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3-22 |
[Fashion Talk] 백화점 바이어가 말하는 SPA 마켓은?
유형주 롯데 팀장, 유연삼 현대 부장, 곽웅일 신세계 팀장
유형주 롯데백화점 영 패션MD팀 팀장
- 글로벌 SPA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시너지 효과 기대
“지난 2008년 롯데 영플라자에 「자라」 1호점이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SPA 마켓의 형성이 시작됐습니다. 초기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현재는 각 브랜드간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국내 패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형주 팀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로 국내 브랜드들은 학습 효과를 얻으며 경쟁력 있는 로컬 브랜드가 다수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 팀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집객력으로 인한 신규 고객 창출 효과와 인접 브랜드의 매출 동반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패션 시장에 「코데즈컴바인」 「숲」 「르샵」 「플라스틱아일랜드」 등의 브랜드가 탄생하고, 지금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SPA 비즈니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성화와 메가화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이미 글로벌 SPA 브랜드들과 동반 성장이 가능합니다.”
유형주 팀장은 유통사의 역할을 경쟁력 있는 브랜드 성장을 위한 토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SPA 브랜드는 매출 개선 및 점포 이미지 쇄신, 집객력 등의 효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임대 형태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의 입점 방안을 통해 브랜드 정책과 유통사의 이익을 모두 고려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맞는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규 점포의 경우 기존 브랜드의 보호와 글로벌 SPA 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별도의 장소를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파워는 막강합니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도 이와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르샵」과 같은 브랜드는 국내 브랜드의 가격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폴햄」은 ‘폴햄갤러리’를 통한 메가화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통사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 발굴과 육성을 위한 공생 방안을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백화점 수수료 동결 선언과 함께 결국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통사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 및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편집숍이나 멀티 특화숍 등의 개발을 통해 기존의 임대 형식의 운영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브랜드 중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선정해 오프라인 편집숍을 구성하거나, ‘올리브 핫 스터프’, ‘진 스퀘어’, ‘니트앤노트’ 등 자주 MD를 통해 향후 직소싱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 위탁 편집숍인 ‘로버슨 라운지’, ‘브릿지 11’ 등의 소싱에 해당 CMD가 참여하며, 일부 직매입도 실행하는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현재의 리딩 유통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신규 브랜드를 중심의 NPB 강화를 통해 브랜드 인큐베이팅과 유통점 차별화를 시도하며, 로컬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쇼핑몰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MD가 마무리 된 부산 광복점을 시작으로 롯데 잠실점의 쇼핑몰과 제2롯데월드점에 선보일 C2관 등이 새로운 형태로 선보여질 예정이며, 오는 8월에는 컬쳐 조닝 완성을 통해 기존 백화점과 다른 해로운 형태의 MD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유진>
현대백화점 영 패션팀 유연삼 부장
- SPA 최우선 전략은 ‘고객 가치’, SC 유통망을 통해 SPA 전개
SPA 브랜드에 대한 패션 국내 마켓의 뜨거운 열기 속에 현대백화점도 SPA 브랜드의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다양한 대응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변화된 패션 비즈니스 트렌드에 맞춰 국내외 SPA 브랜드들과 서로 파트너로서 조력한다는 방침이다. 과열 양상에 따라 무조건 글로벌 SPA 브랜드를 환대하기보다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정서 등을 반영해 효율성을 따져 조율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유연삼 부장은 “이들 SPA 브랜드를 유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MD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SPA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트렌디하고 가치지향적인 특성으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감각의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다. 또한 수시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여야 하는 전략상 넓은 매장 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유 부장은 SPA 브랜드의 유통 형태로 대형 가두매장과 최근 떠오른 대형 SC(Shopping Center)가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고객들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SPA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은 대형 쇼핑몰 형태의 유통망을 확대하고 몰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활용, 쇼핑과 휴식, 엔터테인먼트, SPA 브랜드 유입 등을 통해 집객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신촌 유플렉스, 중동 D몰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일산 킨덱스점, 내년에는 청주점, 대구점 등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들 쇼핑몰은 현대백화점이 그 동안 쌓아온 고객 중심의 유통전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몰링 문화를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SPA 브랜드와 국내 신규 내셔널 SPA 브랜드들을 수용해 가치지향형 고객들의 쇼핑 문화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기존의 백화점 유통 환경은 더욱 강화된다. 고급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럭셔리하고 노블레스한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패밀리형 몰을 동반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양극화된 고객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백화점과 몰을 이웃해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상하고 있으며 내년 오픈할 대구점이 그 모델이 될 전망이다.
유 부장은 SPA 마켓의 열기 속에서 새로운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국내 신규 SPA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국내 디자이너와 MD들의 시장 대응능력과 전략을 높이 평가하며 현재 선전하고 있는 한국형 SPA 브랜드들의 메가숍 오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유플렉스에 100평 규모의 메가숍을 오픈한 「코데즈컴바인」을 필두로, 올해 4월 중동 D몰에 「르샵」이 120평, 「플라스틱아일랜드」가 90평 규모의 오픈해 한국형 SPA 브랜드로서의 위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유 부장은 “유통사의 역할은 고객들이 한정 예산으로 필요한 요소를 구매할 수 있도록 가치있는 상품들을 소개해주는 일이다. SPA 브랜드 역시 ‘고객 가치 최우선’이라는 비즈니스의 진리를 바탕으로 한다. 앞으로도 브랜드와 고객의 중간자 역할로 서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영>
곽웅일 신세계 강남점 여성캐주얼팀 팀장
- 백화점과 SPA 와의 갭을 좁힌 현실성 있는 접근 필요하다
“백화점과 SPA 브랜드와의 갭을 좁힌다면 현실성 있는 접근이 가능해 SPA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여성복 매입부장을 거쳐 최근 신세계 강남점의 여성 캐주얼팀 팀장을 맡은 곽웅일 팀장은 상품 본부의 여성복 매입부장으로 다년간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매입 부장으로서의 관점에서 SPA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곽웅일 팀장이 생각하는 SPA 비즈니스는 매력적인 신(新)시장이다.
“SPA 열풍은 경기불황에 의한 위축된 소비 심리의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실용적인 브랜드로의 인식 전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과거 SPA 브랜드가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울만큼 한번 입고 버리는 일회성 패션의 이미지가 강했던 반면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까지 갖춘 브랜드, 트렌디하고 다양한 아이템으로 스타일링이 가능한 실용적인 브랜드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백화점도 SPA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낼 숙제가 많아 현재 적극적인 유치보다는 백화점과 협의 중에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에서 SPA를 받아들이기에는 큰 갭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바로 수수료와 계약기간 등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대해 곽 팀장은 “SPA는 생산과 유통, 판매까지 책임지는 형식인데 백화점 유통으로 들어오는 것은 변형된 형태” 라며 “이에 따라 백화점 입점에 대한 체계화되지 못한 시스템으로 아직까지는 갭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브랜드와 백화점 사이의 갭이 좁혀진다면 좀 더 현실성 있는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SPA 브랜드 입장에서는 ‘캐주얼의 명품’을 지향하며 백화점 1층이나 로얄층 등에 넓은 평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내셔널 브랜드보다 낮은 수수료와 장기계약을 원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은 소비자의 니즈를 수용하기 위해 SPA 브랜드가 필요는 하지만 그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큰 부담감과 현 백화점 상황에 맞지 않는 조건으로 선뜻 자리를 내 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SPA 입점 여부에 대한 상반된 입장에 하나의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SC(Shopping Center)이다. 특히 부산 센텀시티나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백화점과의 시너지 효과로 윈윈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앞으로 백화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와 함께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또한 곽웅일 팀장은 SPA 열풍이 단기간의 이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SPA 브랜드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보고 내셔널 브랜드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내셔널 브랜드는 지금 변화가 절실한 때다. 이 같은 위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변화무쌍한 트렌드를 적극적이고 빠르게 수용 해야 한다. 또한 가격 경쟁력과 라인 익스텐션을 통한 상품력 강화 등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며 “백화점도 글로벌 SPA 브랜드 유치도 중요하지만 내셔널 브랜드에 대한 보호의 의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최상의 매장 컨디션 제공 등 내셔널 브랜드에 대한 편의도 적극 수렴할 것” 이라고 밝혔다.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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