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엔

최근 패션계에 스포티즘 트렌드의 등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스타일의 유행과 실용주의 소비 트렌드의 확산 등으로 인해 눈길을 끌고 있는 스포티즘 트렌드는 최근 패딩 아웃터의 인기와 함께 그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는 추세이다.

과거 스포티즘 스타일은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의 영역 확장, 아동복 등 특정 조닝에만 적합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최근의 스포티즘은 비즈니스 캐주얼, 여성복, 남성복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티즘에 대한 인식 변화 및 트렌드 변화와 함께 경기 영향도 실용주의 스포티즘 트렌드의 확산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리먼 쇼크로 인한 경기 불황은 실용주의 소비에 대한 니즈를 확대시켰고, 가격과 활동성, 기능성을 두루 갖춘 스포티즘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실제로 올해 패션 업계에는 보이프렌드 핏의 등장과 유니섹스 무드의 확산 등 스포티즘 트렌드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최근 들어 패딩 아웃터가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하며 그 세를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경제성의 원칙, 스포티즘 파이를 키운다

최근 어려운 경기 상황은 실용성이 뛰어난 스포티즘 트렌드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위기와 함께 폭등한 환률은 수입 소재 등 생산원가를 급격하게 상승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은 위축된 소비 시장으로 인해 상품 가격을 상승 시킬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만들었다.

여기에 생필품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은 고가의 아웃터 구매를 자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와 소비자들은 각각의 이유로 인해 경제성에 입각한 실용주의 아이템을 선택하게 됐고, 결국 스포티즘 트렌드를 활성화 시키게 됐다.

스포티즘이 반영된 패딩 아웃터는 모직이나 가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패딩 아웃터는 경량감과 뛰어난 활동성으로 인해 전 연령대의 소비자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캐주얼 시장은 패딩 아이템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각 브랜드들은 올 시즌 주력 상품인 패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상품 출시 시점을 앞당겼으며,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진 기능성과 의류 트렌드 등을 고루 반영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높은 기능성에 비해 가격 경쟁력까지 두루 갖추고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패딩 아웃터의 판매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PPL과 함께 기존 이미지 광고보다는 상품에 포커싱을 맞춘 광고를 통해 아이템 노출을 극대화시키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패딩 아웃터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며 10월 11월 동안 각 업체들의 월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하게 만드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스포티즘 = 실용성 + 패션성

한동한 트렌드를 지배했던 미니멀리즘에 대한 실증과 1980년대 무드의 등장, 생활의 한 부분으로자리한 웰빙 무드 등은 자연스럽게 의복 트렌드의 변화를 가져왔다.

미니멀리즘 트렌드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던 「어그」 부츠가 겨울 시즌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최근에는 넥워머, 암워머, 렉그워머 등 다양한 워머가 등장해 활동성과 실용성을 가미한 겨울 아이템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활동에 제약이 많은 포멀 의류에 대한 외면과 전 복종의 캐주얼라이징 현상, 주 5일제 정착과 함께 위크엔드 패션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은 스포티즘 트렌드의 지배력을 높여왔다.

게다가 「스텔라 맥카트니」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꾸준히 선보인 패딩 아웃터 등은 특정 아이템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동물 보호를 위해 모직, 모피 등의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스텔라 맥카트니는 자신의 컬렉션에 패딩 아웃터를 선보이고 있으며, 여성 소비자들이 새로운 니즈를 창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의 스포티즘은 보다 대중적이고 현실적이라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과거 스포티즘 트렌드는 퓨처리즘, 패션테크놀로지 등 의복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미래주의 트렌드를 담당하며, 기술의 발전이나 지난친 기계화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강했다. 또 과거 캐포츠룩이 활동성이 뛰어난 데님 등 스포츠와 캐주얼을 접목한 퓨전 스타일을 선보였던 것과도 판이하게 다르다.

최근의 스포티즘은 컬러나 소재, 스타일 등이 좀더 정통 스포츠룩에 가깝다. 각각 아이템이 속한 복종의 정통성을 살린 클래식한 디자인을 믹스&매치를 통해 새로운 룩킹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 즉, 「푸마」의 컬러풀한 패딩 아웃터와 「폴로」의 면 셔츠, 보우 타이, 정장 팬츠, 빅백 등의 매치로 새로운 스타일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패딩에 이어 ‘보이프렌드 핏’의 등장도 변화된 스포티즘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자 친구의 아이템을 착용한’이라는 의미의 보이프렌드 룩은 루즈 핏 데님과 헐렁한 재킷, 숫자판이 커다란 남성 시계 등으로 선보여지며, 스키니 핏을 대체하는 새로운 핏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이든플러스」 「로크」 등 스포티즘 브랜드 등장

최근 스타일리시 캐주얼 브랜드 「에이든」이 「에이든플러스」로 리뉴얼을 선언했다.
새롭게 변화한 「에이든플러스」의 브랜드 컨셉트는 웰빙 스포티브 캐주얼을 조합한 웰스 캐주얼로서, 실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접목시킨 원마일 웨어를 포함한 컬쳐 캐주얼을 지향한다.

이 브랜드는 전체 상품 라인 중 약 30% 정도를 요가 라인으로 특화시켰다. 이 브랜드는 요가, 피트니스 등 생활 스포츠 인구 확대에 따라 ‘doing sports’가 아닌 ‘즐기는 스포츠’ 트렌드를 반영한 스포티브 캐주얼을 선보일 계획이다.

「에이든플러스」는 본격적인 스포티브 캐주얼로의 변화를 위해 스포츠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라이크라 소재를 상품에 적극 활용했으며, 데님 등 캐주얼 라인 역시 스포츠 룩과 코디네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보였다.

코오롱패션의 「쿠아」도 내년 상반기에 로맨틱 스포츠 컨셉트의 「로크」를 런칭한다.
「로크」는 ‘Roports on Qua’의 줄임말로서 기존 영 캐주얼과 차별화된 새로운 개념의 로맨틱 스포티즘을 제안한다.

「로크」는 소녀들의 로망인 발레 토슈즈를 모티브로 한 플랫슈즈와 발레복에서 영감을 받은 유니크한 스타일의 원피스, 댄스복에서 보여지는 여유로움과 릴렉스 한 스타일의 여성스러운 셔츠 등 여성스럽고 우아하면서도 건강한 매력의 스포츠 룩을 제안할 예정이다.

「로크」가 표방하는 로맨틱 스포츠 룩은 발레, 피겨 스케이팅, 요가 등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포츠를 표현하는 것으로 과거 캐포츠가 스포츠웨어로 여겨져 온 트레이닝복을 외출용 패션스타일로 변화시킨 것돠 달리 로포츠는 건강과 뷰티를 동시에 추구하는 여성을 위한 ‘페미닌 스포티즘 룩’을 제안한다.

특히 「로크」는 피겨스케이팅으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김연아 선수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연아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남성 브랜드 「워모」가 올 하반기 어번 스포츠 스타일의 프로그레시브 라인을 선
보였다. 어깨 스트랩 등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접목한 점퍼 등 기존 남성복과 차별화된 스포티브 캐주얼 라인을 선보이는 등 스포티즘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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