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3-22 |
SPA 마켓이 21세기 유통질서 바꾼다
신 성장 시장 대기업 참여 열풍…최종 승자는?
세계 의류 소매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글로벌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는 국내 패션시장은 향후 상당수의 브랜드가 극한 상황을 맞이하고 가격 거품구조가 심한 국내 백화점 유통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백화점들이 올해부터 저가 글로벌 SPA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것도 향후 국내 패션유통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국내 패션유통의 위협적 존재로 부상한 글로벌 SPA마켓 진단 및 그들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국내 패션기업의 위기 대응방안을 모색해보았다.<편집자주>
세계 의류 소매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유니클로」「자라」「갭」「망고」「포에버21」「파파야」 등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SPA 브랜드를 포함, 최근 국내 상륙을 마친「H&M」까지 국내 패션시장은 바야흐로 글로벌 SPA 브랜드까지 가세한 각축전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명동 눈스퀘어에 1호점을 오픈한 「H&M」 의 폭발적 호응은 국내 패션기업 을 위협하고 백화점 유통업계의 운영방식 변화 등 21세기 유통질서를 바꾸는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H&M」 21세기 유통질서를 바꾼다
「H&M」「자라」「망고」「톱숍」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은 서유럽 지역을 시작으로 동유럽, 미국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데 이어 아시아 마켓까지 투자규모를 확대 하여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더 이상 의류는 몇 년에 걸쳐 입는 고가의 사치품이 아닌 시즌의 유행에 맞춰 입고 버리는 일회성의 패스트 상품으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지위는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
명동 상권은 이미 「유니클로」「자라 「망고」「포에버21」「H&M」등 명실상부한 세계 SPA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인 「스파오」까지 가세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 SPA 브랜드들은 막강한 고객 흡인력으로 인근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을 위협하는 수준의 유통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다국적 글로벌 브랜드가 전국적으로 유통확장이 이루이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브랜드가 도태되고 백화점 유통의 유통마진을 포함한 고질적인 가격 거품이 제거되는 등 현재 백화점 종속현상이 심한 유통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니클로」「자라」등의 사세확장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고유 영토를 상당부분을 내줘 수세에 몰려 있으나 앞으로는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수준의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SPA, 럭셔리 소비층까지 흡수한다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최첨단 물류와 과학이 결합된 시스템으로 전세계 저가 소비자를 만족시켜온 SPA 브랜드들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정도로 몇 년전부터 럭셔리 소비층까지 흡수하며 거대 물결을 형성하고 있다.
저렴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가장 빠르고 손쉽게 고객들에게 제공해온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그동안 디자이너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상품력과 디자인력을 높여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소비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H&M」은 그동안「칼라거펠트」「스탤라맥카트니」「빅터&롤프」「꼼데갸르송」「지미추」에 이어 이번시즌「소니아리키엘」과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유니클로」는 「질샌더」와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J」라인을 전개, 폭발적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하절기에는 강하고 동절기에는 취약한 이들 글로벌 브랜드의 약점을 한국적 특수성으로 위안을 삼았던 국내 브랜드들은 앞으로 더 이상 한국적 특수성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디자이너 라인 제품은 출시한지 몇시간만에 품절될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어 국내 브랜드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 국내 패션시장은 글로벌 전쟁터
글로벌 전쟁터로 변모한 국내 패션시장에서 당장 눈앞의 매출에 연연한 영업방식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영업·기획·생산 등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 도메스틱 마켓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확실히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구축한 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상품력과 통일된 브랜드 컨셉, 마케팅, 그리고 이를 믹스해 매뉴얼화할 수 있는 글로벌 스텐더드(Global Standard)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력이 둔화된 소비자들이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져 국내 SPA 마켓은 더욱 팽창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 패션시장은 SPA 브랜드의 공격적인 확장이 이루어지고 이들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고급 쇼핑거리로 오랜세월동안 자리잡아온 긴자지역은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감소하고 백화점 역신장폭이 커지고 있는 반면「자라」「H&M」「유니클로」「포에버21」「에버크롬비&피치」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침투하면서 상권의 판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일본백화점, SPA 브랜드 적극 유치로 위기탈출
1984년 도쿄 도심부에 오픈해 대표적인 유통업체로 명성을 이어왔던 세이브백화점 유라크점이 매출액 감소로 문을 닫게 된 본질적인 배경도 결국은 「유니클로」를 위시한 SPA 브랜드로만 소비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아 쇠락의 길로 접어들 있는 일본 백화점이 올해부터 저가 글로벌 SPA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것도 향후 국내 패션유통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봄 신주쿠, 긴자, 이케부쿠로의 백화점에 「유니클로」 「포에버21」 「자라」 매장이 문을 연다. 마츠자카야 백화점 긴자점은 오는 4월29일 「구찌」매장이 있었던 자리를 포함해 1층에서 5층에 걸쳐 매장 면적 3701평방미터 규모의 「포에버21」를 유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신주쿠점도 올 봄시즌에 최대규모인 2000 평방미터 크기의「유니클로」 매장을 오픈한다.
「유니클로」는 현재 세이부 백화점 요코하마점, 토부 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 마츠야 백화점 아사쿠사점 등에 입점해 있다. 토부 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도 이번 봄부터 여성복에서 저가의 여성복 브랜드를 강화하고 175 평방미터 규모의 「자라」여성라인을 오픈했다.
고급 제품과 고가의 이미지를 고수해 왔던 일본 백화점이 저렴한 글로벌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는 배경은 소비자의 흡인력을 통해 백화점의 적자폭을 감소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백화점 유통업계는 아직까지 과거의 낡은 유통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고 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조건은 명품 브랜드만큼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H&M」유치를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10% 미만의 수수료와 5년간의 장기계약 등 명품 브랜드 수준의 고압적인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후문이 아직까지 패션유통가에 상징적인 얘기거리로 남아있다.
국내 백화점 유통업체들은 수수료, 매장 평수, 계약기간 등 까다로운 요구조건으로 인해 입점시킬수도, 버릴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인 글로벌 SPA브랜드 대신 한국형 SPA브랜드를 적극 유치 확대하는 선에서 대안을 찾고 있으나 향후 운용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정책과 대안으로 백화점 매장을 풍부하게 만들 컨텐츠를 개발 육성하고, 패션 전문기업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보다 진화된 형태의 유통질서 확립이 필요해지고 있는 것.
국내 패션유통 변화 멀지않았다
온라인몰과 모바일 쇼핑 등 신유통의 거센공략이 향후 백화점 유통의 위기변수로 지목되고 백화점 인근의 상권에서 백화점 고객을 뺏어가는 글로벌 브랜드의 거센공격이 결국에는 백화점 유통의 변화와 혁신의 길을 꾀할 수 밖에 없는 담금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유통을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 당장의 현실에 순응하고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보다 바로 근거리에서 움트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동안 절대다수의 대기업들이 백화점 유통을 왜면하고 2차 유통과 SPA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금의 위기와 어려움을 뛰어넘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본력이 있는 대형 기업들은 수익창출이 불가능한 백화점 유통보다 직영점과 로드숍을 통해 SPA 브랜드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패션대기업, 너도 나도 SPA마켓 참여
이랜드 그룹이 「SPAO」에 이어 오는 5월 여성 SPA 「미쏘」를 런칭하고 데코를 통해 여성 SPA 브랜드를 런칭한다. 또 신성통상이 올 S/S 어덜트 SPA 「에이폴스토리」로 본격적인 SPA 브랜드 비즈니스에 진출했으며 제일모직은 내년 하반기 SPA브랜드 런칭을 목표로 현재 TFT가 구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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