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0-03-08

'모바일 빅뱅 시대' 소비 트렌드는?

모호함 · 예측불허 증가... 자기주도형 창조적 소비 강화


직장인 A씨는 기상 후 스마트 폰으로 날씨를 확인한다. 출근할 때는 음악을 들으며, 오늘의 일정과 이메일을 확인하고, 뉴스를 검색한다. 업무회의 시에는 팀장의 지시 사항을 녹취하며, 갑작스러운 외근에는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거래처 위치를 확인한다. 또한 최근 시작한 트위터에도 틈틈이 접속해 다양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공유한다.
 
스마트 열풍이 몰고 온 변화된 일상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사회 전반에 나타난 스마트 열풍으로 인해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내는 총명하고 민첩한 ‘스마트’한 방식을 추구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등장한 스마트 소비 양상이 신규 비즈니스 창출 과제로 주목되고 있다.

스마트 시대의 소비자는 소비자 개인의 선택권이 우선시되는 개인적이고 비정형화된 특징을 지닌다.
스마트폰과 타블릿 노트북 등 첨단 IT 기기를 활용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이들은 필요한 것은 넣고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제외하는 실용적이고 효율성을 강조한 선택적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지역과 국가라는 물리적인 경계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소비활동도 불사한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변화된 소비심리 트렌드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향후 시장선점에 주요 키포인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빅뱅 시대 본격화

‘아이폰’이 국내에 전격 출시된 지 4달째, ‘아이폰’과 함께 다양한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바일 인프라, 기기, 서비스 이용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바일 빅뱅’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0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2.5억대에 달해 전체 휴대폰 중 20%의 비중을 상회하고, 2013년에 이르면 그 비중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실시간(Real time), 정보와 소통의 무한 확장(Reach), 공간 제약을 극복한 실제감(Reality) 등 ‘3R’을 통해 개인, 기업,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 철도, 고속도로, 유선 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새로운 산업과 라이프스타일이 창출되었듯이 모바일 빅뱅 시대도 이에 준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국내·외 주요기업들은 모바일 환경을 활용한 업무 시스템을 갖추고, 미래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BM은 약 2만 5천여명의 직원이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그 수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의 현장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는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을 초래했다. 실제로 아이티 지진참사를 전 세계에 처음 알린 것은 모바일 블로그 트위터(twitter)였으며, 서울에서는 지난 1월 갑작스러운 폭설상황과 교통정보 등이 스마트 인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 바 있다.

또한 모바일 통해 구현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매체, 광고, 쇼핑 등의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유통 채널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사용자가 자신의 생활 패턴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능동적인 활용을 통해서 가능해졌다. 이러한 개개인의 스마트화는 소비행동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게 필요한 것만 산다
강화된 자기주도형 창조적 소비자


스마트폰으로 완벽한 모바일 환경을 갖춤으로써 손안의 인터넷이 현실화됐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즉 어플리케이션이다.
어플리케이션은 일반적인 교통, 날씨, 주식 정보 결제, 업무 등의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과 같이 내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 즉 강화된 자기주도형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커피 한잔을 마실 때도 샷(shot) 추가, 크림, 사이즈, 테이크아웃 여부 등 다양한 선택을 한다. 다방, 찻집에 익숙한 과거 세대들이 카운터 앞에서 쩔쩔매는 동안, 자기 주도형 소비가 익숙한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척척 주문을 한다. 이는 패션 소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브랜드를 믹스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스타일링하는 셀프 코디네이션 행태가 정착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이러한 스마트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등장한 것이 개인의 기호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카드’다. 최근에는 SK 텔레콤이 하나카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통신과 카드, 여기에 유통까지 융합한 본격적인 신개념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내세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증강현실 기술의 상용화 또한 주도적 가치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보여주는 기술로, 여기에 바코드 인식 어플리케이션을 추가해 휴대폰으로 거리를 비추는 것만으로도 상점에 대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직접 선별, 비교 분석, 코디네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첨가해 물리적인 환경에 제약받지 않는 쇼핑이 가능해졌다.

이 같이 더 넓고 빨라진 진보적인 쇼핑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영민해지고 높은 안목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알뜰·비교 형태의 자기주도형 스마트 소비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선택권’을 원한다
소녀시대와 앱스토어

자기주도형 소비의 강화는 곧 소비자와 사용자의 ‘선택권’이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스마트 시대의 소비자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 수 있는 '선택권', 혹은 ‘선택재량’의 제공 여부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원리는 대중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인기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9명이라는 다양한 멤버 구성으로 인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이들은 각각의 개성으로 다양한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 팬들은 ‘소녀시대’라는 그룹을 좋아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멤버를 선택한다. 좋아하는 멤버가 바뀌더라도 ‘소녀시대’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앱스토어’ 역시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기능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팟과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제공하는 ‘앱스토어’는 현재 10만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으며, 20억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소녀시대’와 ‘앱스토어’는 전혀 다른 산업 영역이지만 성공의 비결은 유사하다. 소비자들에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풀(Pool), 즉 ‘선택권’을 제공한 것이다.
스마트 시대의 소비자들은 기존의 제품이나 판매방식에 만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미래의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넘겨줘야 한다.

예측불허!! 모호한 소비자들

선택권을 지닌 스마트 소비자들은 옮겨 다니면서 새로움을 얻는다.
따라서 국적의 의미가 없어진 소비자들, 기존의 인구 통계학적 특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모호한 소비계층들의 소비가 주목되고 있다. 레지던스 호텔과, e-book 관련 마켓의 급성장은 이들 소비계층의 위력을 입증하는 사례다.

이와 같이 지역과 국가 등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소비자들로 인해 기업들은 지금껏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비자를 만날 수도 있다.

성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닌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라끄베르」는 벤쿠버 올림픽의 주역 피겨퀸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젊고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특히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국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펑펑 눈물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업이 번지지 않아 화제가 된 김연아의 화장품은 온라인상에서 전 세계 여성들의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녀가 사용한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가 「라끄베르」의 제품임이 알려지자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타이완 등 해외 매장의 매출이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라끄베르」의 김연아 효과는 비단 스타마케팅의 성공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라끄베르」가 그동안 타겟으로 염두에 두지 않았던 해외 각국의 잠재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미를 전달하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를 거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시대에는 기존의 미디어 소비 행태와는 다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관련한 정보, 구매 후기 등의 구매결정 요인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효율적인 정보 활용이 가능하게 됐다.
경계를 박차고 나온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이러한 새로운 소비 행태에 대한 연구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영화 ‘아바타’나 애플 ‘아이폰’의 진격에서 보듯 현대는 컨텐츠와 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가 커지는 시대이자, 무한한 변화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아이돌 그룹이 됐건 어플리케이션이 됐건 간에 이제 기업들은 명확한 특정 소비자를 위한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예상해야 한다. 여기에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은 품질뿐만 아니라 마케팅, 브랜드 모든 면에서 앞서야 비로소 선택을 결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SMART 시대의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서 기업들은 더욱 강력해진 SMART 비즈니스를 고민해야 한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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