「유니클로」때문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격전지로 변모한 명동상권의 치열한 대결구도가 국내 백화점 유통을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백화점의 경쟁자=SPA 브랜드
일본백화점의 쇠락의 길로 접어든 원인은 경기침체와 함께「유니클로」「H&M」「자라」등 글로벌 SPA 브랜드 등 저가격 전문매장이 속속 일본 도심상권을 점령하면서 백화점의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이며 국내 패션유통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들 SPA브랜드가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다. 글로벌 SPA브랜드들은 현행 국내 백화점 유통구조상 타협할 여지도 없을 만큼 수수료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져있다.
백화점 유통업체가 당면한 근본적인 운영방안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만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2010년은 지금까지의 유통구조가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백화점이 해가 기울고 있듯 우리나라 백화점의 전성기도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수 없다.
전체 백화점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빅3 백화점의 국내 브랜드 평균 수수료 35~37%에 달하고 판매사원 수수료, 매장관리비, 인테리어 비용, 반품처리 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 매출대배 50~55%의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백화점 브랜드의 평균 제조원가 20%, 본사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디자인에서 생산, 유통까지 전과정을 담당하고 재고 부담까지 져야하는 패션업체들은 백화점 유통을 통한 수익창출 어려움으로 몇 년째 성장 딜레마에 빠져있다.
최근들어 절대다수의 대기업들이 백화점 유통을 외면하고 2차 유통과 SPA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랜드 그룹이 「SPAO」에 이어 오는 5월 여성 SPA 「미쏘」를 런칭하고 데코를 통해 여성 SPA 브랜드를 런칭한다. 또 신성통상이 올 S/S 어덜트 SPA 「에이폴스토리」로 본격적인 SPA 브랜드 비즈니스에 진출했으며 제일모직은 내년 하반기 SPA브랜드 런칭을 목표로 현재 TFT가 구성되고 있다.
백화점 유통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가 몇 년째 답보상태다. 백화점 스스로 PB 및 해외 직사입 매장을 확대하는 등 일부 변화의 움직임이 있지만, 대부분 컨텐츠가 미흡하고 이를 발전시킬 유통 인재 및 시스템이 부족한 편이다. 과거의 낡은 유통 시스템을 벗고, 본질적 측면에서 소비, 패션기업, 유통 업체가 함께갈 수 있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걸맞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류숙희>
백화점 유통업체들이 내세우고 PB와 해외 직사입 매장이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가? 채워넣을 컨텐츠가 부족하고 점점 빈약해진 백화점 매장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은 결국 일본처럼 하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류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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