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뉴스 2012-11-23

글로벌 시장에 ‘제2의 바람’ 불고 있다

재활용품+ 명품기법 = 재활용 명품으로 재탄생


펜디 가의 후손인 ‘일라리아 펜디’가 ‘리사이클 브랜드’에 올인한고 있다. 최근 일라리아 펜디는 트럭 방수천과 병뚜껑으로 만든 핸드백을 내놓았다.

일라리아 벤투리니 펜디가 내놓은 ‘드래곤 백’은 재생목재, PVC, 빈티지 서랍손잡이, 짜투리 천과 가죽 등 재활용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가격은 무려 2천200 달러에 달한다. ‘비포 토이 타이어 나우 브레이스릿(Before Toy Tyre Now Bracelet)’라는 문구가 새겨진 팔찌도 자동차 고무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것이지만 가격이 자그마치 320달러.

이 가방과 팔찌는 「까르미나 캠퍼스(Carmina Campus)」라고 하는 브랜드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스스로를 사회적으로 의식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명품족들, 특히 그 중에서도 옷장에 「셀린느」와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명품족 중에서 자신의 부를 과시하려 ‘잇백’을 찾는 부류들, 즉 출세욕이 강한 사람들은 이 브랜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선 제법 호응이 좋다. 기존의 명품과 다른 색다른 맛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라리아 펜디 「까르미나 캠퍼스(Carmina Campus)」 런칭

이와 함께 「까르미나 캠퍼스」는 주얼리 브랜드 「모니크 페안(Monique P?an)」과 패션 브랜드 「알라바마 차닌(Alabama Chanin)」 등과 더불어 패션계에 불고 있는 사회적 의식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재활용 재료로 제품을 만들고, 대의를 위해 기부하며,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해 내고, 근로자들에게 공정한 대우를 제공하는 공장과 거래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이 좋은 기분을 느끼며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댈러스에서 ‘포티 파이브 텐’이라는 부띠크를 운영 중인 브라이언 볼케는 리사이클링 제품 판매 스토어 ‘넘버 원’을 11월12일 오픈할 예정이다. 매장에서는 “천편일률적인 상품이 아닌, 개별 스토리를 담고 있는 정성어린 제품들”만을 판매할 계획이다.

유기농 쥬스 바와 콩으로 만든 무연 양초, 도나카란의 요가복 스타일 브랜드 ‘어반 젠’ 등으로 채워진 ‘넘버 원’ 매장은 마치 패션계의 ‘홀 푸즈(유기농 마켓)’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매장은 「에르메스」 「샤넬」 「지미 추」 등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하이랜드 파크 빌리지 쇼핑센터(댈러스 시)에 위치해 있다.

「까르미나 캠퍼스」에서 재활용 패브릭으로 만든 가방 및 짜투리 가죽으로 만든 가방, 제조업체 샘플 북에서 갖고 온 시계 등 다양한 리사이클링 패션 소품이 판매된다. 시계 가격은 585~870달러 선이다. 매장 소유주 볼케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펜디 사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한 일라리아 펜디는 「까르미나 캠퍼스」는 “농장에게 보내는 찬가”인 셈이라고 말한다. 그는 로마 외곽의 한 유기농 농장에서 농작물 재배와 양봉 기술을 배웠으며 그때 브랜드에 대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버려진 재료들에 팬디 家에서 전수받은 명품 생산기법을 접목시켜 재활용 명품 액세서리를 탄생시키는 것이 바로 그의 비전이다.

일라리아 펜디, 유기농 농장에서 영감을 얻다

일라리아 펜디의 조부모 엘도라도와 아델레 펜디는 1925년에 펜디를 설립했다. 그 후 일라리아의 모친 아나를 비롯해 펜디 부부의 딸 다섯 명이 모두 가업에 참여했다. 지난 수 년 동안 펜디는 창의적인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일례로 칼 라거펠드는 1965년에 펜디의 기성복 라인을 맡아 지금까지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어느덧 펜디는 패션 크리에이터들과 오뜨꾸띠르 디자이너들을 길러내는 양성소로 자리매김 했다. 지암바티스타 발리, 「구찌」의 프리다 지아니니, 「발렌티노」의 마리아 그라지아 치루이와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 등 숱한 디자이너들이 펜디에서 배출됐다.

1990년대에는 일라리아와 실비아 자매를 포함해 총 30명 가량의 펜디 부부 후손들이 가업에 참여했다. 실비아는 펜디의 ‘잇백’으로 일컬어지는 바케트 백을 디자인해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대간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1999년 펜디 가는 결국 지배지분을 매각, 현재는 세계적인 명품기업 LVMH가 대주주로 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이 진행된 후에는 실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후손 대부분이 펜디를 떠났다.

일라리아도 다시는 패션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남긴 채 펜디를 떠나 유기농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안달복달하며 살아가던 패션계 생활이 조금도 그립지 않았다. 오로지 농장 일에만 몰두하던 일년 동안은 천천히 바뀌는 계절들을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나긴 겨울 동안 “토양이 휴식을 취하고 스스로 재충전을 하는 사이” 친구의 오랜 가방을 우연히 발견한 그는 농장 주위에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그 가방을 이리저리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렇게 디자인한 첫 번째 가방에 영감을 얻어 「까르미나 캠퍼스」를 런칭하게 됐다. 이 브랜드를 계기로 다시 디자이너로 일하게 됐지만 디자인 철학은 예전과 전혀 달라졌다”고 런칭 배경을 설명했다.

일라리아 펜디는 전기 스위치 판에서부터 무더기로 구매한 나일론 천 조각에 이르기까지 온갖 기이한 재료들을 이용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들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까르미나 캠퍼스」 자동차, 주류업체와 콜라보레이션

이제는 여기저기서 폐품을 가지고 그녀를 찾아오고 있다.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 미니와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못쓰는 자동차 좌석 패브릭이 핸드백으로, 자동차 바이저는 메이컵용 거울로 재탄생했다. 주류업체 캄파리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는 마케팅용으로 사용된 거대한 PVC 판이 핸드백으로 변신했다.

소규모 브랜드인 「까르미나 캠퍼스」는 주로 독립매장과 온라인 소매업체를 통해 판매된다. 쇼룸은 밀라노에 있다. 일라리아 펜디는 현재와 같은 브랜드 철학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그는 카메룬과 케냐에 있는 제작공장에 이탈리아 출신 장인들과 숙련된 기술자들을 데려와 그곳에서 직접 「까르미나 캠퍼스」 백을 생산한다. 그녀가 내건 회사의 슬로건은 ‘낫 채러티 저스트 워크(Not Charity Just Work)’로 일부 가방 제품에 새겨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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