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21-04-11

비운의 왕자 필립공에 대해 미쳐 알지 못했던 10가지 놀라운 사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곁을 지킨 필립공이 사망하자 영국 언론들은 여왕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두사람의 러브 스토리를 일제히 조명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필립공의 10가지 놀라운 사실을 소개한다.


 


2021년 4월 9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사망하자 세계 모든 정상들로부터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영국의 정규 방송들은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애도를 표하고 있다.


향년 99세. 오는 6월 10일 100세 생일을 앞둔 필립공은 윈저성에서 평안하게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영국을 상징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곁을 지킨 필립공, 여왕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영국 언론들은 두사람의 러브 스토리를 일제히 조명했다.

 

몰락한 그리스 왕자로 태어난 필립공은 생후 18개월에 일가족이 프랑스로 강제 추방 당한 이후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는 어마니, 여배우와 바람난 아버지를 둔 누구보다 비참한 어린시절을 경험한 비운의 왕자였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필립공의 10가지 놀라운 사실을 소개한다.



1. 필립공은 18개월때 주황색 상자에 담겨 추방당한 그리스 왕자였다



↑사진 = 1925년경, 필립공의 어머니와 아버지


필립공은 1921년 6월 10일 그리스와 덴마크 왕자였던 안드레아스와 영국의 공주 앨리스 본 바텐베르크의 4녀 1남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났을 당시 그리스 왕위계승 서열 2위였으나, 큰아버지인 콘스탄티노스 1세가 그리스-터키 전쟁 이후 패배 책임으로 퇴위를 강요받고 1922년 일가족이 프랑스로 추방당했다.


군부정권에 저항하던 필립공의 부친은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영국 조지 5세의 도움으로 일가족들과  프랑스로 망명할 수 있었지만 파리, 몬테카를로, 독일 사이를 표류하며 그리스 문제에 산발적인 개입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다소 목적없는 삶을 영위했다.


가족들은  영국 왕립 해군 함선을 타고 프랑스로 도망쳤고 당시 18개월 아기였던 필립 왕자는 주황색 상자로 만든 임시 침대에 넣어 탈출했다.



2. 비운의 어린시절...엄마는 정신분열증, 아버지는 여배우와 딴살림




↑사진 = 필립공의 부모와 누나들


프랑스로 망명한 필립공 가족들은 파리 인근의 생클루드라는 지방에 정착해 그리스에서 가지고 왔던 자수나 물품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필립공의 아버지는 망명 이후엔 가족들을 돌보기 보다 술과 여자에 빠졌으며 결국 여배우와 딴 살림을 차렸다. 가족들의 생계는 고스란히 필립공의 모친이었던 앨리스 본 바텐베르크의 몫이었다.


5명의 아이들을 혼자 볼봐야했던 필립공의 어머니는 종교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동시에 정신 분열증으로 결국 스위스의 요양원으로 보내졌다.


이때 당시 필립공의 나이는 8살 남짓한 시기였으며 정신병병원에 갇힌 어머니 때문에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사진 = 필립공의 누나들


필립공은 8살에 외삼촌 마운트배튼 백작이 있던 영국 잉글랜드로 건너와 유년기를 영국에서 보냈으며, 네명의 누나들은 다시 그리스 본국으로 들어가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고 있던 독일 나치 당원의 고위 간부들과 결혼을 했다.


이런 누나들의 전력은 필립공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와 결혼할 당시 영국 국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필립공은 16세이던 1937년, 누이 세실이 26세의 나이에 만삭인채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비극을 겪으면서 또 한차례 시련을 겪었다.

 


3. 필립공의 어머니는 청각장애로 태어나 정신분열증을 겪고 수녀의 삶을 살았다



↑사진 =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였던 필립공의 어머니 앨리스 본 바텐베르크


필립공의 모친인 앨리스 본 바텐베르크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로써 영국 윈저성에서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입술을 보고 말을 읽는 섬세한 언어 감각과 언어를 배웠다고 한다.


공주 신분으로 그리스 왕가로 시집을 갔지만 군부정권에 의해 축출당하는 드라마틱하고 비참한 삶을 극복하지 못해서인지 정신분열증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때문에 필립공의 어린 시절은 가족이 해체되고 어머니를 거의 보지 못한채 불운한 소년기를 겪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딸이라는 신분 덕에 유명한 의사들의 치료를 받고 우여곡절 끝에 회복된 후 아테네의 가난한 지역에 수녀원과 고아원을 설립해 평생 수녀로써 일생을 살았다.



3. 필립공은 영국 해군에서 승승장구


사진 = 1947년 7월 31일, 26살의 필립공


1939년 영국 다트머스해군대학 사관후보생 시절 아버지 조지 6세와 함께 시찰 나온 엘리자베스 공주를 처음 만났다.


당시 열세 살이었던 엘리자베스 공주는 1m 83센티의 훤칠하고 잘생긴 필립공에게 먼저 반했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1940년 1월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필립공은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군사 작전을 수행하며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빠르게 증명했다.


이 시기에 엘리자베스 공주가는 영국군 장교로 2차대전에 참전한 필립공에게 편지를 자주 썼다고 한다.


21세의 나이에 영국 해군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갑판사관이자 구축함 윌리스의 제2 지휘관이 된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지중해와 태평양에서 시칠리섬 상륙작전, 영국군 구조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타임지는  당시 필립공이 구축함 웰프를 타고 태평양에 파견됐을 당시 그를 본 호주 여성들의 인터뷰를 인용 "우리는 모두 그에게 미쳐 있었다" "그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등 20대의 필립공을 본


호주 여성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4. 악혼과 결혼, 모든것을 포기한 필립공



그는 해군에 복무하는 동안 엘리자베스 공주와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여러 차례 왕실 초청을 받아 버킹엄 궁전에 머물기도 했다.


1943년 크리스마스를 필립공과 함께 보낸 후 엘리자베스 공주는 해군 제복을 입은 그의 사진을 드레스룸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전쟁이 끝나고 두 사람의 관계도 점점 깊어졌다. 하지만 왕실 내부에선 그들의 관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혹자는 당시 그를 "거칠고 예의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린 엘리자베스 공주는 이미 사랑에 빠져 있었다. 1946년 여름 필립공은 조지 6세 국왕에게 딸 엘리자베스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혼까지는 순탄하지 않았다. 


필립공의 누나 넷은 모두 독일 고위 간부들과 결혼했는데 그들 모두 나치 지지자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영국에서는 결혼을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5. 필립공 가족들은 결혼식에 한명도 초대받지 못했다


↑사진 = 1947년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공주의 결혼식 장면


결국 그는 그리스 왕실이 부여한 직위와 권리, 왕위 계승권을 모두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하는 동시에 종교도 성공회로 개종한 후 1947년 11월 20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치렀다.


성도 어머니 성 바텐베르크를 영어로 바꾼 마운드배튼을 영국 성으로 정했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화려하게 열린 필립공과 엘리자베스의 결혼식에 필립공의 가족들은 사망하거나 뿔뿔이 흩어져 아무도 초대받지 못했다.



6. 자식에게 성을 물려줄 수 없는 유일한 영국 남자


↑사진 = 1947년 신혼여행중인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여왕


결혼을 결정한 순간부터 필립공의 삶은 포기의 연속이었다. 그리스 왕자의 신분을 포기하고 애착을 가졌던 해군 경력도 포기해야 했다.


2차 대전을 치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쇠약해진 조지 6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엘리자베스 공주가 19252년 여왕으로 즉위했기 때문이다.


필립공은 여왕의 대관식에서 무릎을 꿇고 신하로서 충성을 맹세했다. 그때부터 필립공의 직업은 해군이 아닌 여왕의 남자가 됐다.


그는 자녀에게 자신의 성인 마운트배튼을 물려 주려 했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정에 따라 왕가의 윈저 성을 따르도록 했다.


1951년 8월 찰스, 앤과 함께한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여왕


30살 한창 나이에 모든 경력을 포기하고 여왕의 그림자로 사는 쉽지 않는 삶은 살게 된 그는 "이 나라에서 자녀에게 성을 물려주지 못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는 빌어먹을 아메바에 지나지 않는다"고 친구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조지 6세는 자신을 죽음을 직감하고 엘리자베스에게 "남성적 기질의 필립은 뱃사람 같은 사람이다. 한번씩 파도를 탈때도 잇을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7. 종종 말실수도



필립공은 여왕의 남편이자 보좌하는 역할을 새로 써왔다. 눈에는 띄지만 너무 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가며 여왕을 지켜왔다.


필립공은 1997년 결혼 50주년 금혼식에서 "내가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소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인 필립공은 설화를 자주 일으켰다.


1984년 케냐를 방문했을때 현지인 여성에게 "여자가 맞느냐'고 물어 구설수에 올랐으며 1986년에는 중국에 살던 영국인들을 향해"중국에 오래 있으면 중국인들처럼 눈이 찢어진다"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외에도 그는 여러차례 인도인을 비하해 반발을 샀다.



8. 불우했던 어린시절...65년동안 청년 복지에 힘쓰다



필립공은 왕실 문제에 있어 대중 앞에 특별히 나서지 않았으나 여왕과 돈독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역경을 함께했다.


일생동안 수십 개의 호주 자선 단체와 조직에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바쳤다.


1956년 자신의 작위를 딴 '에딘버러 공작상' 청소년 프로그램은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운영중이며 지금까지 600만 명 이상의 만 14~25세의 장애 및 비장애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이 프로프램은 청년들이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 스스로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도전을 겪으며 팀워크와 성취감, 자연에 대한 존중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8. 만능 스포츠맨...1985년 국제승마협회 회장으로 한국 방문하기도 




필립공은 평생에 걸쳐 스포츠에 대해서도 많은 열정을 드러냈다. 요트를 탔고, 크리켓과 폴로를 즐겼으며 국제승마연맹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1971년 부상을 입기 전까지는  다재다능한 스포츠맨으로 폴로 스포츠를 즐기며 남다른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항공기 조종 경력도 상당하다.


1985년에는 국제승마협회 회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이후 1999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엘리자베스 2세가 방한할 때에도 함께 한국을 찿아 인천공항과 월드컵 경기장 공사 현장과 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했다.


그는 고관절 수술을 받고도 마차를 타고 윈저성 주변을 돌아다녔고 2019년 1월 97세에 운전하다가 샌드링엄 근처에서 발생한 심각한 전복 사고에서도 살아남았다.


당시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여성 두 명이 다쳤으며  필립공은 자발적으로 운전먼허증을 반납했다.



9. 자녀들에겐 무뚝뚝하고 둔감한 아버지



사진 = 2017년 필립공과 큰아들 찰스 왕세자


필립공은 자녀들에겐 무뚝뚝하고 둔감한 아버지로 평가받았다.


찰스 왕세자의 자서전을 집필한 조나단 딤블비에 따르면 큰아들 찰스 왕세자는 유년 시절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했으며 부자관계가 쉽지 않았다고 전한다.


필립공은 찰스를 자신이 다녔던 고르돈스톤 학교에 보냈는데 내성적인 성격의 어린 왕자 찰스는 향수병과 잦은 따돌림으로 인해 학교를 싫어하게 된다.


존나단 딤블비가 쓴 찰스 왕세자 자서전에서도 필립공과 찰스 왕세자 사이의 갈등이 재조명됐다.


자서전에서는 필립공이 찰스 왕세자에게 다이애나와의 혼인을 강요한 것으로 묘사된다.



↑사진 = 왼쪽부터 앤 공주, 앤드류 왕자, 필립공, 엘리자베스 2 세 여왕, 에드워드 왕자와 찰스 왕세자


그의 4자녀 중 앤 공주, 앤드루 왕세자, 찰스 왕세자 등 3명이 파혼하자 크게 상심했으며 힘든 시간 동안 누구보다 더 세심히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세 번째 자녀인 앤드류 왕자는 2019년 성범죄자 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필립공은 사적인 문제, 특히 자녀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1994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은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개인적인 일로 발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필립공은 슬하에 찰스 왕세자(73)와 앤 공주(71), 앤드루 왕자(61), 에드워드 왕자(57) 3남 1녀를 두었다.



↑사진 = 앤드류 왕자와 앤 공주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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