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20-12-31 |
런웨이가 다 뭐야? 2020년을 강타한 월드 패션시장 핫이슈 8
전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19의 맹위는 전통적인 패션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2020년 글로벌 패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핫이슈 8을 소개한다.
전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19의 맹위는 전통적인 패션 비즈니스를 뒤흔들어 놓으며 시장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JP페니·메이시스 등 유명 백화점에 이어 제이크루와 브룩스 브라더스 등 '국민 의류 브랜드'의 파산 보호 신청이 잇따르고 수많은 브랜드의 매장 폐쇄와 구조조정 등 세계 패션의 구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가 바꾼 뉴노멀 무관중 패션쇼와 패션 스케줄의 재구성 등 글로벌 패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패션 핫이슈 8을 소개한다.
1. 런웨이가 뭐야? 코로나가 바꾼 뉴노멀, 무관중 패션쇼
코로나19 사태로 패션계에 비대면 디지털 패션쇼가 뉴 노멀로 자리잡았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사태는 패션쇼에 대한 전통적인 방식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대규모의 패션행사들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화려하고 북적북적했던 패션도시의 패션위크 풍경이 180도 바뀌고 그동안 특정 유명인 또는 셀럽들이 독차지했던 '프론트 로’의 파워도 점점 퇴색되고 쇼의 주체가 모든 시청자로 확대되었다.
모스키노는 76cm의 목각인형들로 모델과 패션계 인사들을 구현해냄은 물론, 실물과 똑같은 디자인의 의상을 입혀 유례없는 인형극 패션쇼를 선사했고, 톰 브라운은 2132년 달에서 열린 우주 올림픽으로 관객들을 초대해 톰 브라운 제품을 입은 다양한 선수단의 모습을 보여주며 SF 영화를 방불케하는 온라인 패션쇼를 선보였다.
미우미우는 콘서트처럼 대형 무대에 스크린을 마련해 관객들을 등장시키고 무대에서 진행되는 패션쇼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끌로에는 센 강변 주위 모델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제3자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이를 생중계하며 런웨이와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형태의 언택트 쇼를 제안했다.
2. 코로나 파산 충격! 니만 마커스, JC 페니, 제이크루, 브룩스 브라더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패션 유통업계의 줄도산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의 대형 패션유통업체들은 지난 몇년 동안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인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도전과 ZM세대 부상이라는 변화된 시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전해왔으며 전례없는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며 잇따라 쓰러졌다.
의류브랜드 제이크루, 최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저가 백화점 스테이지스토어스 등이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운데 118년 역사의 지닌 최대 백화점체인 ‘JC페니’ 도 파산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백화점 니만마커스는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업체와 경쟁에서 뒤쳐진 데다 인수합병으로 불어난 부채에 허덕이던 중 코로나19 사태로 결정타를 맞고 지난 5월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대중적인 백화점 미국의 가성비 좋은 백화점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JC페니는 지난 5월 만기가 돌아온 채권 등 2,900만달러(약 360억원)를 갚지 못하자 텍사스주 남부 코퍼스크리스티에 있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어 유명세를 탄 미국의 대표적인 중저가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J.Crew)가 지난 5월 미국 대형 대형 소매업체로는 처음으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매출 감소, 턴어라운드의 실패, 응집력있는 리더십 부족으로 파산 위험에 직면했던 제이크루는 갑작스러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업친데 덥친격으로 파산 시기를 앞당겼다.
1983년 뉴욕에서 카탈로그 업체로 출발한 제이크루는 미국의 국민 브랜드로 불리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몇년 동안 소비자들의 온라인 이동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재정난을 겪어왔다.
'대통령의 옷'으로 불렸던 202년 전통의 미국 남성 정장 브랜드 ‘브룩스브러더스’도 12월 8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818년 문을 연 브룩스브라더스는 에이브러햄 링컨부터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역대 대통령이 즐겨 입었던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북미에만 200여 개, 45개국에 500여 개 매장을 가진 대형 브랜드이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임대료 부담으로 경영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 임대료 못내! 너도 나도 임대료 거부 행렬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임대료 거부 행렬도 확산되었다. 갭, H&M, 빅토리아 시크릿,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발렌티노 등 다수의 브랜드들이 임대료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매장을 보유한 패션 브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건물주를 대상으로 임대료 무효 소송에 들어가고 심지어 럭셔리 브랜드 발렌티노까지 임대료를 내지 못하겠다고 소송대열에 합류했다.
발렌티노는 뉴욕 맨해튼 매장 임대차 계약은 2013년부터 2029년까지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운영할 수 없게 되어 올 연말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건물주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4. 코로나로 안팔리는 옷, 산더미같은 재고 털기에 사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 위축과 재고 증가로 소매 업체가 쓰러지고, 제품 주문이 취소되어 공장이 멈추면서 패션산업의 글로벌 밸류 체인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봉쇄 조치로 인한 '집콕 생활'로 소비자들이 불요불급한 패션 소비를 줄이면서 브랜드들은 최악의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전세계 소매업체들의 산더미처럼 쌓여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이 골치거리로 떠올랐으며 절대 다수의 패션기업들이 할인소매업체들에게 재고품를 넘기거나 자체 매장을 통해 1+1 할인판매로 재고 소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의류 체인 티제이엑스(TJX)를 포함한 유럽의 패션기업들이 지난 5월부터 초저가 할인 판매경쟁에 돌입하는 등 패션기업들은 그야말로 재고 털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5. 패션쇼는 1년에 두번만! 구찌, 패션 캘린더 재구성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화려하고 북적북적했던 패션도시의 패션위크 풍경은 디지털 스트리밍과 디지털 기반의 룩북으로 대체되며 50년 전통의 오프라인 런웨이의 종말을 예고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주자 구찌는 1년에 5회 진행하던 패션쇼를 1년에 2회로 줄이는 패션 캘린더에 대한 파격적인 구조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구찌는 그동안 봄/여름 컬렉션, 가을/겨울 컬렉션, 프리-폴 컬렉션, 캡슐 컬렉션, 크루즈 컬렉션까지 연간 5번의 패션쇼를 선보여왔다.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패션쇼의 구조개혁 그 첫번째로 올해 7월 17일 밀라노 디지털 패션위크에서 새로운 지평을 뜻하는'에필로그' 컬렉션을 선보였다.
6. 피할수 없으면 꾸미자...코로나가 바꾼 레드 카펫 풍경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문화 행사가 취소되고, 화려한 레드카펫도 규모가 축소되어 온라인 비대면으로 옮겨갔다.
패션위크를 비롯해 그래미시상식, 골든글로브, 아카데미시상식 등이 예년보다 작은 규모로 열리거나 축소되었지만 스타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올해 MTV VMA 시상식에서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팝 스타 레이디 가가는 레드 카펫과 특별 공연을 통해 독특한 꾸띄르 마스크 패션으로 전세계 팬들에게 '역시!' 라는 탄성을 자아냈으며 팬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7. 성별 따윈 필요없어! 핫 트렌드로 부상한 젠더뉴트럴
2020년, 세계 패션계에서는 성의 구분을 없애는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이 핫 트렌드로 부상했다.
전통적인 성 역할 구분에 반대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유행과 소비를 이끄는 집단으로 자리하면서 '젠더 뉴트럴' 트렌드는 패션·뷰티를 시작으로 문화·예술, 일상생활까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2020 F/W 4대 패션위크(뉴욕·런던·밀라노·파리)에서는 다양성을 존중한 젠더 뉴트럴 트렌드를 수용하며 전통적인 성의 고정관념을 벗어던졌다.
남성 모델들이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와 꽃무늬, 러플, 리본. 오프 숄더 등 남성에게 금기시됐던 스타일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으며 반면 여성 모델은 과장된 어깨선을 강조한 파워수트 등 남성 같은 매니시(mannish) 룩을 선보이며 런웨이를 누볐다.
8.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와 프라다, 두 패션 천재의 만남
올해 2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프라다 그룹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했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와 미우치아 프라다의 공동 디자인 파트너십은 창조적 방향을 시대에 맞게 정의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럭셔리 패션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사진 = 2021 봄/여름 프라다 컬렉션
두사람의 창조적인 첫 컬렉션은 9월에 열린 밀라노 패션위크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선보여졌으며 두 패션 천재의 시그너처 스타일이 절묘하게 혼합된 콜라보의 끝장을 보여주었다.
2021 봄/여름 프라다 컬렉션은 라프 시몬스가 여러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구축한 그만의 스타일 시그니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구체적으로 질 샌더에 있을 때 선보인 손으로 움켜 잡은 코트, 캘빈 클라인에 있을 때 선보인 목에 로고가 박힌 터틀넥, 디올에 있을 때 선보인 아름다운 컬러 플레이 등이 돋보였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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