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20-04-04 |
웃돈 주고 가로채는 마스크 쟁탈전...디올도 샤넬도 마스크 전쟁중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에 국가간 의료장비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웃돈을 주고 마스크를 가로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들도 마스크 생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에 루이비통, 구찌, 디올, 샤넬, 프라다, 아르마니,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사 생산 라인을 통해 만든 마스크와 의료용 가운 제작 공정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공공의료시스템이 점차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으며 의료용 마스크와 가운 등 의료장비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그동안 마스크를 잘 쓰지 않았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기 시작하면서 대륙간 마스크 쟁탈전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각 국이 주요 의료장비에 대해 수출을 금지한 것은 물론이고 웃돈을 주고 중간에 가로채거나 정보요원을 투입해 비밀리에 장비 수입을 추진하는 일까지 횡행한다고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주(州) 정부도 지난 3일(현지 시간) 의료진용 마스크 20만 개를 중국에서 주문했다가 행선지가 미국으로 변경됐다며 '현대판 해적행위'라고 독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전날에는 프랑스가 중국에서 주문한 마스크 수백만장이 상하이 공항에서 3배의 가격을 제시한 미국 업자들에게 빼앗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의 한 관리는 마스크를 가로챈 이들이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국적 기업 3M에 대해 국방물자법을 발동해 마스크 생산 확대를 강제한 데 이어, 캐나다와 중남미 국가들에 수출 금지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 펜디, 셀린느, 불가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럭셔리 그룹 LVMH는 자사 향수공장에서 무료 손소독제를 생산해 지난달 23일부터 프랑스 보건당국을 통해 파리 시내 공공병원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추가로 마스크 1000만장을 만들어 프랑스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구찌, 디올,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을 보유한 프랑스 럭셔리 그룹 케어링은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와 앙제에 위치한 자사 브랜드 생로랑 공장, 발렌시아가 공방에서 마스크 생산에 돌입했으며 모두 프랑스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 디올 마스크 제작 공정
먼저 케어링 그룹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자사 SNS 계정을 통해 프랑스 르동에 위치한 베이비 디올 아뜰리에(공방) 재단사들이 마스크를 생산하는 작업 공정을 게시했다.
3일 기준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동안 5천여 명 늘어, 6만4천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이틀 연속 천 명 이상으로 집계되며 누적 사망자가 6천5백여명으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의료용품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 디올 제작 마스크
프랑스 브랜드 샤넬도 지난달 29일 “프랑스 내에서 마스크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샤넬은 마스크 시제품을 제작해 프랑스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자국 내 모든 공장에서 일회용 의료 가운 생산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자사 SNS 계정을 통해 “아르마니의 모든 이탈리아 생산 공장을 일회용 의료 가운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공장으로 일시적으로 설비를 전환했다”고 밝혔다.
↑사진= 엠포리오 아르마니 마스크 제작 공정
↑사진= 엠포리오 아르마니 일회용 의료 가운 제작 공정
↑사진= 엠포리오 아르마니가 제작한 일회용 의료 가운
또 다른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도 마스크 제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3일 프라다는 공식 성명을 통해 “4월 6일까지 이탈리아 몬토네에 있는 공장에서 11만개의 마스크와 8만개의 의료 작업복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람보르기니의 마스크 제작 공정
세계적인 명차를 만드는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도 지난 2일(현지시간) 슈퍼카 대신 마스크와 보호 장구 등을 생산해 인근 산토르솔라 말피기 병원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는 산타 아가타 볼로냐 공장을 개조해 하루에 마스크 1000개와 플렉시글라스 보호장구 200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 =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특히 마스크는 인테리어 부서에서 만드는데 역대 람보르기니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가야르도의 대표색인 오렌지색으로 만들었다. 플렉시글라스 보호장구는 아크릴 재질로 이마부터 턱까지 보호한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거점이었던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12만 명에 근접하고 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1만3915명으로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는 미국에서도 GM과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이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생산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디자이너 크리스찬 시리아노.
미국을 휩쓴 코로나19 사태에 미국 패션 디자이너들도 의료 보급품 제작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의 심사 위원으로 유명한 인기 디자이너 크리스찬 시리아노와 브랜든 맥스웰은 자체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방역에 필요한 마스크와 가운을 생산, 병원 종사자들에게 무료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뉴욕주는 각종 의료용품과 장비, 인공호흡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각 주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장비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료장비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배분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진 = 언더아머 마스크 제작 공정
미국의 의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도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매사추세츠 공장에서 하루 최대 15만개의 마스크를 생산해 국립 병원 등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미국 운동복 브랜드 언더아머는 공장이 위치한 메릴랜드주 의료 기관의 2만8000명 종사자를 위해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 의료 장비를 넣을 수 있는 페니 팩, 의료 가운 등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3일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7만5586명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3만여명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확진자 109만5000여명의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곧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406명으로 집계됐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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