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20-12-28 |
유니클로 회장 "코로나로 정장 시대 끝났다…이제 아시아가 캐주얼 시장 주도"
유니클로 운영사인 패스트레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장의 시대가 끝나고 평상복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패스트레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겸 사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구 중심의 정장의 시대가 끝나고 평상복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7일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서구 중심의 정장의 시대가 끝나고 평상복의 시대가 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10년의 변화가 1년만에 동시에 불어닥치며 소비자가 의류를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게 만들었다"고 전망했다.
또 2021년 이후로는 아시아 신흥시장이 캐주얼 평상복 시장을 이끄는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 본격적인 소비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야나이 회장은 "의식주의 하나인 옷은 원래 생존 필수품인데도 어느 틈엔가 특별한 상품이 돼 버렸다"며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해 드레스와 슈트 등 정장은 일상과 관계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며 며 "극단적으로 말해 신사복 판매점은 거의 사라질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패스트리테일링은 12월부터 초저가 브랜드인 지유(GU)의 가격을 한꺼번에 30% 인하해 패션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야나이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수입이 줄어들거나 실직, 휴업자들이 늘어나 모두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가격에 대해 극도로 민감해지고 있다. 따라서 가격을 올리면 판매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내 800개가 넘는 유니클로 매장도 시간이 지나면서 입지와 공간 크기 등이 어중간해진 곳이 많아져 앞으로 매장의 1/3 가량을 스크랩앤드빌드(조직의 비대화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 가게를 열면 같은 규모의 가게를 닫거나 통합하는 것)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나이 회장의 진단처럼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제로 글로벌 정장 전문 의류기업의 파산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202년 전통의 미국 남성 정장 브랜드 ‘브룩스브러더스’가 8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818년 문을 연 브룩스브라더스는 에이브러햄 링컨부터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역대 대통령이 즐겨 입었던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북미에만 200여 개, 45개국에 500여 개 매장을 가진 대형 브랜드이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 임대료 부담으로 경영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브룩스 브라더스의 CEO 겸 소유자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
이달 2일에는 미국 남성 정장 프랜차이즈 ‘멘즈웨어하우스’, ‘조스 에이 뱅크’ 등을 보유한 ‘테일러드 브랜즈’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북미 지역에만 매장이 1400여 개인 이 회사는 6월 초 기준 부채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넘어섰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1년 6조8668억 원 규모였던 국내 남성복 시장은 지난해 4조582억 원으로 41% 급감했다. 8년 동안 시장 규모가 해마다 평균 6%씩 줄어들었다.
전체 패션 시장에서의 비중 역시 2001년 24.8%에 비해 15.1%포인트 하락한 9.7%에 그쳤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앞으로도 남성 정장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야나이 회장은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옷을 사는 것과 온라인 몰에서 옷을 사는 것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미래에는 모든 구매 과정이 온라인으로 옮겨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지유 등 패션 브랜드의 모기업으로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조88억엔(약 21조8732억원), 순이익은 903억엔(약 9832억원)
패션엔 정소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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