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 재단 공예상에 한국의 정다혜 작가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에는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과 배우 공효진이 나섰다.
공예 분야의 세계적 권위가 있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에 한국의 정다혜 작가(33)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작가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에베(Loewe) 재단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개최한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시상식에서 말총공예 작품을 출품한 정다혜 작가를 우승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로에베 재단 공예상 심사위원회는 결선에 오른 작가 30명을 대상으로 최종 심사를 진행, 정 작가를 최종 우승자로 선정했다.
이날 시상에는 로에베 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과 로에베 재단 공예상 홍보대사인 배우 공효진이 나섰다.
↑사진 = 2022 로에베 공예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공효진과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
정다혜 작가는 말총을 소재로 한 ‘성실의 시간’을 출품해 호평받았다. ‘성실의 시간’은 조선시대 갓을 만들던, 사라져가는 말총을 소재로 했으며 조선시대 중기 사방관(四方冠)에 장식된 마름모꼴 무늬를 활용해 말총 공예의 역사성을 담아냈다.
빗살무늬토기에서 영감을 받아 가느다란 말총을 입체로 빚어내 그림자와의 어우러짐, 흔들림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조형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우승자인 정다혜 작가에게는 상금 5만 유로(한화 약 6800만원)와 상패가 수여된다.
↑사진 =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우승/ 정다혜 작가
정 작가는 시상 소감으로 "말총 공예는 한국이 가진 가장 독창적이면서 독자적인 공예로 적어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조선 시대에는 말총으로 모자를 만들었는데 저는 말총의 특징을 살려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말총공예의 긴 시간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며 "500년 이상 우리가 향유했던 말총공예의 우수성과 시간이 증명된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진 = 2022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에서 우승한 장다혜의 ‘성실의 시간’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스페인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 로에베 재단이 공예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2016년 제정한 상이다.
2014년부터 로에베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도자기, 보석, 직물, 목공예, 유리, 금속 세공, 가구, 종이공예 및 래커에 이르는 공예의 혁신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했으며 장인 정신을 되살리는 동시에 전통·혁신·재료·창의성 등에 초점을 맞춰 공예작품을 선정한다.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결선에 출품된 30개 작품은 7월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1층에서 감상할 수 있다.
패션엔 김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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