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20-09-10 |
LVMH, 티파니 인수 철회! 명분은 무역긴장, 속마음은 역시 '가격'
LVMH가 프랑스와 미국의 무역분쟁으로 166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주얼리 기업 티파니 인수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철회는 인수 가격과 코로나 팬데믹이 철회의 결정적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가 티파니 인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이에 티파니는 즉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인수 철회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LVMH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아이코닉 주얼리 티파니(Tiffany & Co)를 166억 달러(약19조2천40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8월 24일 계약 마감일을 오는 11월 24일로 한차례 연기한데 이어 이번에는 계약을 완전히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LVMH는 성명을 통해 “프랑스 상품에 대한 미국의 보복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파급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프랑스 정부의 계약 연기 요청이 계약을 철회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가 미국 기업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프랑스 내 영업 실적에 대해 3%의 디지털 세금을 물리기로 하자, 미국은 프랑스에서 수입되는 화장품, 비누, 핸드백 등 연 24억 달러의 상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물리면서 프랑스와 미국간의 무역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 6일은 미국이 프랑스에 디지털세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한 날짜다. 프랑스 정부는 이 날짜 이후로 계약 마무리를 미루도록 LVMH에 요청했고, LVMH는 한걸음 더 나가 계약 파기를 선택했다.
이에 LVMH는 지난 8일 166억 달러((19조2천400억원) 규모의 미국 보석상 티파니 인수계획을 철회한다고 티피니측에 통보했으며, 프랑스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인수 계획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장 클로드 귀요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룹 법무팀과 논의한 결과 프랑스 정부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LVMH는 티파니와 합의한 인수합병 종료시점인 오는 11월 24일 마감시한을 충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귀요니는 "이번 합의는 이뤄질 수 없게 됐다"면서 "거래를 끝마치는 것 자체가 금지됐고, 마감시한을 연장할 의사도 없기 때문에 거래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다. 간단하다. 그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티파니는 곧바로 LVMH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LVMH가 합병을 마무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반독점 서류 제출을 늦추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결국 인수합병(M&A) 시간을 소진해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티파니는 즉각 “LVMH의 일방적 계약 철회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미국 펜실베니아주 델라웨어 법원에 합병 합의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LVMH는 인수 계약 체결 후 올해들어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자 한때 티파니 측과 재협상 문제를 검토했지만, 기존 계약을 이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왔다. 하지만 인수 가격이 높이 결정된 데다 팬데믹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이 인수 포기의 결정적 이유라는 것이 외신들의 시각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해 11월 티파니와 맺은 인수합병 계약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르노는 당시 주당 135달러에 티파니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티파니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됨에 따라 인수가를 낮추는 방안을 탐색해왔다.
명품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사업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LVMH가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 LVMH와 티파니는 미 델라웨어주 법정에서 인수 철회가 누구의 책임인지, 인수가 완료될 수 있는지 등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패션엔 허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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