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23-02-07

'혁명적의 패션의 대가' 파코 라반, 향년 89세 별세

금속을 활용한 우주 시대 느낌의 디자인과 향수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 출신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이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사진 = 파코 라반 1992년 F/W 파리 오뜨꾸띄르 컬렉션 피날레.

금속을 활용한 우주 시대 느낌의 디자인과 향수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 출신의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Paco Rabannne)이 별세했다. 향년 89세.

파코 라반을 소유한 스페인 패션 그룹 푸이그는 "과감하고 혁명적이며 도발적인 비전을 전파해온 사람"이라 그를 표현하며 세상을 떠난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파코 라반은 1960년대 이색 소재를 활용한 기이한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고 피에르 가르뎅 등과 함께 우주 시대 미학의 대명사로 주목받았다. 

그가 개척한 메탈릭 가운과 반짝이는 스팽글 가방은 오늘날에도 많은 셀럽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1969년 선보인 첫 번째 향수인 'Calandre'는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남아 있다.

사진 =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자로 나선 뮤지션 카디비는 파코라반 2021 S/S 컬렉션을 선택, 경의를 표했다.

파코 라반이 별세한지 이틀 후인 지난 6일(현지시간) 개최된 2023 제65회 그래미 어워즈(65th Annual Grammy Awards)에서 시상자로 나선 뮤지션 카디 비(Cardi B)는 파코 라반 2021 S/S 컬렉션 오버 더 페이스 후드와 함께 미래 지향적인 실버 메탈릭 가운을 입고 등장해 파코 라반에 경의를 표했다.



발렌시아가 하우스에서 재봉사로 일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파코 라반은 1950년대 파리 국립 장식 예술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패션에 새로운 재료와 기술 등 혁신적인 실험을 접목했던 그의 창의성의 근본에는 건축학도 출신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지방시, 디올 , 발렌시아가 등에서 주얼리 분야의 커리어를 쌓은 그는 1966년 '입을 수 없는 옷'이라고 이름을 붙인 12벌의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값비싼 소재와 화려한 디테일이 특징이었던 기존 파리 꾸띄르의 오랜 전통을 깨뜨리고 주로 액세서리에 사용하던 금속 고리와 플라스틱 줄 등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세계가 담긴 드레스로 새로운 시대의 패션을 제안했다. 


재단과 봉제가 아닌, 망치 등의 공구를 가지고 미래적인 패션을 선도해온 그는 페이퍼 드레스 시리즈를 발표하며 패션 소재로서 종이의 가능성을 실험하였고, 금속과 다른 소재를 혼합하는 등 독특한 의상 제작방식을 끊임없이 제안했다. 

2011년에는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파코라반이 만든 종이 드레스를 입기도 했다.

당시 다른 디자이너들이 벨벳 등을 많이 사용할 때라 코코 샤넬은 그를 가리켜 패션의 금속 공학자로 폄하 하기도 했다. 


한편 파코 라반은 1999년 7월, 파리 꾸띄르에서 은퇴했으며 프랑스 패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는 말년에 점성술에 빠져 종말론적 예언을 내놓거나, 외계인 방문설을 주장해 구설에 올랐다.

현재의 파코 라반 하우스는 스페인의 '푸이그' 그룹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앙 도세나가 이끌어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짓(Brigitte) 여사는 “오뜨 꾸뛰르의 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보기 드문 예술가”에게 경의를 표했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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