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20-01-06 |
[리뷰] 70년대 뉴트로, 2020 F/W 웨일즈 보너 컬렉션
21세기의 남성복 드레싱은 그 어느 때보다 캐주얼해졌지만 테일러링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다. 웨일즈 보너의 2020 가을/겨울 컬렉션은 70년대 복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의 전형이었다.
2020 가을/겨울 런던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는 4명의 영국 여성 중 한 사람인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는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기발한 테일러링에 의한 참신한 레게풍 변주로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런웨이에서 캐주얼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선보였지만, 대부분 헤리티지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뉴트로가 대세임을 증명했다.
웨일즈 보너의 2020 가을/겨울 런웨이에서 선보인 '헤리티지'는 도시적이면서도 다문화적인 스타일을 암시하고 있었다. 디자이너는 1970년대 런던 지하의 하우스 파티에서 생겨난 영국의 아프로-카리브해 음악인 러버스 록(레게의 기본적인 리듬이나 악기 구성에 R&B 요소를 더한 팝 장르의 하나)에서 이번 시즌 영감을 받았다. 비록 70년대 과거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런웨이는 현대적인 느낌이 가미되어 쿨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녀는 테마에 대해 " 러버스 록은 이 나라의 2세대 자메이카 사람들에 의해 창조되었는데, 그들 자신의 레게와 영혼의 달콘한 혼합이었다. 그것은 아버지 쪽 가족에 대한 반영이었다. 나의 할아버지는 1950년대에 자메이카에서 영국으로 이민 왔다. 아버지는 루이셤 로드에서 일했다. 존 고토가 70년대 루이셤 유스 클럽의 10대들을 찍은 다큐 멘타리 사진을 발견한 것이 작업의 출발 점이었다."고 말했다.
패션계가 웨일즈 보너의 이번 시즌 런웨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룩을 충실히 재현하기보다는 디자이너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즐기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거대한 창문의 체크무늬 테일러링, 대비되는 라펠과 포켓이 달린 트위드 슈트, 사이드스트라이프 팬츠와 레트로 트레이너 슈즈로 매치된 시얼링의 오버사이즈와 업데이트된 라이더 재킷 등이 좋은 예였다.
또한 핵심적인 아이템으로는 고급 가죽으로 만든 블루종-바이커 재킷, 니트 베스트를 안으로 집어 넣은 페이퍼-백-웨이스트 팬츠, 특히 70년대 컬렉션에 자주 등장했던 롤넥 스웨터 위에 걸친 업데이트한 동키 재킷 등이 돋보였다.
자메이카 레드, 그린, 골드 컬러웨이를 이지한 뉴트럴과 다양한 블루를 지원하는 컬러 스토리로 사용된 것도 독특했다. 이는 70년대의 문화적 경계를 넘나드는 컬러 스토리로, 컬러에 집착하는 2020 가을/겨울 시즌에 영향을 미쳤다.
웨일즈 보너가 컬렉션에 영감을 준 것 중 하나로 언급한 루이셤에 살고 있는 2세대 아프로- 카리브해와 청년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패션 쇼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틋하게 기억할 수 있는 복고풍이었다. 70년대 당시 16세 이상의 학생들의 절반이 그런 식으로 옷을 입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학생들은 지금은 베이비붐 세대로 60대가 넘었기 때문에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가 디자인한 옷을 구매할 것 같지 않다.
이번에 웨일즈 보너가 선보인 것은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것이다. 디자이너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는 본인이 밀레니얼 세대기 때문에 그녀와 같은 세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통찰력은 그녀가 자신감 있는 컬렉션을 선보이는 데 도움을 주었고 그녀가 자신감 넘치는 남성복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보그 미국판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가장 흥미진진한 젊은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인정한 그녀는 BFC/보그 패션 펀드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또한 문화계의 할리우드 스타와 왕족 등 거물급 인플루언서들이 정기적으로 그녀의 옷을 입고 행사장에 나타나 인지도면에서는 이미 글로벌 파워를 가지고 있다. 29세의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만드는 남성복에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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