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0-03-22

SPA 마켓, 과연 미래 성장 산업인가?

「유니클로」「H&M」에 이어 국내 브랜드 잇따라 런칭


지난 2월 27일 「H&M」이 런칭함으로써 명동에는 「자라」 「유니클로」 「포에버21」 「스파오」 등 다양한 SPA 브랜드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2001년 스페인 브랜드 「망고」가 국내 패션 시장에 등장한지 10년째,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은 대형 SPA 브랜드들의 잇따른 국내 시장 진출로 인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사세확장과 소비자의 폭발적인 호응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위기를 불러왔다.

특히 글로벌 SPA 브랜드의 등장 및 성공은 로컬 SPA 브랜드들의 탄생과 성공을 이끌었고,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미 이랜드가 국내 SPA 브랜드를 런칭했으며, 제일모직, LG패션 등도 SPA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통사들도 매출이 검증된 SPA 브랜드 유치에 노력하는 등 현재 패션 시장에 불고 있는 SPA 열풍은 향후 패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왜 SPA 시스템에 주목하는가?

이미 제조자가 판매를 담당하는 국내 브랜드에게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제조 직매형 의류전문점)가 새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유통에 대한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기존 브랜드들이 제조 이후 판매가 보편적인 것과 달리 SPA 브랜드들은 판매를 위한 제조가 기본이다. 판매 가격을 정해놓고 이 가격을 만들기 위해 생산원가 절감에 노력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생산 원가를 놓고 판매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SPA 브랜드들은 자가 생산라인을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패션 기업들은 대부분 프로모션을 통한 생산 등으로 생산 단계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아 가격 경쟁력과 판매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생산 시스템 경쟁력을 통해 현재의 인기 아이템을 적시에 생산할 수 있으니, 상품 적중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빠른 생산 기간과 가격 경쟁력 등으로 소비자를 공략해 SPA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브랜드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들 SPA 브랜드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기본이지만, 생산 시스템이 다른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수익을 포기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최근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SPA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초기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상품을 ‘싸구려’라고 생각했던 패션 관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상품과 디자인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생산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몸집이 커진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대량 생산의 이점으로 품질을 향상시켰으며, 또한 가격과 기업의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국내시장에서의 유통 경쟁력은 패션 브랜드가 아닌 대형 유통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으며, 국내 시장의 ‘복합 쇼핑몰’ 열풍을 이끈 것도 이들 SPA 브랜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산·상품·판매를 통합한 SPA 비즈니스 시스템은 이제 기업과 소비자의 효용을 높이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성장했다.
 
SPA 비즈니스, 시장 적시성 강점

SPA 비즈니스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니즈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즉, 소비자의 니즈를 제품으로 빠르게 반영해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SPA 비즈니스의 핵심은 유통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잇따른 국내 진출과 성공 소식에 이어이슈가 된 용어가 숍 브랜딩 일만큼 유통은 SPA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SPA 브랜드들의 초대형 매장은 광고와 판매를 겸하며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아이덴터티 확립을 겸하는 스마트 유통이다.

「자라」 엠플라자점이 2개 층 규모에 총 면적 1,300평방미터 정도이며, 「H&M」이 선보인 매장은 총 4개 층 2,600평방미터이다. 「유니클로」가 타임스퀘어에 선보인 매장도 약 1,120평방미터 규모로 선보이는 등 초대형 매장을 통해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며, 소비자의 구매 만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 동일한 매뉴얼을 적용한 인테리어 컨셉트와 매장 직원의 접객 능력이 아닌 매장 자체의 판매력 향상으로 소비자가 전 세계 매장에서 고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도 SPA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이 된다.

이와함께 SPA 브랜드들의 높은 상품 회전률과 이에 따른 짧은 생산 주기 등은 시장 적중률 높은 상품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주 2회에 걸쳐 신상품이 입고 되는 「자라」와 매일 신상품을 선보이는 「H&M」, 이들이 상품 기획에서 판매로 연결되는 기간은 약 2주 남짓. 즉 현재 시점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아이템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과 다품종 소량 생산을 이용한 소비자의 내점률과 구매 회수 증가 전략은 SPA 비즈니스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비즈니스 시스템의 경쟁력과 함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의 효과도 브랜드의 인지도와 집객력을 강화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유니클로」와 질샌더의 ‘+J’와 「H&M」의 스텔라 매카트니, 칼 라거펠트, 소니아 리키엘 등의 콜라보레이션은 거대 자본력과 인지도 높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 하이엔드 패션을 창조하는 디자이너들과 SPA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들이 단순히 저가의 패스트패션 기업이 아님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이다.

「유니클로」 「H&M」 … 차세대 스타 브랜드는?

2005년 국내 영업을 시작한 「유니클로」는 현재 지난 2009년 8월 33개 매장에서 1천4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1개 매장에서 월평균 3억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판매했다는 것. 특히 지역에 따른 편차없이 고른 매출을 보이고 있어 현재 패션 시장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손꼽히고 있다.

「유니클로」는 할인점과 백화점, 가두점, 복합쇼핑몰 등 유통 형태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입점해있으며, 2010년 8월까지 54개 매장 확보와 연 매출 2300억원을 달성 목표를 계획중이다. 현재 46개 유통망을 확보했으며, 최근 백화점의 각 점포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유통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베이직 아이템의 경쟁력을 증명한 「유니클로」에 대응해 이랜드가 지난해 「스파오」를 선보였다. 런칭 당시 「유니클로」를 경쟁 상대로 지목한 「스파오」는 경쟁사와 비슷한 상품 구성으로 베이직 SPA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까지 「유니클로」와 「스파오」의 경쟁에서 승자를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브랜드 파워와 상품, 유통 등이 비교할 수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파워와 시즌 전략 상품의 적중률과 상품 경쟁력, 질 샌더 콜라보레이션과 ‘UT’, ‘UJ’ 등의 상품 라인, 유통 경쟁력 등은 상품 회전률이 타 SPA 브랜드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가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반해 장광효 콜라보레이션과 다양한 전략 상품,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스파오」는 현재 시장에서 입지가 확고한 「유니클로」가 아닌 초기 한가지 아이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 집중화 전략을 펼친 「유니클로」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시장 안착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최근 런칭한 「H&M」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국내 시장에서 「H&M」의 상품을 경험한 대다수의 의견은 기존 유럽에서 본 상품과 다르다는 것. 매장 V.M.D도 훨씬 고급스러워졌으며, 상품도 아시아 지역에 맞춰 새롭게 재정비한 것 같다고 입을 모으며 국내 영캐주얼 브랜드들의 타격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기존 「자라」와 「망고」 등으로 인해 수입 브랜드의 디자인에 대한 이질감이 사라진 상태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H&M」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데 어떤 제약도 없다는 것. 「H&M」의 입점을 고민하던 유통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보니 입점을 포기한 것이 아쉽다는 후문도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고무된 국내 패션 기업들도 최근 SPA 비즈니스 열풍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미 이랜드가 「스파오」에 이어 트렌디 컨셉트의 「미소」 런칭을 준비 중이며, 제일모직은 「망고」에 「top shop」의 국내 도입과 내년 하반기 신규 SPA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데코도 올 하반기 런칭을 목표로 SPA 사업에 도전을 준비 중이다. LG패션은 「TNGT」와 「TNGTW」로 SPA 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며, 신성통상도 「에이폴스토리」를 통해 SPA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어 국내 패션 시장에 SPA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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