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뉴스 | 2019-10-20 |
유니클로, 논란의 '위안부 모독' 광고 결국 송출 중단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 폄하 논란 광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 커지자 결국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새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니클로는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면서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월요일부터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니클로 공식 유투브 계정에도 해당 광고가 삭제된 상태다.
앞서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새로운 TV광고인 ‘유니클로 후리스:러브 앤 후리스’편을 국내에 방영하기 시작했다.
15초 분량의 광고는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98세의 실제 패션 콜렉터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과 13세의 패션 디자이너 ‘케리스 로저스(Kheris Rogers)’가 모델로 등장,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대화에서 소녀는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답한다.
논란이 된 부분은 논란이 되는 부분은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말한 부분이다. 이 광고는 금세 공분을 일으켰다
광고 자막이 미국에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 일본에선 "옛날 일은 잊었다(昔のことは, 忘れたわ)"라는 자막이 쓰였는데, 한국어 버전 광고에서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자막이 게시됐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영상 속에서 언급된 80년 전인 1939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 강점기 시기로, 일본 강제징용과 우리나라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구만 700만 명에 이른다.
논란이 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다시 비난 여론이 형성됐고, 불매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파만파 퍼졌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글 자막에만 ‘80년’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광고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라며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8일 위안부 비하 광고 중단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며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유니클로는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글로벌 광고"라고 설명했다.
또 유니클로는 '80년'이란 표현도 둘의 나이 차이를 고려한 자막일 뿐, 국가나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소비자에게 더 쉽게 의미가 전달되도록 한 표현의 일부라고 설명하며 광고 송출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점점 더 확산되고 관련 패러디 영상 등장, 유니클로 불매운동 1인 시위가 곳곳에서 재개될 움직임이 보이는 등 사태의 심각성으로 광고 송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전남대 사학과 윤동현씨가 19일 유튜브에 올린 유티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
한편 유니클로 광고 논란에 19일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유니클로와 일본 정부를 패러디로 비판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씨(25)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한 양 할머니는 "제 나이 때 얼마나 힘드셨냐"는 질문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고 답해 일제 강점기의 고통을 상기한 뒤 유니클로의 광고 행태를 꼬집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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