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일 | 2021-12-20 |
블랙핑크 지수 어쩌나...역풍 맞은 '설강화' 광고·협찬도 줄줄이 중단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방송 중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하루도 안 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광고 협찬도 줄줄이 철회되고 있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의 방송 중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하루도 안 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19일 오후 서명자가 빠르게 늘면서 정부의 답변 기준인 서명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SBS '조선구마사'의 이틀보다 빠른 속도다.
당시 ‘조선구마사’ 폐지 청원은 이틀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었고 결국 드라마는 2회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 바 있다.
드라마 제작 지원, 광고, 협찬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설강화'에 협찬해 죄송하다"면서 사과문을 올리는 한편, 제품 철회까지 요청하는 상황이다.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기능성차 브랜드 티젠, 패션 브랜드 가니송, 도자기업체 도평요, 한스전자, 흥일가구 등은 방송사와 제작사에 협찬 중단을 요청하고 협찬사 목록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설강화’ 3대 제작지원사 중 1곳으로 정해인이 메인 모델로 활동 중인 치킨 브랜 푸라닭도 20일 ‘설강화’와 관련된 모든 광고 활동을 중단한다 밝혔으며 다이슨코리아도 ‘설강화’에 대한 광고 송출 중단 결정을 공지했다.
또 ‘설강화’의 제작지원사 중 1곳인 P&J그룹 넛츠쉐이크 측도 제작지원·협찬 철회를 선언했다.
‘설강화’는 독재정권 시절인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남파 간첩과 민주화 운동을 하는 여학생의 사랑을 담은 설정 탓에 제작 단계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강화’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블랙핑크(BLACKPINK) 지수(Jisoo)가 여주인공으로 나오고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어서 시작전부터 핫했다.
당시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며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18일 첫 방송 이후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의견이 확산됐고, 방영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국민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1회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첩인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에 쫓겨 도망갈 때 배경 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용된 노래이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 소속 인물을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민주화 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지난 3월에도 ‘설강화’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해 20만명 이상이 서명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드라마 제작 단계인 만큼 방송 편성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방송 이후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방송통신심의위의 심의를 거치게 될 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설강화’ 방영을 반대하는 일부는 드라마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 불매 운동까지 나서고 있다.
JTBC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시청자 게시판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모든 글 제목이 ‘작성자와 제작진만 열람 가능한 게시물입니다’로 설정돼 있다. 시청자들의 방영 과정에서 실시간 시청 소감을 말할 수 있는 ‘네이버 실시간 톡’도 닫혔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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