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20-03-06 |
[리뷰] 타임머신 퓨처리즘, 2020 F/W 루이비통 컬렉션
파리패션위크의 마지막을 장식한 2020 F/W 루이비통 컬렉션은 패티코트, 볼레로 등이 로봇 공학적인 파카와 파라슈트 팬츠 등이 짝을 이루는 과거와 미래가 만난 다양한 시간의 충돌이었다.
루이비통은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우울한 복병에도 불구하고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빅 쇼를 통해 파리 패션위크의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는 전통을 이어갔다. 루브르 박물관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문을 닫았지만 런웨이 행사를 위해 특별히 문을 열었다.
이번 시즌 루이 비통은 쇼 프로듀서 에스 데블린의 탁월한 안목과 기념비적인 세트 덕분에 이번 시즌 파리 패션위크 최고의 런웨이 쇼를 선보였다. 거대한 커튼이 갑자기 위로 올라가자 살아있는 거대한 프레스코처럼 여섯 줄로 서 있는 약 5세기에 걸친 다양한 역사적인 복장을 입은 200명의 오페라 가수들이 등장했다.
오페라 가수들이 입은 200벌의 의상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와 배린 린든을 작업한 이탈리아의 출신 코스튬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가 제공한 것이다.
패션쇼를 앞두고 니콜라스 제스키에르의 부탁을 받은 그녀는 15세기부터 1950년대까지의 역사적인 의복을 만들어 기념비적인 배경을 만들었다.
색다른 무대 배경에 대해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나는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 그룹을 원했다. 또 그들이 바라보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상호 작용이 너무 좋다. 이번 시즌 배경은 이 세 가지 비전이 한데 뒤섞여 있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전통 코스튬 복장의 대규모 합창단이 웅장한 바로크와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자, 기발한 역사주의와 아방가르드한 모더니즘 복장을 한 모델들이 파카와 조끼 등 스포티한 요소의 실용적인 옷을 입고 런웨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스패니시한 러플 스커트는 합성 소재의 스키 재킷, 매트한 특수 가죽의 블루종과 만나 짝을 이루었고, 실버 또는 장식용 금속 단추의 블랙 에나멜 가죽 부츠와 함께 선보였다.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쇼 노트를 통해 "시간은 유행에 있어 원초적인 것이다. 나는 우리가 과거를 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고 싶었다. 이 모든 과거들은 역사적인 코스튬을 입은 개성적인 태도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매니시한 핀스트라이프 시가렛 팬츠, 포켓이 달린 새빌로 로커 재킷 등은 모두 우주 시대 테크닉과 결합해 실버 자카드를 섞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젠더적인 측면에서는 애매모호하게 섞어 젠더-뉴트럴을 연출했다,
새로운 올-화이트의 LV 아치라이트, 정교한 골드 보석함, LV-로고가 새겨진 방한 부츠, 커머셜한 액세서리 등이 다수 선보여졌으며 특히 방한 부츠는 파라슈트 팬츠와 짝을 이루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커다란 주름 장식이 달린 페티코트 같은 스커트와 드레스를 끼워 넣은 룩들이 대거 선보여졌으며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미래적이었다.
모든 패션은 과거를 탐구해 새롭게 태어나지만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일반적인 패션보다 과거에 대해 더 집중해서 연구했다. 그는 지난 2018년 봄 시즌에도 그는 18세기의 프록 코트와 컨템포러리 시대의 하이-테크 운동화를 충돌시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진 = 루이비통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제스키에르
루이비통의 이번 2020 F/W 컬렉션은 다양한 시간의 충돌이었다. 보석으로 뒤덮인 볼레로는 파라슈트 팬츠와 만났고, 부풀어 오른 페티코트는 로봇 공학에서 따온 것 같은 탑과 짝을 이루었다.
부르주아적인 테일러링은 스포츠 저지 위에서 레이어드되었다. 특히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레이싱 카 드라이빙, 모토크로스, 우주 여행 등 거리와 속도의 시각적 코드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디자이너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오랫동안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상 과학적인 투시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아왔다. 그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가 안전하기를 바란다. 이 세상은 좀 더 평온해질 수 있다.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구촌에 지금 당장 필요한 희망이기도 하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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