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0-02-22 |
[가격 마케팅] 핵심 가치는 높이고 가격은 낮춰라!
제품, 서비스, 신뢰 기반한 차별화된 판매 포인트 개발이 해답
핵심 가치는 높이고 가격은 낮춰라!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급변하는 패션 유통 환경 속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불황형 마케팅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가격 마케팅이 부각되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가장 쉽게 활용되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가격 마케팅이다. 패션 업체들이 가격 마케팅을 시행함에 있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주로 ‘저가 정책’과 덤으로 증정하는 ‘공짜 마케팅’ 전략으로, 이는 생필품을 취급하는 마트 유통시장에서 활성화되면서 패션 시장에도 안착됐다.
특히 현재 일본에 불고 있는 게키야스 열풍은 저가 정책이 전 세계적인 마케팅 트렌드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게키야스(げきやす, 激安)’는 한국어로 ‘염가’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유통 전반에 걸쳐 불황을 이기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주목되고 있다.
중저가 SPA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기존 가격보다 더욱 저렴한 990엔(약 1만 3천원) 청바지를 내세운 초저가 캐주얼 브랜드 「지.유.(g.u.)」를 선보여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초고가 브랜드가 밀집된 도쿄 긴자의 마쓰야 백화점은 9천 800엔 양복을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값을 내린 대형의류 백화점 콜스의 매출이 5.5% 늘었고, 남은 제품을 싸게 처리하는 TXJ와 로스 역시 각각 7%와 8%로 판매가 증가했다.
이와 비슷하게 국내에서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삼겹살 가격 전쟁’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 업체에서 미끼 상품의 초저가 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유통 전 분야에 저가 정책이 만연해지면서 가격 파괴 양상이 과열되고 있어 그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격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 그것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판매 포인트를 선점하는 것이 가격 마케팅의 성공 전략이다.
더 싸게, 더 많이, 품질은 더 높게
불황이던 호황이던 소비자들은 ‘합리적 소비’를 지향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와 상품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치가 기능적이던 상징적이던 간에, 자신이 얻은 효익 대비 지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믿고 이를 위해 정보를 탐색하고 최선의 선택을 한다. 이러한 소비 심리를 이용한 것이 가격 마케팅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패션 기업들이 적지 않으며, 그 선두에 「유니클로」의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가 있다.
「유니클로」는 제조, 유통 단계에서 거품을 빼고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해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경이적인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에 부응해 고객을 창조한다’는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히트텍과 플리스 등 시즌 히트 아이템 기획과 개발에 집중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유니클락’ 캠페인 등을 통해 브랜드 문화 형성을 도모하는 등 포괄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아동 전문 기업 해피랜드 F&C는 특정일을 겨냥한 프라이스 다운 행사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 해피랜드 F&C는 ‘추석맞이대축제’는 추석 전 4일 정도 파격적인 할인을 실시하는 연중행사로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해피랜드 관계자는 “단순한 가격 마케팅이 아닌 고객감동 이벤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명절을 맞아 고객들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저가격 정책 다음으로 선호되는 가격 마케팅 전략은 덤으로 더 주는 공짜 마케팅 전략으로 대표적으로 「지오다노」「폴햄」 등 캐주얼 브랜드의 묶음 판매를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패션업계에 최초로 ‘1+1 덤 마케팅’을 도입한 「행텐」은 매년 10월 10일 전후로 약 10일간 열리는 ‘1010 행텐데이’를 2003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매출 신장 효과를 거두고 있다. ‘행텐데이’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환경 사랑과 나눔 실천을 더해 가을 시즌의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의 남성 토털 코디네이션 브랜드「STCO」는 발렌타인데이 이벤트로 넥타이 구매 고객에게 넥타이를 증정하는 ‘발렌tie행사’를 실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과열되는 트레이드 다운
할인과 저가격 정책의 한계
불황기 소비자들은 분명 싼 가격에 메리트를 느끼지만 덤으로 주거나 싸다고만 해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며, 오히려 공짜나 덤, 가격 할인을 남발할 경우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상품에 대한 신뢰 없이 단지 눈앞에 닥친 불황을 이기기 위해 지나친 할인 행위나 저가격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불황 속에서 살아남는다 할지라도 결국 이후 호황기에 스스로를 사라지게 만드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저가 전략과 덤 마케팅은 이윤보다는 점유율에서 기회를 찾고자 할 때 사용된다. 규모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만큼 시장이 크거나 낮은 판매가를 극복할 만한 생산효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격 파괴가 과열된 상황에서 낮은 이윤으로 많이 팔아 전체 판매를 늘리는 방법이 과연 효율적일까?
「행텐」이 시작한 ‘행텐데이’의 1+1 덤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자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벤치마킹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반면 ‘행텐데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아져 경기 불황이 가속화된 지난해 매출이 91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1% 가량 상승한 실적을 냈다. 이러한 요인에 대해 「행텐」의 관계자는 최초 시행이라는 오리지널리티와 철저한 사전 기획력, 마케팅 노하우 등을 들었으며, 무엇보다 ‘10’이라는 숫자와 「행텐」을 연관시켜 브랜드 문화와 가치를 만들어 낸 점을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백화점의 세일 기간 또는 제조업체의 가격 인하 기간을 기다렸다가 구매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기업은 정상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는 기업 스스로 가격 전쟁을 일삼다가 고객들의 가격에 대한 기대치를 왜곡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품질, 스피드, 신뢰 바탕으로
고객의 핵심 가치에 조준하라
그렇다면 이러한 가격 마케팅의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흔히 소비재 시장에서 가격 마케팅은 싸게 팔거나 덤으로 끼워 파는 정책으로 대변된다. 이러한 경향은 패션 시장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는 가격 마케팅을 좁게 해석한 결과로 범주를 넓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툴을 다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의 비전이나 특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싸게 많이 주는 정책에서 벗어나, 브랜드 타겟과 특성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의 시즌 기획 상품 개발, 캐쉬백 포인트 제도, 보상판매, 기부 등 창의적인 판매 포인트를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저가 마케팅이라고 해서 고객들이 낮은 가격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미 다양한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과 괜찮은 품질의 ‘보물’을 찾기를 원한다. 따라서 저가 마케팅을 공략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은 기본 역량에 집중해 저가 마케팅에서 성공한 좋은 사례다. 무인양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질의 친환경 소재를 발굴하고, 제품의 핵심 기능과는 관계없는 염색 등 불필요한 공정을 생략하는 한편, 로고와 장식을 최소화하고 포장을 간략화 하는 전략으로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니클로」 역시 사전 기획과 스피드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 마케팅의 성공에 기반을 마련했다. 「유니클로」의 매장에 비치된 옷은 적어도 1년 전에 기획된 것으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집행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속도를 낸 것이 매출 탄력에 원인이 됐다. 일본 「유니클로」가 새롭게 런칭한 초저가 브랜드 「지.유.」 역시 「유니클로」의 네트워크와 유통채널, 디자인 기술력 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트레이딩 업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물론 트레이딩 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프리미엄을 붙여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닌 브랜드가 지닌 유·무형의 가치와 신뢰에 정당한 가격을 매긴 가격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루이비통」은 최상의 품질과 높은 가격, 할인을 실시하지 않는 일관된 가격 정책으로 명품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장에서는 300만원 이하의 비교적 구입이 용이한 고가격대의 상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샤넬」과 「에르메스」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그와 동등한 프리미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루이비통」의 백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명품의 대중화 현상을 양산하게 됐다. 「루이비통」은 가격 책정에 있어 매스티지 전략을 구사하고 중고가 라인부터 초고가 라인까지 취급함으로써 중산층부터 상류층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고객으로 흡수하고 브랜드의 절대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이와 같이 불황기 가격 마케팅은 고객이 느끼는 가격 대비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에 기반한 제품 가치,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창출되는 서비스 가치, 브랜드에 대한 신뢰 및 감성으로 구축되는 브랜드 가치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핵심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마케팅 전략에 비해 가격 마케팅은 모방하기 쉽다. 그러나 가격 마케팅을 시행함에 앞서, 제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제품의 우수성, 경제성, 심리적 만족감 등이 다양하게 복합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핵심가치를 지니고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을 도모하는 것, 그것이 불황기 가격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포인트 전략이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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