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21-04-29

오스카 3관왕 39세 中감독, 중국에서는 투명인간...이유는 '괘씸죄'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한국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는 반면 중국 출신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만든 영화 '노매드랜드'가 오스카 3관왕을 휩쓸어도 중국은 싸늘하다. 바로 괘씸죄 떄문.


 

↑사진 = '노매드랜드'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중국 국적의 클로이 자오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한국은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 출신의 클로이 자오(중국명 자오팅·39) 감독이 만든 영화 '노매드랜드'가 오스카 3관왕을 휩쓸어도 중국은 조용하다 못해 싸늘하다.



베이징에서 태어난 중국 국적의 자오 감독(39세)이 만든 영화 '노매드랜드'는 경제 위기로 삶의 터전이 사라진 중년 여성 ‘펀’이 홀로 방랑자의 삶을 시작하는 여정을 담은 영화이며 아키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3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자오 감독의 수상 소식에 대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고,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도  인기 검색어에 오르지도 못하고, 간혹 자오 감독의 영화 포스터와 자오 감독의 수상 소감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신속하게 삭제됐다. 


↑사진 = '노매드랜드'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레드카펫


자오 감독의 중국어 이름(자오팅·赵婷)이나 영화의 중국어 제목은 사실상 금지어 신세다. 간혹 웨이보에 자오 감독의 수상 소감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신속하게 삭제됐다


심지어 극장에서도 영화 '노매드랜드'의 상영이 취소됐다. 과거 한 잡지의 인터뷰 내용을 빌미 삼아 중국 정부가 괘씸죄를 적용했기 때문.


최근 몇 년간 가장 독특하고 재능 있는 영화 제작자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아 온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로 유색인종 최초,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여우주연상도 '노매드랜드' 주연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에게 돌아갔으며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까지 거머쥐었다.




↑사진 = '노매드랜드' 촬영장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클로이 자오


그렇다면 중국 국적의 자오 감독은 왜 이렇게 중국인들의 미움을 사게 됐을까? 과거 중국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아니 진실을 말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달 초 자오 감독이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을 때만 해도 중국인들은 열광했으며 SNS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넘쳐났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은 자오 감독 수상 기사를 쏟아냈으며 일부 매체는 "중국의 자랑"이라고 부각시켰다.


그러나 자오 감독이 2013년 미국 영화 잡지 ‘필름메이커’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내가 중국에 있던 10대 시절 그곳은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어린 시절 내게 주어진 정보가 전부 가짜라는 걸 알게 되면서 가족과 배경에 대해 반항적으로 바뀌었다"고 한 내용이 뒤늦게 드러나자 여론은 180도 바뀌었다.


자오 감독이 지난해 호주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이제 내 나라"라고 말했던 사실이 드러나자 중국 네티즌은 발끈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인이냐, 중국계 미국인이냐" "중국으로 돌아오지 마라" 등 싸늘한 여론으로  ‘노매드랜드’ 중국 내 개봉까지 취소됐다.


베이징에서 태어난 자오의 아버지는 철강기업 경영진 출신이며 의붓어머니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활동했던 중국 유명 배우 쑹단단이다.


1990년대 중반 14세의 나이로 유학으로 유학을 간 자오는 영국 런던 사립학교를 다녔고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뉴욕대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작품활동은 미국에서 펼쳤다.



자오 감독도 조국에서 번지고 있는 반감을 의식한 듯 인터뷰했던 영화 잡지의 홈페이지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수정했다. 논란을 빚었던 '중국은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 있는 곳'이란 문구가 삭제됐다.


 23일(현지시각) 감독상 수락연설에서도 자오 감독은 중국어를 섞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근 인생이 어려워질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릴 적 배웠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며 “중국에서 자랄 때 아버지와 게임을 했다. 중국의 고전 시와 글을 외우는 게임인데, 함께 암송하며 서로의 문장을 완성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삼자경(the Three Character Classics)'이다.



사진 = '노매드랜드' 프랜시스 맥도먼드


첫 문장이 '사람은 태어날 때 성품이 본래 선했다' (인지초(人之初) 성본선(性本善)로 시작한다. 그 여섯 글자는 어릴 적 나에게 큰 영향을 줬고, 지금까지 이를 진심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자오는 또 “그 반대가 진실인 것 같이 보일 때도 나는 항상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사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선함을 찾아왔다. 그러니 이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자신의 선함을 지킬 용기와 믿음이 있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노매드랜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포즈를 취한 윤여정


한 사용자는 그의 연설이 중국인들에게 우호적인 메시지와 함께 깊은 정치적 의미를 지닌 것 같다며 “영리한 사람이라면 중국 시장을 버릴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매체들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관련 기사는 4천건이 넘을 만큼 쏟아내는 반면 자국 출신의 자오 감독은 철저하게 거부하는 중국인들의 입장 변화가 씁쓸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하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



Related

News Ranking

  • Latest
  • Popular
  1. 1.‘케데헌’ 이재, ASCAP이 들썩! 누드 베이지의 파격 실루엣 입체적 스트랩 드레스룩
  2. 2.한효주, 이렇게 어렸나? 숏패딩 입고 더 어려진 38세 여배우 영&시크 겨울 패딩룩
  3. 3.[패션엔 포토] 권은비, 이번에도 워터밤 여신 예고! 백팩까지 멘 스쿨룩 호치민 출국
  4. 4.35세 박보영, 미키미니와 춤을! 애니 뚫고 나온 로맨틱 레드 디즈니 프린세스룩
  5. 5.이세영, 스파게티 비딩이 주렁주렁 공주룩! 로맨틱 백리스 디너 드레스룩
  6. 6.노윤서·애니·바바라 팔빈도 들었다! 요즘 셀럽들이 푹 빠진 추억의 잇백 스타일
  7. 7.수현, 177Cm 변치않는 머메이드 모델핏! 예쁜 엄마의 클리비지 벨벳 드레스룩
  8. 8.f(x) 빅토리아, 영화제 초토화! 절제된 컷아웃 은빛 하이슬릿 레드카펫 드레스룩
  9. 9.김세정-조유리-설윤-지윤, 들고 싶은 핸드백 생기넘치는 컬러 핸드백 열전
  10. 10.‘추성훈 아내’ 야노시호, 49세 겨울 완성! 니트와 코트의 완벽 조합 우아한 드뮤어룩
  1. 1. BTS 진-스트레이키즈 리노, 감각적인 무대의상 알고보니 '구찌 커스텀룩'
  2. 2. 김희애, 기본중의 기본 셔츠 픽! 우아한 쇼핑 품격있는 캐시미어 코트룩
  3. 3. [패션엔 포토] 레드벨벳 아이린, 34세 맞아? 여전히 청순 비주얼 화이트 벨티드 슈...
  4. 4. [패션엔 포토] 김세정, 첫 사극 기대만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화이트룩 '눈부셔'
  5. 5. 혜리, 내가 패딩 끝판왕! 차가운 계절 속에 빛난 시크한 겨울 패딩룩
  6. 6. [패션엔 포토] 정채연, 오버핏 집업 카디건 툭! 청담동에 뜬 요정 걸리시 프레피룩
  7. 7. 혜리, 대만 홀린 루즈핏 핑크! 시선 싹쓸이 청순 러블리 테디베어 퍼 코트룩
  8. 8. 우혜림, 폭풍성장 3살 아들과 귀여운 모자 케미! 겨울 감성 뿜뿜 가을 시밀러 커플룩
  9. 9. 손담비, 출산 5개월 19Kg 감량 둘째는 No! 힙하게 돌아온 빈티지 걸크러시 산책룩
  10. 10. 디자이너 애슐린 박, 2025 CFDA 어워즈 '올해의 미국 신진 디자이너 상' 수상

Style photo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
  •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