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20-03-02 |
[리뷰] 파리지엔 시크, 2020 F/W 셀린느 컬렉션
에디 슬리만이 선보인 2020 F/W 셀린느 컬렉션은 70년대 부르조아 풍의 우아하지만 시크한 파리지엔 룩으로 대중친화적인 피스들이 중심을 이뤘다.
2020 F/W 셀린느 컬렉션은 70년대 부르조아 풍의 우아하지만 시크한 파리지엔 룩으로 일반 여성들이 출근하면서 입을 수 있는 대중친화적인 피스들이 중심을 이뤘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열린 셀린느 컬렉션은 지난 1월에 남성복 파리패션위크에서 남성복 단독 패션쇼를 취소해 이번 파리패션위크에서 남성복과 여성복을 동시에 선보였다.
실크 나비 리본, 큐롯, 가볍고 두툼한 미니 조끼 등을 절묘하게 조합한 프렌치 스타일링이 눈길을 끌었으며 브라운 스웨이드 스커트, 스마트한 네이비 블레이저와 코트, 페이즐리 프린트의 페전트 드레스, 벨벳 쇼츠 슈트, 플레어 팬츠, 로퍼와 부츠 등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름 장식의 러플 양가죽 바이커 재킷과 기발한 테일러링의 주름 재킷, 로커 레딩고트를 조합한 스타일은 단연 압권이었다.
한마디로 건방진 생제르망의 마드모아젤과 명량 쾌활한 런던 로커 그리고 쓸쓸한 캘리포니아인이 절묘하게 조합된 새로운 시대의 레이디 셀린느 룩이었다.
더플 코트는 올 가을 록스타들의 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플리츠 큐롯, 하이-힐 부츠, 요크셔 체크 망토,반짝이는 실크 드레스, 금빛 플리세 드레스, 장식용 칵테일 드레스 등은 엄청난 박수 세례와 함성을 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컬렉션은 좋았지만 마른 모델을 계속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의문이었다.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은 지난 2000년 존 갈리아노가 디올 여성복을 지휘할 당시 디올 남성에 합류해 '크리스찬 디올 무슈("Christian Dior monsieur)를 '디올 옴므'로 바꾸고 스키니하고 매력적인 남성복 테일러링을 재구성해 슈퍼 스키니 팬츠 열풍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2012년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에는 오리지널 '이브 생 로랑 파리' 로고명에서 '이브'를 뺀 '생 로랑 파리'로 전격 리뉴얼하며 명성을 발휘해왔다.
피비 필로가 퇴임하고 지난 2018년 1월부터 셀린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에디 슬리만은 디올 옴므와 생 로랑 시절의 스키니한 실루엣을 셀린느에서도 주입시키고 있다. 90년대에 스키니한 실루엣은 '헤로인 시크'로 불렸지만 지금은 구시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디 슬리만은 디올 옴므와 생 로랑 시절 항상 아주 슬림한 모델에 집착했다. 오늘날 패션과 정치 환경에서 다양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디 슬리만은 주로 백인 모델 위주로 캐스팅하고 지난 몇년에 걸처 유색인종 모델은 소수만 캐스팅했다. 이번 셀린느 패션쇼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다.
한편 LVMH 그룹 소유의 브랜드들은 베르나르 아놀트 회장의 패션쇼 관람 여부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때문인지 베르나르 아놀트 회장은 이번에 불참했지만 외동딸 베르나르 델핀이 참석해 에디 슬리만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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